요즈음 법정 드라마가 끊이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줄거리는 거대 악에 대항하여 정의를 세우는 멋진 변호사 이야기이다. 드라마에서 판사와 검사는 불의에 동조하고 타협하는 악인으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다. 가뜩이나 재판을 가지고 거래를 하였다는 비판이 쇄도하고 그 재판으로 패소한 분들은 사법부를 거세게 비난하면서 재심 등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러한 드라마들이 마치 사실인 양 사법부 불신을 부채질할까 걱정도 된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판사들은 법과 양심에 따라 소신껏 재판하고 있음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들은 소명의식을 갖고 판사가 된 최고의 엘리트이기에 누구보다도 자존심과 자긍심이 강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드라마의 힘은 대단하다. 나 또한 공학박사가 되려던 꿈을 1972년 방영된 수사반장을 보고 판사로 바꾸었듯이 드라마를 본 많은 젊은이들은 이러한 멋진 변호사를 꿈꾸며 법조인의 길에 들어서려 할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녹록지 않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다가올수록 변호사라는 직업은 떠오르는 직업이 아니라 점차 저물어가는 직업이 될 것임은 틀림없다.

통계에 의하면, 2005년, 2010년, 2015년에 있어, 전체 변호사 수는 7693명, 1만1802명, 2만531명으로 10년간 2.6배 증가한 반면에 전체 인구수는 4818만여명, 4955만여명, 5101만여명으로 10년간 1.05배 증가하였음에 그치고 있다. 변호사 1인당 인구수는 6262명, 4198명, 2484명으로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그만큼 변호사업계는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부익부빈익빈의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다. 나는 변호사업계를 병원과 자주 비교하곤 한다. 가정의, 일반 개업의, 특정분야 전문병원, 종합병원 등을 변호사 업계와 비교하면 될 것이다. 다래는 특정분야 전문병원에, 대형 로펌들은 종합병원에 해당할 것이다. 요즈음 의료보험 혜택이 광범위하게 적용되면서 환자들은 종합병원을 이용하려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변호사업계에도 마찬가지이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개인이나 기업들은 문턱이 낮아진 대형로펌을 선호하는 경향이 더욱 커질 것이다.

통계청의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 실업률은 10.5%로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말 요즈음 청년들은 어려운 취업 여건 때문에 가엽기까지 하다. 이러한 현상은 로스쿨을 졸업하는 새내기 법조인에게도 마찬가지이다. 합격률이 50%도 채 안되는 변호사시험을 합격하여야 하고, 6개월간 수습할 곳을 찾아야 하며, 어디서 근무할 것인가도 알아보아야 한다. 치열한 경쟁의 연속이다. 정년이 없는 자격증을 보유하고, 좀 더 자유로운 일상을 향유하고파 들여놓은 발걸음은 한발 떼기조차 버겁기만 하다. 이 난국을 타개할 해결책은 무엇일까. 카이스트 신성철 총장님의 말씀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개인의 성공요건으로서 첫째 비전(Vision), 꿈을 가져야한다. 나는 어떤 분야의 전문변호사가 될 것인가. 내게 필요한 소양과 덕목은 무엇인가에 대한 뚜렷한 방향 설정을 하고, 둘째 혁신(Innovation), 그 꿈에 맞는 자기개발에 최선을 다하고 끊임없이 공부하고 노력하며, 셋째 열정(Passion), 내 일처럼 열정을 가지고 직무를 수행함으로써 의사로 말하면 전문의가 되었을 때 경쟁력과 자신감을 갖춘 멋진 변호사가 될 것이다. 이 셋의 영문 첫자를 딴 VIP 변호사가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화이팅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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