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들이 위기를 겪고 있다. 사무실을 접고 비자발적 퇴출을 당하거나 사실상 실업 상태에 놓이는 변호사들의 수가 늘고 있다. 많은 변호사들이 생계의 위협까지 받고 있어 위기의 정도가 자못 심각하다.

벗어날 방법은 있는가. 배출되는 변호사 수를 줄이는 것이 대안으로 거론되지만, 가까운 시간 내의 방법이 아닐뿐더러 이미 위기에 빠진 변호사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은 되기 어려워 보인다.

다른 방법은 있는가. 사실 마땅한 대안이 떠오르지 않는다. 다만 변호사들이 익숙한 것과 결별을 시작하는 것이 그나마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익숙하다는 이유로, 관행이라는 이유로 그동안 붙들고 있었던 것들을 내버리고, 낯설고 생소한 것들을 용기 있게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익숙한 것들과 결별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무엇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본능적으로 변화를 가로막는다. 변화를 통해 무엇을 얻을 것인지 불확실하고, 현재 상황에 기댈만한 것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과거의 행동을 되풀이할 뿐 앞으로 나가려 하지 않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자 조직의 속성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변화당하는 것보다는 스스로 변화하는 게 낫다. 자발적 개혁은 변화에 대응하는 적극적 방법이 될 수 있다. 그것은 변화를 창조함으로써 가장 강력하게 변화에 대응하는 것이자 가장 확실하게 미래를 준비하는 방법이다.

역사는 과거의 것과 과감히 결별하는데서 발전한다. 인상파 화가인 마네가 그린 ‘풀밭위의 점심식사’는 과거 성스러움과 고상함만을 그림의 목적으로 추구하던 시대에 정면으로 도전한 반역이었다. 그것은 당시로서는 너무나 파격적인 것이어서 구경 온 사람들이 우산으로 찍으려 했기 때문에 그림을 3미터 높이에 걸어야 했다고 한다. 마네는 과거 화가들이 경전처럼 모셔오던 원근법, 명암법 등의 미적 기준을 마치 쓰레기 버리듯이 버렸다. 당시 화가들의 비판의 목소리가 들끓었지만 모네 등 젊은 화가들은 이에 매료되었고, 새로운 미술사조가 이렇게 만들어졌다.

오늘 변호사들 중 많은 수가 지금 당장 바꾸지 않으면 가진 것을 하나씩 잃다가 결국은 모든 것을 잃게 될 수도 있는 상황에 처해 있다. 서초동에서 정상적인 방법으로 송무일을 하면서 괜찮은 수입을 얻는 것이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는 것은 이미 공지의 사실이다. 이런 상황은 변호사가 그동안 해온 송무나 자문이라고 하는 작은 강에서 벗어나 미지의 영역을 찾아 넓은 바다로 나갈 것을 주문한다.

요즘 과감히 스타트 업 등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어 고정된 틀을 바꾸는 변호사들이 있다. 이들은 세상에 기여하는 또 다른 전형을 만드는 방식으로 시대의 요청에 부응한다. 물론 앞장 서 길을 개척하는 선구자들에게 어쩌면 보장된 것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큰 배를 띄우는 강물도 겨우 술잔 하나 채울 작은 물에서 시작되는 법이고, 포부와 역량이 있는 사람은 주머니 속에 든 송곳처럼 결국은 무리 중에 드러나는 법이니 새로운 영역에 진출한 변호사들이 조만간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젊은 변호사들의 창의력과 용기가 새로운 미래를 여는 열쇠가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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