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킬박사와 하이드를 모르는 사람들은 드물 것이다. 일면에는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모습을 가지고, 또 다른 측면에서는 악행을 행하는 비인간적인 모습을 함께 갖춘 캐릭터. 뮤지컬로 이미 많은 이들에게 알려진 작품이지만 오늘은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이중인격의 대명사 ‘지킬 앤 하이드’를 뮤지컬 무대에 세우겠다는 야심한 도전을 시작한 사람은 뜻밖에도 역사와 철학을 전공하던 대학생 프랭크 와일드혼이었다.

그는 정식으로 작곡을 배운 적은 없지만 피아노를 배우고 밴드 활동을 하면서 독학으로 곡을 쓰기 시작했고, 다수의 팝 넘버를 작곡하며 점차 브로드웨이로 관심을 옮기면서 새로운 꿈을 키워나갔다.

대학 시절 그는 인간의 양면성을 음악으로 표현해내는 것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마음에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소설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를 선택했고, 연출가 스티브 쿠덴과 함께 작품의 틀을 잡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뮤지컬 작품이 브로드웨이에 입성하기까지 긴 시간 동안 검증과 수정, 보완의 과정을 거치기 마련이지만 ‘지킬 앤 하이드’는 첫 걸음을 뗀 순간부터 뉴욕 플리머스 시어터에 오르기까지 무려 17년이라는 긴 시간이 필요했다. 두 사람은 그 긴 시간동안 끊임없이 음악을 만들고 다듬고 고치며 마침내 명작을 완성해냈다.

그렇게 탄생한 명곡 ‘Once Upon a Dream’, ‘This is the Moment’, ‘Someone Like You’ 등 주옥같은 뮤지컬 넘버가 이 공연의 핵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국내 마니아들 사이에서 뮤지컬 빅4와 더불어 기다리는 해외뮤지컬 중 하나로 손꼽히는 이유 중 하나도 바로 이 빼어난 음악들이다.

방송에서, 광고에서, 결혼식장에서, 노래방에서 흔히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사람들의 생활속에 스며든 ‘지킬 앤 하이드’의 뮤지컬 넘버는 ‘지금 이 순간’을 넘어서 음악이 가진 영원한 힘을 실감하게 한다. 혹시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를 처음, 또는 다시 보게 된다면 스토리와 함께 17년의 시간이 만들어낸 음악의 힘을 온전히 느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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