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새해가 밝았다. 지난 2015년 연말의 술자리와 들뜬 분위기를 뒤로 하고 새해 첫 연휴를 보내면서, 새로운 마음으로 소원을 빌고, 새로운 목표를 만들어 실천에 옮길 각오도 한다.

필자 역시 새해를 맞이하며, 가족들의 건강을 바라면서, 개업변호사로서 올 한해는 또 어떻게 사건을 수임하고, 승소할까에 대한 고민과 함께 나만의 1년 목표를 세우고 또 부지런히 작은 계획을 하나하나 이루어나가야겠다고 다짐한다.

언론사 등 여러 기관에서 사람들이 매년 초 세우는 새해소망을 설문조사해 본 결과, 1위는 건강, 다이어트, 2위는 어학공부, 독서, 악기배우기 등 자기계발, 3위는 재테크, 내집마련, 4위는 성적상승, 5위는 결혼, 솔로탈출, 6위는 금연 순이었다는데, 여러분들께서는 어떠신지.

한번은 옛날 신문에 실린 1960년대, 1970년대 새해 소원, 포부를 읽어볼 기회가 있었다. 과연 그때 그시절, 뒤돌아보니 벌써 40년전, 50년전 대한민국에 살았던 사람들은 어떤 새해 목표나 소망이 있었을까 궁금했는데 읽고나니 정말 소소하고 담백한 느낌이 들어 몇 가지를 소개해보고자 한다(출처 그 시절 그 이야기, 1960~70년대 소망으로 본 한국사회).

1960년대에는 먹고살기 힘든 시대였다 보니 새해 목표가 “작년에 못 단 전화를 올해는 꼭 달았으면 좋겠다”는 사람, “내 재주론 돈 벌기 글렀으니 공돈 1억원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사람, “한해동안 절약이라는 소리를 귀가 아프게 들어왔다. 아무리 절약을 해도 모자라는 살림이었다. 새해에는 제발 그렇게 아껴쓰지 않아도 조금은 저축할 수 있는 삶이면 좋겠다”는 사람, “물가가 오르면 월급도 좀 오르고 여자가 할 수 있는 부업거리도 좀 늘어났으면”하고 소망하는 평범한 가정주부도 있었다. 또한 어떤 경찰은 “민폐를 끼치지 않고도 최저생활을 보장해주었으면”이라는 새해소원을 바랐는데 당시 “민폐”란 경찰 내부에서 ‘뇌물’을 지칭하는 말이었다.

그리고 교사나 공무원은 “봉급만 가지고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계급고하를 막론하고 연금이나 가족수당을 주면 좋겠다”, 또 어떤 이는 “돈이나 실컷 벌어 2층 집을 짓고 싶다”는 새해 포부를 말하였고, 어떤 연예인은 “지금 16관이 나가는데 1관 반만 빼야겠다”고 공개적으로 새해 목표를 밝혔으며, 동물원 사육사는 “올해는 동물원에 기린이 들어와서 아이들이 보고 기뻐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어떤 보육원장은 “1만2000명에 이르는 전쟁고아가 아직도 이 땅에 남아 있는데, 모두가 가정의 양자, 양녀로 들어갔으면 좋겠다”는 새해 소망을 말하기도 하였다.

1970년대 들어와서는, 먹고사는 것이 조금 나아진 덕분에 사람들은 건강과 여가생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지만 여전히 살림살이가 더 나아지길 바라는 마음은 변함없었던 듯하다. “새해에는 더 많은 독서를 하겠다”는 새해목표를 세운 건설장관, 제일은행장, 대우 사장, “하루 2갑 피우는 담배를 줄여 건강을 살피겠다”고 새해 다짐한 부총리, “등산과 바다낚시에 빠져보겠다”는 영화감독의 소원들은 오늘날 사람들이 새해에 다짐하는 건강, 취미생활에 관한 신년 목표이기도 하다.

한편 “전매청에서 의학계 권유를 받아들여 담배가 몸에 해롭다는 경고문을 붙이기를” 소망한 서울의대 교수, “올해는 한국스포츠가 올림픽사상 최초 금메달을 따는 해가 되길 기원한다. 내가 그 주인공이 되어 조국에 영광을 알리고 싶다”는 레슬링 선수의 새해 목표는 놀랍게도 그대로 이루어지기도 하였다.

한편, 당시 보통사람들의 새해 소망은 소박하면서도 간절히 원하였던 것이기도 하였는데, “일반물가가 오르는 것만큼 생선값도 올랐으면 좋겠다”는 어민, “찌든 월급봉투가 부풀던지, 아니면 정년퇴직 송별연을 받아보는 행운을 잡든지” 둘 중 하나를 소망하는 은행원, “생활보장을 위한 월급제가 시행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힌 택시운전사, “새 집을 장만하느라 은행 대출을 받았는데, 은행 빚 갚기 위해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겠다”는 주부의 새해 각오는 현실적이기까지 하다.

사람들이 새해에 바라는 소원, 목표는 저마다 가지각색 다를 것이다. 나를 위한 것도 있고, 남을 위한 것도 있다. 시간이 흘러 나중에 2016년 12월이 되어 올해 1월 초 세운 계획이나 목표, 소망이 이루어졌는지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되면 성취하지 못한 것들에 대해 스스로 머쓱해질 수도 있겠지만 2016년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월요일인 오늘, 새해, 새로운 마음으로 나만의 새해 소원을 하나 가져보시는 것은 어떨까.

필자도 이글을 읽는 여러분들께 올 한해 새해 소원이 자신도 모르게 어느 새, 또는 계획한 바대로 이루어지시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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