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의협 빛공해 주제로 공동 심포지엄 개최

빛공해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 법규 마련의 필요성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변협은 지난 11일 더플라자 22층에서 ‘빛공해, 생활리듬교란과 현대인의 건강’을 주제로 의협과 공동으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종구 의협 국민건강보호위원장은 개회사에서 “밤낮 구분이 없을 정도로 밝은 생활환경으로 인해 생기는 빛공해로 국민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면서 “빛공해 방지를 위한 법률정비가 필요해 이번 심포지엄을 주관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추무진 의협 회장은 “인공조명이 무분별하게 확산돼 별 관측에 어려움을 줄 뿐만 아니라 동식물 생태계 교란, 인체 생체리듬 교란 등 부정적인 영향도 끼치고 있다”면서 “심포지엄이 빛공해 방지정책이 실질적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공론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현 변협 협회장도 “미국과 독일, 이탈리아 공동 연구진이 발표한 세계 빛공해 지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주요 20개국 중 빛공해 지수가 2위인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각 지방자치단체에 접수된 빛공해 관련 민원이 연평균 3000여건에 달하는 등 문제가 심각하니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건강한 사회를 이룰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주제발표에서는 주로 빛공해가 인체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다뤘다. 이은일 고려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인공조명에 의한 빛공해는 유방암과 전립선암에도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국 국방 인공위성 데이터를 이용해 분류한 우리나라 지역별 빛공해 정도와 유방암 환자 거주 현황을 비교한 결과, 빛공해 정도가 심각한 지역에서는 다른지역에서보다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24.4% 높았다.

또 이은일 교수는 “장시간 빛공해에 노출되면 수명이 감소될 수 있다”면서 “밤에 희미한 빛에 노출되더라도 알츠하이머 초파리 모델에서 신경퇴행이 야기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헌정 고려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도 “빛공해에 의한 생체리듬 교란은 우울증, 분노조절장애, 조울증을 유발할 수 있다”면서 “밤에는 집을 어둡게 하고, 평소 집에는 황색등과 같은 간접조명을 이용해야 한다”고 전했다.

사답 라만 하버드의과대 연구교수는 “건강과 복지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빛 노출 패턴이 꼭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남기욱 변협 제1교육이사는 “빛공해에 대한 법적 규제는 민법 제217조로 가능하며 인공조명에 의한 빛공해 방지법도 제정됐음에도 불구하고, 불완전한 측면이 있다”면서 “빛방사허용기준을 구체화하고, 이를 위반하고 개선명령에 응하지 않으면 강력한 형사처벌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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