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과 법률 아카데미 종강연

대한변협과 법무부는 지난 25일 오후 7시 역삼동 대한변협회관 대강당에서 종강식을 개최했다. 하창우 협회장은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변화 속에서 오늘 참석하신 분들께서는 흔들리지 않고 내실 있게 통일을 준비하시기를 부탁드리며, 이번 아카데미를 통해 우리 법조인이 남북 교류·협력단계에서 제기되는 법제도적 문제에 순조롭게 대응하고, 통일 이후 남북한 법제통합의 대안을 마련함으로써 궁극적으로 남북한의 내적 통합을 이루는 일에 큰 역할을 하게 되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통일시대에 대비해 개설한 통일과 법률 아카데미 제4기 과정이 10주간의 교육과정을 마무리하고 지난 25일 종강했다. 마지막 강의는 ‘북한이탈주민과의 대화’를 주제로 진행됐다. 이날 강의는 이인정 통일교육원 교수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북한이탈주민 김민규씨와 이보연씨가 강사로 참여했다.

김민규 강사는 “남한에서 북한에 대해 오해하는 것 중 가장 대표적인 예가 북한 정권이 곧 무너질 것이라는 예견”이라며 “이 이야기는 김일성 시절부터 있었지만 현재까지도 김정은 체제는 공고하게 유지되고 있으며, 최소한 김정은이 생물학적으로 살아있는 이상 체제가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로는 북한정권이 일반적인 독재국가와는 달리 ‘종교집단화’ 되어있다는 것과 북한이 이제 ‘경제적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들었다. 철저하게 외부와 정보가 단절된 상황에서 김일성 일가를 신격화 하는 세뇌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생각보다 북한주민들의 체제에 대한 믿음은 공고하며, 배급체제의 변경으로 독립채산제가 도입되면서 생산성이 높아지고 경제적으로도 안정이 되면서 되려 체제가 안정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 강사는 “자본주의 시장 경쟁체제의 맛을 본 장마당 세대들이 체제를 전복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지만, 최근 분석에 따르면 장마당을 통해 부를 축적한 사람들이 오히려 기득권과 결탁하면서 체제를 안정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이보연 강사는 “탈북자가 감소하는 이유에 대해 궁금해 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는 탈북의 사유가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개했다. 과거에는 생계형 탈북이 많았다면, 지금은 경제상황이 안정됨에 따라 자유형 탈북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이 강사는 “지난 몇년간 2000여명에 달하던 북탈민 수는 지난해 기준 1397명까지 줄었다”면서 “과거에는 먹고살기 위해 북한에서 직접 넘어오는 형태가 많았다면, 최근 탈북자는 과거 탈북자의 가족, 강제북송을 피해 국내 입국을 시도하는 제3국 거주자 등으로, 5년 뒤에는 직접 탈북자는 거의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경비가 삼엄해진 만큼 돈이 있어야 탈북이 가능한 것도 탈북자 수가 줄어든 이유 중 하나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이탈주민이 한국에 잘 정착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요소로는 두 강사 모두 ‘교육’ ‘취업’ ‘정착지원금’을 들었다.

김 강사는 “북탈민 취업의 경우 일자리가 매우 한정돼 있는데, 이는 통일의 큰 걸림돌 중 하나”라면서 “실제로 황장엽 장군이 월남한 이후 한국에서 제대로 된 자리를 잡지 못하는 것을 보고 돌아선 기득권층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 강사는 “북탈민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지만 남한주민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 국민이 마음으로부터 북탈민을 먼저 끌어안을 수 있어야 통일 후 4000만명의 북한주민도 수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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