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8일부터 13일까지 호주 시드니에서 세계 각국 5,000여명의 변호사가 참여한 가운데 개최된 제70회 IBA(International Bar Association, 세계변호사협회) 연차총회에 대한변호사협회 지원을 받아 참석하였다. 시드니 달링하버에 새로 건축된 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이번 총회에서는 200여개의 세션뿐만 아니라 다양한 파티와 네트워킹 리셉션이 열려 전 세계 변호사들의 축제라는 점을 실감할 수 있었다. 

 

최근 미국 지사에서 발생한 분쟁을 중재로 해결한 사례가 있는데다, 국내외 계약서에 대부분 중재조항이 포함된다는 점에서 국제중재에 관한 관심이 높았던 터라, 대한변호사협회의 2017 IBA 시드니 총회 청년변호사 등록비 지원 프로그램 안내 메일을 받고 주저 없이 신청하였다. 

 

세계 각국의 변호사들이 공통의 관심사를 논의하고 국가 간의 교류와 지역 간 교류방안을 협의하는 장에 참여할 수 있어 행복하고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특히 Martin Solc IBA 회장은 축사에서, 대규모 테러에 대응하여 압수수색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추진하는 프랑스를 언급하며, 법의 지배를 수호해야 하는 변호사들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함을 강조하였는데, “진정한 법의 지배”라는 과제는 모든 국가에 공통된 목표임을 깨닫게 되었다.

 

매일 동시에 진행되는 30여개의 세션 중 어느 세션을 선택할 것인지 고심을 거듭했던 것 역시 IBA 총회 참석자로서 누릴 수 있는 특권 중 하나였다. 특히 Dispute resolution showcase: culture clashes – systematic pitfalls in international dispute resolution 에서는 연사들이 Role playing을 통해 손을 내미는 같은 행동도 각 문화권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을 재치 있게 전달하였다. 사내변호사들만 참여할 수 있는 조찬모임인 Corporate counsel forum breakfast에서는 10년간 private practice에 종사하다 최근 In-house counsel로 직종을 변경한 Steve의 경험담을 들으며 나아갈 방향을 설정할 수 있었다. 특히 변호사들은 위험회피적 의사결정을 할 경우가 많은데, 향후에는 보다 적극적으로 위험감수적 의사결정에 개입하며 해당 분야의 전문가로 자리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하였다.

 

Tour of the Supreme Court 세션에서는 호주 법원을 견학하고 재판을 참관하였는데, 호주 사법부는 우리나라보다 전자소송이 보편화되었으며 법원의 외양이 일반 건물과 크게 구별되지 않아 일반인들도 부담 없이 법원에 드나드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한국인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Barrister로서 활약하고 있는 Victoria Cha 호주변호사 역시 호주 사법체계는 비교적 user-friendly하다며 덕분에 변호사들의 수임경쟁이 보다 치열해졌다고 전했다. Tour에서 만난 IPBA(Inter Pacific Bar Association, 환태평양변호사협회) 관계자들과 친분을 쌓고 내년 3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되는 총회에 참여할 기회를 얻게 된 것은 무엇보다 큰 수확이었다.

 

이번 연차총회 참여를 계기로 IBA 아시아 지역 사무소가 서울에 설치되어 운영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이와 맞물려 올해 총회에는 10여 명의 한국 변호사들이 다양한 분야의 세션에서 연사로서 활약하며 세계 무대에서 한국 법조계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대한변호사협회의 청년 변호사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각국의 변호사들을 만나 활동을 공유하고 국제무대 진출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총회 마지막 날, 내년 로마 총회가 365일밖에 남지 않았다며 너스레를 떠는 이탈리아의 Georgio와 2019년 서울 IBA 연차총회에서 만날 것을 기약하며 6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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