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는 부도의 위험은 없으나 몸이 감가상각된다고 한다. 로펌의 변호사로서 제일 안타까운 순간은 함께 일하는 젊은 변호사들이 과로로 건강이 악화되거나 아파할 때이다. 건강하려면 잘 먹고 몸을 많이 움직여야 하는데, 변호사들 중에는 사건기록에 파묻혀 식사를 거르거나, 하루 종일 운동을 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

건강관리는 모든 사람에게 중요하지만, 특히 신입 변호사들은 젊을 때부터 꾸준히 자기 자신에 맞는 운동 프로그램에 따라 몸 관리를 하는 것이 좋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건강관리에 신경을 쓴 사람과 그렇지 못 한 사람과는 업무에 있어서나 삶의 질에 있어서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차이가 생긴다.

내가 존경하고 사랑하는 후배변호사 중의 한분(그의 별명이 철인 28호이다)은 수시로 밤을 새워가며 일을 하여, 나는 항상 그에게 깊이 감사하면서도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하루는 상대방이 서면을 변론기일 전날 오후에 보내왔는데, 그 중에 반드시 반박하여야 할 부분이 있어 부득이 밤샘작업을 부탁하게 되었다. 그 때 뜻밖에도 “철인 28호도 힘들 때가 있습니다”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그와 함께한 10여 년 동안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말이었다. 그러나 그는 다음날 새벽에 어김없이 준비서면 초고를 내게 이메일로 보내왔다. 그의 실력과 신실함을 더욱 빛나게 하는 것이 그의 건강함이다.

운동의 중요성은 익히들 알고 있지만, 사람은 계기가 있기 전까지는 습관을 바꾸기가 어렵다. 내가 헬스PT를 받게 된 계기는 아들과 농구공으로 자유투 게임을 하다가 어깨에 무리가 온 일이었다. 나는 그 후 지금까지 10년 이상 계속 주 2~3회의 헬스PT레슨을 받아왔고, 수년 전부터는 골프레슨을 병행하고 있다. 이는 내가 그동안 내린 결정 중 가장 잘한 것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자세가 바로 잡히고 근육이 붙으면서 나는 삶의 활력을 되찾았고, 피로하지 않으며 밥맛이 좋고 일에 대한 집중력도 매우 좋아졌다. 골프 비거리도 40m이상 늘었다. 3년 전부터는 법인의 복지정책의 하나로 헬스클럽과 제휴를 맺어 변호사를 포함한 전 직원 중 희망자는 저렴한 가격으로 운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헬스와 골프를 굳이 레슨을 받을 필요가 있느냐는 분들을 위해 에커만이 전하는 괴테의 일화를 소개드린다. 하루는 부인들이 한 젊은 화가의 초상화를 보며, “감탄스러운 점은 이 사람은 모든 걸 독학으로 배웠다”고 칭찬하고 있었다. 이를 보고 괴테가 말했다. “보다시피 이 젊은이에게는 재능이 있어. 하지만 모든 걸 혼자서 배웠다는 건 칭찬할 일이 아니라, 오히려 비난해야 할 일이지. 훌륭한 대가 밑에서 기량을 닦아 일정한 수준에 도달하도록 해야 해.” 이 말은 예술뿐만 아니라, 헬스에도, 골프에도, 변호사업무에도, 인생에도 통하는 것이 아닐까? 내가 진정한 프로라고 할 수 있는 훌륭한 변호사님들을 모시고 변호사 업무를 시작부터 잘 배운 것과 같이, 골프도 처음부터 정식으로 레슨을 받았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아직 운동을 시작하지 않은 분이 있으면 시작하시기를 권하며, 이왕 운동을 하려면 기초부터 정식레슨을 받는 것이 좋다. 사람은 모름지기 선생으로부터 배워야한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에게 건강의 축복이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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