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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단상]법률도 다이어트가 필요하다
윤정식 변호사·국토교통위원회 입법조사관  |  roadra@na.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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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2호] 승인 2018.01.15  09:4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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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몇개의 법률이 있을 까? 1439개의 법률이 있다고 법제 처의 법령통계에는 나온다(2018년 1월 2일 기준). 여기에 유효기간이 지난 법률은 제외한다고 주가 달려 있는데, 한시법이 아닌 경우 폐지 절차를 밟지 않은 이상 현행법이므 로, 실제로 찾아보면 더 많은 현행 법을 찾을 수 있다.

이렇게 수많은 법률의 수많은 조 항 중에 행정부의 집행과 사법부의 판결에 정말 필요한 조항은 과연 얼마나 될까? 정확하게 이에 대한 통계는 존재하지 않지만, 개별 법률을 살펴볼 때, 절반을 넘기는 어렵지 않겠냐는 것이 내 사견이다.

현행 법률 중 대다수는 행정부 의 집행을 전제로 하는 행정 관련 법률이 차지하고 있고, 이에 대하 여 문제가 발생하거나 불복할 경우 사법부의 판단을 구하게 되는데, 사업에 대한 재정지원 근거, 인허가제도, 자격제도, 인증 등 규제, 행정처분, 위반 시 행정제재 등을 제외한 다른 조항들은 굳이 법률에 들어가지 않아도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국가는 OOO을 위하여 OOO 하여야 한다” “국가 및 지방자치단 체는 OOO를 지원할 수 있다(또는 추진할 수 있다)” 등은 타당하고 아름다운 문구들이지만, 법률에 없더라도 사업으로 추진할 수 있는 (또는 추진하여 온) 내용들이고, 오히려 이런 사항들이 법률에 많이 들어가게 되면 군살이 되어 버리는 경우가 많다.

행정부의 지침에 들어가면 충분하지만 막상 행정부는 별 효력이 없기 때문에 내규·지침에도 넣지 않을 것들이고, 그에 반해 국민에게 정말 중요한 내용, 그것 때문에 행정작용의 결과가 뒤바뀌는 인허가의 실질적인 요건이라던가 사업의 구체적인 적용대상이라던가 기한 같은 것들은 대부분 시행규칙, 내규, 고시, 지침에 있고, 그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내용은 법률만 보고는 결코 알 수 없다(물론 그래서 변호사가 먹고 사는 것일 수도 있다).

특히 최근에는 각종 기본법, 진흥법, 육성법 등의 형식으로 실체적으로 필요한 사항 몇 가지에 법의 일반조항들을 포함시켜 법률을 새로이 제정하는 일도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 같다.

또 무작정 형량이 상향되고 증가하고 있는 행정형벌들은 어떠한가? 과태료나 과징금 등 행정벌로 충분한 사항들을 행정부는 효율적인 집행이라는 명목 하에 더 강한 형벌 조항을 원하고, 행정벌이 있음에도 또 형벌 조항을 두려 하며, 그렇게 하나의 이상한 입법례가 만들어지면 그 입법례는 다른 입법에 선례로 다시 활용되는 기현상이 이어진다.

우리 몸무게의 12~15%가 뼈이고 근육은 45% 수준, 나머지가 살과 피 등이라고 한다. 물론 뼈나 근육만으로 사람이 구성될 수도 없고, 뼈, 근육, 살이 다 적정한 수준으로 있어야 이상적인 몸매가 된다고 할 것인데, 지금 우리 법체계는 근육이나 살로 들어가야 할 내용이 법률인 뼈로, 뼈가 되어야 할 중요한 내용이 물렁뼈나 살로 가는 것은 아닌가란 생각이 든다.

그래서 행정부에서 실제 집행한 조항, 사법부의 판결에 적용된 조항 등 법률조항의 적용빈도수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SCI 인용지수’처럼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래야 법률만을 위한 법률 조항, 수십년 동안 법원과 행정기관에 의해 한번도 적용되지 않은 조항 등을 정비할 수 있지 않을까?

새로운 해를 맞아 가장 많은 목표가 다이어트와 금연이라고 한다. 법률도 군살을 빼고 그게 힘들다면 더 찌지는 않도록 해서, 들어가야 할 부분은 들어가고 빠질 부분은 빠진, 그런 법률다운 법률로 가다듬어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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