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장 선거가 직선제로 치러지기 전, 협회장 선거는 서울회 출신 회장 후보자간의 각축장이었다. 이때의 이야깃거리는 무엇이었을까? 하나는 서울회 회장을 하신 분과 서울회 회장 경력이 없는 분의 대결이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진보와 보수의 기치를 내건 사람사이의 대결이라는 것이다.

우선 서울회 회장을 거친 분과 서울회 회장을 하지 않고 대한변협 협회장 선거에 도전장을 내민 분의 대결을 살펴보자.

사실 서울회 회장 출신이 대한변협 협회장이 된 경우가 압도적이다. 서울회 회장을 거치지 않고 협회장의 자리를 쟁취한 분은 드물다. 최근의 두 행운아는 김평우(제45대), 신영무(제46대) 협회장이다.

김평우 협회장에게 고배를 마신 사람은 이준범 서울회 회장(제88대)이다. 김평우 협회장은 판사 출신으로 대한변협 사무총장, 세계한인변호사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소설가 김동리씨의 아들로 더 유명하다.

두 번째 행운아는 신영무 협회장이다. 신영무 협회장에게 고배를 마신 사람은 지금 협회장인 하창우 서울회 회장(제89대)이다. 신영무 협회장은 판사 출신으로 대형로펌인 세종의 설립자다. 보통 대형로펌 출신이 협회장 선거에서는 고배를 마신 적이 많은데 그는 막강한 대세였던 하창우 변호사를 상대로 막판 뒤집기의 역전승을 거두었다.

지난 협회장 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변호사 중 하창우 변호사는 제48대 협회장이 되었고, 이번 협회장 선거에 재도전한 김현 변호사는 제49대 협회장이 되었다. 재밌는 기록이다.

김평우 협회장 이전에는 계속 서울회 회장 출신이 협회장이 되다가 다시 서울회 회장이 아닌 사람이 협회장이 된 것은 제20대 배정현(1971년)·제25대 배영호(1976년)·제31대 김택현 (1982년)·제36대 김홍수(1991년)·제38대 김선(1995년) 협회장이다. 나머지 분들은 모두 서울회 회장 출신이다.

이렇듯 서울회 회장 출신과 아닌 사람들의 경쟁도 재미난 관전 포인트였지만, 그래도 역시 전통적인 협회장 선거의 이슈는 보수와 진보의 대결이다. 그 이야기는 다음호에서 계속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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