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 청변카페
[청변카페]시간을 달리는 변호사
양희철 변호사·사시 52회  |  justiceyang79@gmail.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622호] 승인 2017.01.09  10:49:23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주위 변호사들을 살펴보면 보통 시간에 쫓기며 사는 것으로 보인다. 대다수 의뢰인들은 자신의 사건이 자신이 선임한 변호사에게 항상 최우선 순위이기를 바라고, 요즘 같이 법률시장에서 경쟁이 심해진 상황에서는 더욱 빠르면서도 완성도 높은 서면과 법률자문을 기대하기 때문일 것이다.

반면, 업무에 필요한 시간은 일정한 상태에서 의뢰인 뿐 아니라 함께 업무를 수행하는 동료 변호사들까지 마음에 들도록 깔끔하게 업무를 처리하는 것은 여간해서는 쉬운 일이 아니다. 결국 이런 경우 다른 시간을 줄여서 업무를 끝내려고 하다보면, 그 다른 시간이 주로 수면시간이 되곤 하는데 가끔 내 생명의 일부를 판결 결과와 바꾸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 때도 있다.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애니메이션 ‘시간을 달리는 소녀’에서 주인공 마코토는 타임리프라는 시공간을 도약해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초능력을 가진 것으로 나온다. 아마 시험을 치러본 사람 대부분은 자신에게 딱 한 달만, 딱 일주일만, 그도 아니면 딱 하루만 더 시간이 있었으면 하는 간절함을 느껴본 적이 있으리라. 마코토는 그런 꿈을 실제로 이룬 횡재를 한 것이다.

만일 변호사인 내게도 타임리프 능력이 생긴다면 무엇을 할까 엉뚱한 상상을 하다가 재판 결과를 알게 된다면 그 결론을 바꾸기 위해 다른 주장과 증거를 찾아 제출할 수 있을까 하는데 생각이 미치게 된다. 그러자 막상 법조인인 우리가 확정하는 법정에서의 ‘사실’이라는 것이 과연 ‘진실’인가 하는 회의도 들었다. 재판 과정에서 알지 못하고, 제출하지 못했던 주장과 증거를 과거로 돌아가 찾아온다면 흥미진진할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지금까지 했던 것은 뭐라 할지, 그런 행위는 진정 신의 영역으로 남겨두어야 하는 것이 아닌지 하는 생각마저 들게 된다.

기업 자문의 경우는 특히 답변시간이 촉박한 때가 많다. 물론 급변하는 사업 환경 속에서 의뢰인들의 마음이 급한 것도 이해는 가지만 꿈나라 열차를 타고 있는 새벽 3시에 받은 이메일을 오전 10시까지 답변해 줄 수 있는 변호사는 많지 않다는 점을 의뢰인들도 이해해주는 날이 오길 빈다. 아니면 타임리프용 호두라도 주문해주시길.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인기기사
1
또 헌법 무시 ‘개악’ 세무사법안 반대
2
[기자의 시선]펭수가 말합니다
3
[인터뷰]한의사, 사업가에서 법률전문가로, 의료정책 변화와 회원 권익 보장을 꾀하다!
4
[사설]전면적인 세무대리 부정하는 세무사법 개정 시도 규탄한다
5
“반인권적 북한 주민 강제북송 … 정치 논리보다 인권 우선해야”
Copyright © 2019 대한변협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news.koreanbar.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