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국 창작전통춤의 최고의 명무(名舞)로 일컬어지는 국수호 선생의 공연 ‘춤의 귀환’을 관람하기 위해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을 찾았다. 많은 분들이 오실 것이라 예상은 했지만 극장 입구로 들어서자 이어령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동호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장, 최태지 전 국립발레단장을 비롯하여 언론 및 문화예술계의 중진 인사들로 붐벼 예술계에서 차지하는 국수호 선생의 위상을 실감하게 하였다.

국수호 선생은 1964년 전주농고 농악대 장구잽이로 전통공연예술계에 입문하여 정형인, 박남식, 이명식, 백남윤, 송범, 한영숙, 김백봉, 은방초, 강선영, 이매방, 최현, 방병천, 김천흥, 박송암 선생님 등 기라성 같은 한국 전통춤의 명무들로부터 두루 사사하여 오늘날의 명무 국수호로 성장하게 된 것이다.

또한 국수호 선생은 한국국악예술학교 강사 및 중앙대학교 무용과 교수로 재직하여 무용교육자로서 후진들을 양성하였고, 오랫동안 국립무용단 예술감독 및 안무가로 활동하여 한국 창작춤의 새로운 지평을 연 무대예술가이다.

국수호 선생과는 1979년 내가 재직하고 있었던 한국국악예술학교에 그가 출강을 하고 있어 인연이 시작되었으니 올해로 35년이라는 세월을 그를 지켜본 셈이다. 그는 많은 해외공연을 가졌는데 해외 공연을 가면 여가시간이 나면 반드시 방문국의 공연예술 실태를 알아보고 문화시설들을 둘러본 후 그 느낌과 정보를 담은 기행문을 써 책을 펴내는 등 남다른 면모를 갖고 있다. 지금은 나와 서울시 문화재위원회의 동료 위원으로 만나고 있다.

그날 공연은 국수호 선생 자신이 향후 한국 전통춤의 연행에 어울리는 무대의 정형화를 염두에 두고 설치한 무대에서 그가 춤꾼으로서 50년간 다져온 자신의 공력과 예능을 유감없이 발휘한 공연이었다.

특히 그의 공연을 축하해주기 위하여 찬조 출연한 중요무형문화재 제16호 거문고 산조 예능보유자인 김영재 명인은 한 무대에서 거문고 산조 연주와 거문고 병창을 불러주었는데, 즉석에서 전통춤을 멋들어지게 추어 선대 명인들이 악·가·무에 두루 능했음을 몸으로 보여주는 보기 드문 귀한 선물을 관객들에게 안겨주어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그날의 ‘국수호 춤 50주년 춤의 귀환’ 공연은 전통공연예술을 학습하는 후진들에게 귀감이 되고 관객들에게는 한국춤의 진수를 한껏 향유하게 한 유쾌한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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