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특정 다수인을 향한 폭행, 살인이나 가족 살인, 방화 등의 우발적 상황에서의 범죄들이 매체에서 간간이 보도되고 있다. 순간적인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행동으로 표출되는 ‘충동조절장애’로 인한 범죄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충동조절장애는 충동적으로 생기는 분노나 화를 해소하기 위해 폭력적인 행동을 일삼는 정신질환이다.

이러한 충동조절장애는 크게 간헐적 폭발성 장애(intermittent explosive disorder), 병적 방화(방화광, pyromania), 병적 도벽(절도광, kleptomania) 등으로 분류될 수 있다. 충동조절장애를 겪는 환자는 병세를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지나친 의심이나 공격성, 폭발성을 보이기 때문에 이런 환자들의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향후 이들이 범죄 행위를 저지를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간헐적 폭발성 장애’의 경우는 합당한 이유 없이, 대개는 하찮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자기 의사와는 상관없이 불시에 반복적으로 분노를 폭발시킨다. 난폭한 행동이 자기 의사와는 상관없이 발작적으로 일어나는데, 이런 폭발적 행동이 간헐적으로 반복되는 것이 주 증상이다. 공격적 행위의 정도는 외부 자극의 정도와 비례하지 않고, 개인 내부에서의 발작으로 일어나고, 발작기간은 몇 분에서 수 시간인데, 돌발적으로 일어나고 급격히 소실되는 것이 특징이다. 간헐적으로 공격 충동이 억제 되지 않아 심각한 폭력이나 파괴적 행동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가정생활이나 사회 활동에 어려움을 겪게 되며 특히 공격적 행동으로 인해 법적인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 정신 질환이다.

발작 행동 전에는 긴장 상태가 먼저 나타나고 행동을 한 다음에는 안도감을 느끼게 되며, 발작이 없는 시기에는 충동조절이 잘 되고 공격적 행동도 없다. 또한 이런 행동 후에는 그로 인해 동요되고 후회하며 당혹스럽게 느끼며 죄책감을 갖는다. 이러한 죄책감을 갖는 면에서 청소년의 행동장애, 성인의 반사회적 인격장애, 경계성 인격장애 등과 구별된다. 간헐적 폭발 장애 환자는 우울증 및 불안 장애와 높은 공존율을 보이는데, 이는 특히 부정적 감정을 참는 것과 관련되는 스트레스 관리 기술이 손상되었음을 시사한다.

‘병적 방화’는 사전에 미리 계획을 세우고 목적이 있는 방화를 반복하는 것으로 불을 지르기 전에 긴장이 되거나 흥분감을 느끼는 것을 말하며, 불과 관련된 상황에 매혹되고 호기심과 함께 이끌린다. 병적 방화의 핵심 특징은 불에 대한 매혹과 불을 지르고 싶은 갈망이며, 이러한 갈망과 흥분감은 방화광들이 기쁨과 만족감을 느끼려는 목적으로 고의로 불을 지르도록 유도한다. 병적 방화광들은 주변에서 불이 나는 상황을 즐기며, 불을 지르고자 하는 충동에 사로잡힌 개인은 조절 능력을 상실해 부정적 결과에도 불구하고 불을 지르는 것을 지속한다.

‘병적 도벽’은 대개는 개인적으로 쓸모가 없거나 금전적으로 가치가 없는 불필요한 물건을 훔치려는 저항할 수 없는 충동이나 욕구가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핵심 증상이다. 체포와 연관되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있고 우울증이나 불안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자신의 행동에 죄책감을 느끼고 수치스럽게 여긴다. 대인관계에 심각한 문제를 보이는 경우가 흔하고 성격 문제를 보이는 경우가 흔하다.

충동조절장애 중에서 병적 방화나 병적 도벽은 그 행동을 하고자 하는 강한 갈망을 느끼고 보상 행동을 하며 습관화되는 반면, 간헐적 폭발성 장애는 충동적 경향에 따른 행동에 보상은 없고 단지 긴장 감소만 경험한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충동조절장애 자가진단 항목>

1. 성격이 급하고 쉽게 흥분하며 금방 화를 낸다.

2. 온라인 게임이나 가상현실 속에서 내 맘대로 되지 않아 화가 난 적이 여러 번 있다.

3. 분노를 조절하기 어렵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4. 잘한 일은 칭찬 받아야 하고 그렇지 못하면 화가 난다.

5. 다른 사람의 잘못은 꼭 짚고 넘어가야 하며, 이로 인해 마찰이 생긴다.

6. 화가 나면 타인에게 폭언이나 폭력을 가한다.

7. 분노가 극에 달해 운 적이 있다.

8. 잘못에 대한 책임을 타인에게 돌려 탓한 적이 있다.

9. 화가 나면 주위의 물건을 집어 던진다.

10. 다른 사람이 나를 무시한다고 느끼고, 억울한 감정이 자주 든다.

11. 화를 조절하지 못해 중요한 일을 망친 적이 있다.

12. 일이 잘 안 풀리면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쉽게 좌절하고 포기하는 편이다.

위 항목 중 1~3개에 해당하면 어느 정도 충동 조절 가능한 상태, 4~8개면 충동 조절이 조금 어려운 상태이며, 9개 이상이면 감정 조절이 매우 어려운 상태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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