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 청년변호사 고충 해결 위해 설문조사 실시
사건 수임 고충 원인으로 ‘변호사 수 증가’ 꼽아
“교육기회 증대 및 청년변호사 지원책 확대할 것”

대다수 청년변호사는 사건 수임 고충 원인을 ‘변호사 수 증가’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하창우)는 청년변호사들이 겪는 여러 고충을 살펴보고,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7일까지 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설문조사에는 변호사 762명이 참여했으며, 이들 중 개업한지 만 3년 이하의 변호사가 52%, 만 3년 이상에서 만 5년 미만 변호사가 24.1%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설문조사는 ▲사건수임 및 취업 ▲사건진행 ▲사무실 운영 ▲인간관계 ▲자기개발 등에 관한 질문으로 이뤄졌다.

먼저 사건수임 및 취업과 관련한 고충으로 청년변호사들은 일자리 부족(411건, 53.9%), 사건수임 능력 부족(400건, 52.5%), 사건 부족(381건, 50%) 등을 꼽았다(복수선택 가능).

원인으로는 변호사 수 증가가 75.3%(573건)로 가장 많이 꼽혔고, 뒤이어 무료법률상담 만연화로 법률서비스에 대한 비용지출이 인색한 사회분위기(381건, 50.1%), 인접직역 자격사 다수 활동(369건, 48.5%) 순으로 나타났다.

사건진행에 있어서는 의뢰인을 대하는 기술 부족(372건, 51%)을 제일 큰 고충으로 느끼고 있다고 응답했다.

증인 신문 등 재판절차 진행을 위한 요령 부족이 41.8%(305건), 의뢰인 상담 기술 부족 29.5%(215건), 재판절차 이해에 대한 부족이 25.6%(187건)로 나타나 청년변호사들이 이제 사회에 갓 입성한 만큼 경험 부족에 기인한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사무실 운영과 관련해서는 세금문제 등 사무실 운영에 필요한 지식 및 정보 부족(503건, 67.8%), 직원 관리를 위한 정보 및 경험 부족(329건, 44.3%), 의뢰인의 부당한 대우나 요구(299건, 40.3%) 등을 고충으로 꼽았다. 변호사들은 “협회에서 사무실 경영에 필요한 매뉴얼을 개발해 배포하거나, 경영에 대한 교육을 마련해줬으면 한다”고 입을 모았다.

청년변호사들은 위와 같은 고충의 원인 중 하나로 선배 변호사의 지도 부족을 꼽는 등 선후배 법조인간 교류가 부족하다는 점에 다수 동의하기도 했다.

이외에 인간관계 형성과 관련해 겪는 고충의 원인으로 다양한 인간관계를 형성할 기회 부족(427건, 57.5%), 시간 부족(412건, 55.5%), 변호사라는 직업이 주는 사회적 고정관념(183건, 24.6%) 등을 꼽았다.

자기개발에 있어서는 변호사 대부분이 시간과 비용이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변호사 수 감축 등 구조적 변화 필요”

요즘 한국의 젊은이들을 N포세대라고 한다. 이같이 힘든 현실은 청년변호사들에게도 마찬가지다.

로스쿨 제도 도입으로 매년 2000명 가량의 변호사가 쏟아져 나오면서, 서울지역 변호사 1명의 한달 평균 사건 수임 수는 2011년 2.83건에서 2016년 1.69건으로 급감했다.

A변호사는 “사무실 운영비로만 몇백만원씩 지출되는데 어쩌다 상담하는 의뢰인들은 변호사 선임료가 비싸다고만 한다”며 “제살 깎기로 연명하는 것도 한계에 다다랐다”고 토로했다. 이어 “현실이 어려우니 그간 노력에 대한 회의감이 들 뿐만 아니라 변호사로서의 자긍심마저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설문조사를 통해 현실적인 의견도 제시됐다. B변호사는 “전문성을 기르기 위한 연수 프로그램 대부분이 서울에서 이뤄지고 있어 지방에 있는 변호사는 사실상 연수기회가 많지 않다”며 “온라인 연수를 확대하고, 연수비용 또한 현재 변호사들의 어려움을 감안해 할인하거나 무료 수강강좌를 대폭 확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변호사 대다수는 변호사 수 감축 등 구조적 변화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C변호사는 “변호사 수의 폭발적 증가가 근본적 원인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에 취업기회 감소, 그에 따른 수입, 여유마저 감소해 여러 교육 및 다양한 경험에 노출되지 못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변협은 변호사 배출 수 감축 주장 등 근본적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뿐만 아니라 취업난에 힘든 청년변호사에게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 마련에 힘쓰고 있다.

변협은 청년변호사들의 구직활동을 돕기 위해 지난 2012년부터 취업정보센터(career .koreanbar.or.kr)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현재 취업정보센터에 등록된 채용공고는 6600여건에 이르고, 하루에 2만명 이상이 방문하고 있다.

또 지식재산연수원, 통일과 법률 아카데미 등 전문변호사 양성을 위한 강의 마련에도 힘쓰고 있으며, 해외진출 아카데미를 운영해 청년변호사들의 일자리 창출에 나서고 있다.

지난 8월에는 대법원과의 회의를 통하여, 청년변호사를 대상으로 한 개인회생절차 전반에 관한 교육과정을 개설해 청년변호사의 취업난 해결에 적극 나서기로 합의했다.

하창우 협회장은 “일본은 중소기업과 변호사 연결 서비스 시행, 무변촌 개업변호사를 대상으로 한 경제적 지원 등으로 해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변협은 변호사 등록부터 법률사무소 운영 등 실질적 도움이 될 ‘변호사 실무제요’ 발간을 준비 중”이라면서 “교육기회 증대 및 교육프로그램 마련 등 청년변호사 지원책 확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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