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우연히 ‘한끼줍쇼’라는 JTBC 예능 프로그램 재방송을 봤다. 이번 지역은 노량진이었고 특이하게도 일반 가정집이 아니라 고시원, 고시텔에서 공시생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는 내용이었다. 이번 방송에서는 20~30대 공시생들이 자신들의 꿈을 위해 수년간 공부하는 모습, 불합격에 좌절하기도 하지만 다시 도전하는 모습 등을 보여줬다. 이를 보고 있자니 8~9년 전 신림동에서 사법시험 2차 시험을 준비하던 내 모습이 떠오르는 건 당연했다.

참여정부 시절 도입된 로스쿨 제도. 이로 인해 사법시험은 올해를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내년부터는 오로지 로스쿨을 통해서만 법조인이 배출된다. 그런데 좋은 도입 취지와는 달리, 로스쿨에 대해 높은 등록금, 현대판 음서제와 같은 구 사법시험 체제에서는 없었던 문제가 제기되기도 하고, 과거 고시낭인이 변시낭인으로 이름만 바뀌어 나타나기도 한다. 논란의 당부는 별론으로 하고, 누구에게나 기회가 보장되고 공정했던 사법시험이 올해 50명의 합격자를 끝으로 폐지된다니 만감이 교차한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파격적인 인사(人事)가 화제가 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장에 윤석열 전 대전고검 검사를 임명한 것을 두고 특히 그렇다. 임명을 두고 말이 많지만, 개인적으로는 서울중앙지검장의 직급 변화에 주목한다. 서울중앙지검장은 참여 정부 시절인 2005년 지검장 중 유일하게 고검장급으로 승격되었다가, 문재인 정부에서 다시 지검장 직급으로 제자리를 찾았다. 정치적이고 민감한 사안일수록 서울중앙지검장이 임명권자의 눈치를 보게 된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참여정부에서 결정한 대로 사시는 폐지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그 결정은 영구불변한 것이 아니다. 서울중앙지검장 직급이 참여정부에서 고검장으로 승격되었다가 문재인 정부에서 다시 지검장으로 환원된 것처럼, 참여정부에서 폐지하기로 한 사법시험이 문재인 정부에서 다시 부활된다는 소식이 들려오기를, 누구나 법조인이 될 수 있도록 공평한 기회를 만들어 주시길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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