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비타민C 광고를 보면, ‘학생이십니까?’라는 멘트가 나온다. 내용인즉슨, 젊어지고 싶다는 것이다. 최근 조금이라도 젊어 보이기 위해 사람들은 피부과, 성형외과를 찾는다. 젊어지려는 사람들은 각종 약을 복용하고 보톡스를 맞고, 탱탱한 피부를 위해 주름제거 수술을 감행한다. 예쁘거나 멋있어 보인다는 말보다 어려 보인다는 말이 최고의 칭찬이 되었다.

스무살의 도리안 그레이는 누구나 인정하는 미모를 지녔다. 이런 그를 숭배하게 된 화가 바질은 도리안의 초상화를 그리게 되고 이 초상화를 본 헨리는 너무나 순수하고 때묻지는 않았지만, 약간의 자만심과 당당함을 지닌 도리안에게 강한 호기심을 가진다.

그렇게 절대로 만나지 말았어야 할 세사람이 만나게 되고, 바질은 인생 최고의 그림을 그리게 되지만, 도리언은 자신의 외모에 나르시시즘을 갖게 된다.

언제나 냉소적이고 비관적인 헨리의 철학이 도리안에게 영향을 미치며 도리안은 그림 앞에서 해서는 안 될 소망을 빌게 된다. 그리고 이어지는 도리안의 악행들에 따라 그토록 아름답던 초상화는 점점 비열해지고 잔인한 미소를 띠며 늙어간다.

자기 대신 온갖 죄를 떠안고 늙어가는 초상화를 바라보며 도리안 그레이가 깨달은 것은 무엇일까? 이제 자신은 더 이상 늙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에서 생기는 기쁨과, 그에 따른 자만심이 커져만 간다.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너무나 추악하게 변해가는 그림에서 자신의 영혼이 얼마나 타락했는지를 보며 드는 혐오감으로 인해 도리안은 괴로워한다.

세월이 지나야만 얻을 수 있는 주름이 있다. 그것은 바로‘아름다운 주름’이다. 아름다운 주름을 얻기 위해서는 올바른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성형수술을 해도 보톡스를 맞아도, 주름방지 화장품을 발라도 세월의 흔적은 막을 수 없다. 사람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일들은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달려 있다. 뒤로 지나가 버린 시간들을 잡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보다 앞으로 다가올 시간들을 즐겁게 받아들이도록 자신의 생각을 바꿔보자. 언젠가는 생길 주름이 아름답게 보이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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