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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제처장의 편지]국민을 위한 법령해석
김외숙 법제처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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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6호] 승인 2018.02.12  16:5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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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제처는 대한민국의 법령을 총괄하는 전문기관이다. 법령이 제대로 만들어지도록 심사하고, 법령을 해석하고, 불합리한 법령을 정비하고, 제·개정된 법령은 국민이 잘 알 수 있게 전달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최근 들어 법령해석의 중요성이 주목을 받고 있는데 적극적인 해석으로 국민의 권익구제를 강화하고 행정의 적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할 때 바람직한 현상이라 하겠다. 아래에서는 최근의 몇 가지 해석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수산업법’에서는 어업허가를 받은 자로부터 어선 등을 임차한 임차인이 그 어업허가를 받은 자의 지위를 승계하고, 그 어업허가를 받은 자의 지위는 효력을 잃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임대차 계약기간이 끝나면 종전에 어업허가를 받은 자는 더 이상 어업활동을 하지 못할까? 연안어업의 경우 허가 정수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새로 허가를 신청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어 어업인의 생계와 직결되는 문제다. 문언을 좁게 해석하면 어업허가를 받은 자의 지위는 임대차 계약으로 그 효력을 잃었으므로 어업활동을 할 수 없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해당 제도는 어선 등을 임차할 때마다 어업인들이 새로운 어업허가를 받아야 하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므로 임대차 계약의 종료로 어선 등의 사용권을 회복하는 경우도 임대인이 다시 어업활동을 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만약 법령의 문언 자체에만 얽매여 어업활동을 더 이상 할 수 없다고 했다면 어업허가를 받은 그 국민의 상실감과 법을 바라보는 감정이 어떠했을까?

지방의회의원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운영비 등을 보조받는 사회복지시설의 운영위원회 위원이 될 수 있을까?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지방의회의원은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관련된 시설의 관리인이 될 수 없는데, 사회복지시설의 운영위원회 위원은 그 시설의 운영에 실질적으로 관여하므로 사회복지시설의 관리에 책임을 지는 지위라고 보았다. 지방의회의원이 운영위원회 위원이 되면 해당 시설에 대한 보조금 교부등과 관련한 실질적인 이해당사자가 되어 지방의회의원으로서 직무를 공정하게 수행하는데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하였다. 이 해석 이후 많은 지방의회의원이 자진해서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보조금을 받는 사회복지시설의 운영위원회 위원을 사퇴하고 있다고 한다.

법령을 해석하는 과정은 법령에 사용된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에 충실하면서도 그 입법취지와 목적, 제·개정의 연혁, 법질서 전체와의 조화, 다른 법령과의 관계 등을 고려하는 체계적·논리적 방법을 통해 구체적 타당성을 도출해내는 일이다. 그런 만큼 쉽지 않으면서 의미 있는 작업인 것이다.

법령해석을 통해 어선 등의 임대차계약이 종료되어도 다시 어업활동을 할 수 있게 하고, 지방의회의원은 사회복지시설의 운영위원회 위원이 될 수 없게 함으로써 우리 국민들의 삶을 조금 더 편안하게, 우리 사회를 조금 더 투명하게 만들었기를 바란다. 앞으로도 법제처는 국민에게 신뢰받는 법해석으로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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