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4다11888 판결

1. 사안개요

(1) 피고 병(이하 ‘병’)은 1999년 8월 행담도 해양복합관광 휴게시설 개발사업을 위해 설립된 법인이고, 원고 갑(이하 ‘갑’)과 원고 을(이하 ‘을’)은 병의 이사로 재직하였던 자이다.

(2) 병의 대표이사 A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죄 등으로 기소되었고, 2008년 4월 상고 기각으로 형(징역 4년)이 확정되었으며, 그 무렵 대표이사에서 사임하여, B가 2008년 4월 대표이사로 선임되었다.

(3) B는 이사회를 개최해 ‘A에게 10억원의 퇴직위로금을 지급’하는 안건의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기로 결의하고, 주식 10%를 보유한 한국도로공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A의 영향력이 미치는) 주식 90%를 보유한 네덜란드 법인의 찬성으로 주주총회에서 안건이 가결되도록 하였고, 그 직후 ‘임원퇴직금 지급규정 제정’ 안건도 가결되도록 하였다.

(4) 임원퇴직금 지급규정은 퇴직금 지급률을 인상하여 소급 적용하는 것이었고, 규정 제정 후 갑은 2010년 9월 병(당시 대표이사 B)과, 을은 2010년 10월 병(당시 대표이사 갑)과 각 급여 인상을 내용으로 하는 새로운 연봉계약을 체결하였다.

(5) 병은 자금이 없어 휴게소 임대 외에는 사업을 중단한 상태였고, 누적결손금은 75억원에 이르렀다. 그리고 위 네덜란드 회사가 보유한 병의 주식은 그에 설정된 질권이 2010년 10월 실행되어 지배주주가 변경됨으로써 이사진 교체가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6) 갑과 을은 “회사는 새로운 연봉계약에 따른 미지급 급여, 규정에 따른 퇴직금 등을 지급하라”는 취지로 소를 제기하였다.

 

2. 원심판결의 요지

원심은 “갑, 을의 새로운 연봉계약은 배임행위임과 아울러 갑의 대표권 남용행위로서 무효”이고, “임원퇴직금 지급규정을 이사회 결의안대로 제정하기로 결의를 이끌어낸 행위는 충실의무에 위반한 배임행위로서 위법하다”라고 판단하였다.

 

3. 대상판결의 요지

(1) 상법이 정관 또는 주주총회의 결의로 이사의 보수를 정하도록 한 것은 이사들의 고용계약과 관련하여 사익 도모의 폐해를 방지함으로써 회사와 주주 및 회사채권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므로, 비록 보수와 직무의 상관관계가 상법에 명시되어 있지 않더라도 이사가 회사에 대하여 제공하는 직무와 지급받는 보수 사이에는 합리적 비례관계가 유지되어야 하며, 회사의 채무 상황이나 영업실적에 비추어 합리적인 수준을 벗어나서 현저히 균형성을 잃을 정도로 과다하여서는 아니 된다.

(2) 따라서 회사에 대한 경영권 상실 등으로 퇴직을 앞둔 이사가 회사에서 최대한 많은 보수를 받기 위하여 그에 동조하는 다른 이사와 함께 이사의 직무내용, 회사의 재무상황이나 영업실적 등에 비추어 지나치게 과다하여 합리적 수준을 현저히 벗어나는 보수 지급 기준을 마련하고 지위를 이용하여 주주총회에 영향력을 행사함으로써 소수주주의 반대에 불구하고 이에 관한 주주총회결의가 성립되도록 하였다면, 이는 회사를 위하여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하여야 하는 상법 제382조의3에서 정한 의무를 위반하여 회사재산의 부당한 유출을 야기함으로써 회사와 주주의 이익을 침해하는 것으로 회사에 대한 배임행위에 해당하므로, 주주총회결의를 거쳤다 하더라도 그러한 위법행위가 유효하다 할 수는 없다.

 

4. 대상판결의 의미

상법 제388조는 이사 보수의 결정절차만 정하고 있을 뿐, 보수의 적정성에 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그런데 주주총회는 이사 보수의 총액만 승인하고 있어 사실상 이사회가 보수를 결정하고 있는바, ‘경영진의 보수를 스스로 결정’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학자들은 이사 보수의 적정성에 관하여 “직무수행의 대가로서 직무와 합리적인 비례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회사의 재무상태에 비추어 적정해야 한다”라는 기준을 제시해 왔는바, 대상판결은 이를 정면으로 다룬 판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사 보수의 적정성은 부실경영 등으로 최근 법정관리에 들어간 모 기업의 전 사주가 재직 당시 천문학적인 금액의 보수와 퇴직금을 받아 간 사례 등을 고려하면 이에 대한 법적 통제를 위한 적극적인 해석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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