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 사건을 상담하다 보면 당사자가 배우자와의 접촉을 꺼려하는 경우가 있다.특히 가정폭력 피해자인 경우 두려움에 떨면서 접근금지를 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의뢰인이 누군가로부터 위협을 당하거나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면 접근금지 방법은 없는지,어떤 방법이 효과적인지 고민해 보아야 한다.

접근금지 방법으로는 민사상 접근금지청구와 접근금지가처분, 이혼 소송에서의 접근금지 사전처분신청, 가정폭력범죄에 따른 긴급임시조치, 임시조치와 보호처분, 2011년 신설된 피해자보호명령제도에 따른 접근금지 등이 있다.

민사소송에서 인격권 침해 인정 시 행위금지청구가 인용될 수 있는데, 행위금지청구로서 접근금지가 가능하고 위반 시 간접강제까지 가능하다.

사전처분에 의한 접근금지는 반드시 이혼소송 계속 중이어야 한다. 사전처분결정까지 통상 1~2개월 이상이 소요되고 불복시 확정까지 시간이 많이 소요될 수 있으며, 사전처분결정 위반 시 과태료 이외에 제재가 없으므로 효과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사전처분결정 위반 시 위자료 등에서 실질적으로 불리한 판결 결과가 날 수도 있고 과태료도 1000만원 이하로 고액에 해당하므로, 사전처분결정을 준수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반드시 범죄 성립을 요건으로 하지 않아 다양한 상황에서 접근금지가 가능할 수 있다.

가정폭력범죄에 따른 접근금지는 범죄 가 성립되어야 가능하고 반드시 수사기관을 통해 법원 결정을 받아야 한다. 긴급임시조치와 임시조치를 통해 긴급하게 접근금지를 받을 수 있고 보호처분결정으로 접근행위의 제한을 받아낼 수 있다.

다만 범죄 신고 등이 있을 때에만 가능하므로 가해자를 형사고소하지 않고 접근금지를 받아내고 싶어하거나 좀 더 갈등이 고조되지 않는 식으로 접근금지를 하고 싶을 때에는 적당하지 않을 수 있고 피해자 본인이 직접 청구할 수가 없다는 한계도 있다.

피해자보호명령은 아직까지는 활용도가 낮은 편이지만, 앞으로 잘 활용하면 효과적으로 접근금지를 얻어낼 수 있다. 피해자보호명령제도는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2011년 7월 신설된 제도로 가정폭력 피해자 또는 그 법정대리인이 법원에 직접 보호명령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피해자보호명령으로 주거로부터 퇴거 등 격리, 100미터 이내의 접근금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 친권행사의 제한을 청구할 수 있고, 동시에 임시보호명령도 청구할 수 있다.수사기관을 거치지 않고 법원에 바로 청구할 수 있어 권리보호가 신속하고 행위자가 보호명령을 위반한 경우 형사처벌도 할 수 있다. 특히 접근금지 기간을 처음부터 6개월 정도까지 받아낼 수 있어 효과적이고 최장 2년까지 연장이 가능하다.

서울가정법원의 경우 임시보호명령은 피해자보호명령청구서 접수 후 빠르면 며칠 내에 결정되고, 심리기일도 1~2개월 정도면 지정되어 사건진행이 신속하다. 피해자는 청구서 등 서면이나 심리기일에 출석하여 자신의 의견을 적극 개진할 수 있고 변호사의 도움도 받을 수 있다. 가정폭력 피해가 있다면 적극 활용해 볼만한 제도이다. 특히 이혼을 원하지 않거나 갈등을 극대화하고 싶지 않을 때 활용하면 좋을 것이다.

접근금지방법 중 어떤 방법을 활용할 것인가는 당사자가 이혼을 원하는지, 이혼 사건이 종결되었는지, 가정폭력범죄가 수반된 것인지, 간접강제를 원하는 것인지 등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변호사는 의뢰인과 충분히 상의하여 의뢰인의 의사와 상황에 가장 적합한 방법을 선택해 의뢰인을 보호하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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