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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변카페]“여보세요 저 누구 엄마인데요”
손의태 변호사·변시 3회  |  tennislaw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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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7호] 승인 2016.09.26  09:4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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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구속된 피고인이 전화를 걸어왔고, 회신해달라며 번호를 남겼다”는 메모를 받았다. 구속된 피고인에게 핸드폰 전화번호라니. 의아해하며 메모지 속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은 사람은 바로 피고인의 어머니였다. 피고인의 어머니는 “접견은 매일 한 번씩은 가줘야 한다, 일반 면회는 10분밖에 안되고 막상 만나 울고만 왔다, 사건에 대해서 상세하게 설명해 달라, 보석 신청을 일단 꼭 해달라”며 대답할 겨를도 주지 않고 말을 쏟아냈다.

필자가 “피고인이 성인인 이상 피고인의 허락 없이는 사건에 대해 자세한 말씀은 드릴 수 없고, 다른 조치들은 피고인 접견 후 의사를 확인해 보겠다”고 몇번을 말해도 피고인의 어릴적 이야기를 시작으로 같은 말만 여러번 되풀이 했다. 자식 걱정을 하는 부모의 마음이 오죽하겠냐만, 이러한 전화를 몇통 받고나면 진이 빠진다.

필자가 이러한 부모들을 유난하다 비난하는 것은 아니다. 필자의 모친도 매일 새벽에 일어나 도시락을 싸주셨고, 자식들이 잘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10년 동안 108개 산사에 순례까지 다니셨다. 이렇듯 자식을 위해 혼신을 다하는 부모의 태도는 너무나 당연하다. 하지만 피고인 부모님들이 찾아와 봉투를 꺼내는 경우가 있다. 몇번을 사양해도 “우리나라 정서상 괜찮다”라거나, “우리끼리만 아는 것이니 괜찮다”고 말하며 강권한다. 결국 “이거 두고 가시면 이 봉투랑 변호인 사임서를 법원에 제출할 겁니다”라고 엄포 아닌 엄포를 놓아야지만 슬그머니 봉투를 가방에 넣는다. 그들의 눈에 나는 꽉 막힌 변호사로 보여 질지도 모르겠다. 만일 그들이 기대한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내가 성심을 다하지 않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를 일이다.

피고인을 위해 변론을 할 때, 그들의 부모를 위하는 것은 어디까지일까. 피고인의 변호인으로서 피고인의 부모에게 모든 것을 속속들이 말하거나 그들이 해달라는 대로 다 해주어야 하는 것일까? 이러한 고민속에서도 필자는 오늘도 보석 청구서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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