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신형 방사포로 청와대를 조준하여 폭파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고 하고, 그 탄두에다 GPS를 달아 명중률을 높였다고 하니 그저 대수롭지 않은 일로 여기고 넘어가기에는 꺼림칙하다. 남의 나라 근방에 있는 산호섬에다가 군사기지를 건설한 후 주변국가들을 위협하고 있는 중국이 이번에는 우리에게 이어도의 시설을 철거하라고 시비를 걸면서 무력시위를 벌일지도 모른다. 독도에 대한 우리의 ‘불법적 강점’을 풀고 내놓으라고 끈질기게 주장하는 일본이 독도를 군사적으로 공격할 위험성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

우리 주변의 안보상황이 불안정하다. 어떠한 경우에도 우리의 영토는 우리 자신의 힘으로 지켜낼 수밖에 없고, 미국의 힘만 믿고 태평하게 지낼 수는 없다. 그런데 우리에게 그 힘이 충분한가? 잘 모르지만 부족하여도 한참 부족하리라고 짐작한다. 그래서 생각하는 것인데 우리도 항공모함을 한 3척쯤 가지고 운용하면 어떨까?

무슨 얘긴고 하면 제주도와 울릉도, 백령도에 각각 해군과 공군기지를 설치하여 운용하는 것이다. 제주도의 해군기지를 넓혀 공군도 아울러 배치하고, 울릉도와 백령도에도 각각 그 특성에 맞는, 지형상 충분한 길이의 활주로를 확보하기 어렵다면 수직이착륙전투기를 배치하는 방법으로라도, 해군 및 공군기지를 설치하면 좋겠다. 그렇게 하면 우리 해군과 공군의 신속한 출동이 가능해져 북한, 중국, 일본의 예상되는 위협에 맞서는 효과적인 대응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저 멀리 이어도 근해에서 무력을 행사할 필요가 있을 경우 내륙에 있는 기지에서 출동한 우리 공군이 그곳까지 도달하는 데에, 그리고 작전 후 기지로 귀환하는 데에 시간이 얼마나 걸릴 것인가? 가고 오는 데에 시간을 다 써버리고 정작 작전을 펼치는 데에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할 것이다. 독도나 서해5도의 경우에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크게 다를 것이 없다.

듣자하니 항공모함 등 막강한 해군력을 자랑하는 미국도 그것만으로는 부족함을 느낀 나머지 남사군도의 중국 군사기지에 대항하여 인근의 필리핀 땅에다가 서둘러 공군기지를 건설하고 있다고 한다.

신속한 공군의 출동을 확보하는 것은 군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백령도에 배치된 우리 공군이 북한 방사포의 배후를 노려보고 있다면 그들도 함부로 도발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제주도, 울릉도, 백령도를 해군 및 공군의 기지로 만들면 섬 자체가 바로 바다에 떠 있는 항공모함의 역할을 할 것이고, 나아가 웬만한 공격에도 침몰하는 일이란 없을 것이니 불침항모(不沈航母)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실없는 몽상에 불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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