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이 가고 선선한 가을이 조금 오나 싶더니, 아침저녁으로는 한기(寒氣)가 느껴지고 길거리에는 은행 고유의 향이 그윽한 것을 보니 어느덧 가을의 막바지에 이르렀나보다. 벌써 11월, 2015년 청양의 해도 두달 남짓밖에 남지 않았고, 각종 행사와 모임들이 연이어 시작될 연말연시가 다가오고 있다. 그리고 필자의 개인적인 느낌일수도 있지만, 유독 올해 11월은 주변에서 청첩장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
단순호치(丹脣皓齒), 붉은 입술과 하얀 치아는 특히 미인의 아름다운 얼굴을 지칭하는 고사성어이다. 요즘은 메트로섹슈얼의 시대라 남성들의 경우도 하얀 치아를 가지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각종 행사와 모임에서 자신 있게 웃을 수 있도록, 하얀 치아를 가질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치아의 고유의 색은 개개인마다 다르다. 어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조금 밝고 투명한 색조를 띠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약간은 누렇고 회색빛이 도는 색조를 띤 치아를 가지고 태어나는 사람도 있다. 이렇게 태생적으로 가지고 있는 치아의 색은 두 가지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게 된다.
첫 번째는 바로 선천적인 요인이다. 치아가 형성되는 시기에 불소나 테트라사이클린 등의 약제를 잘못 투여하면, 이 약품들이 치아의 성분 자체를 변화시켜 특이한 형태로 치아색을 변색시킨다. 또, 증령과 노화에 따라 치아들이 조금씩 누렇고 탁해지는 현상은 나타나기 마련이다.
두 번째는 후천적인 요인에 의한 변색이다. 주로 치아의 표면에 색소가 침착되어 변색이 나타나게 되는데, 가장 대표적인 성분으로는 커피나 홍차 등에 많이 들어있는 ‘타닌’과 담배에 많이 들어있는 ‘니코틴’이 있다. 와인이나 카레 등의 유색소의 음식에 들어있는 천연 색소 성분들도 치아의 색을 조금씩 변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이렇게 변색된 치아를 하얗게 만드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집에서 혹은 회사에서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소위 ‘민간요법’으로 바나나껍질이나 소금물, 상추가루 등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아직 의학적인 근거가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바나나껍질을 치아 표면에 문지르거나, 하루 3번 소금물 양치하는 방법, 그리고 상추를 말려 가루로 만들어 양치할 때 치약과 함께 양치질을 하면 조금은 더 하얀 치아를가질 수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의학적으로 명확히 입증된 방법들은 아니므로, 지나치게 장기간 오, 남용하는 것은 오히려 해로울 수도 있는 방법이다.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은 치과에서 치아미백 시술을 받는 것이다. 치과에서 미백 시술을 받는 것은 ‘전문가 미백’이라는 방법으로 알려져 있는데, 보통 1회 30분 정도로 총 3회 정도 시술받으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주로 고농도의 과산화수소 성분을 이용하여 치아 표면의 법랑질(enamel)에 착색된 것을 씻어내는 것이다.
치아의 색상이 노랑 혹은 오렌지색을 띤 경우에는 미백효과가 좋고, 치아색이 푸르거나 검게 변한 경우에는 미백효과가 작은 편이다. 간혹 치석이 많이 침착되어있는 경우, 치아색이 검은 색이나 갈색으로 보일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치석제거술(스케일링)을 시행한 이후에 정확하게 재평가 해보아야 한다.
사실 미백 후에 나타날 수 있는 시린 증상 때문에 치과에서 전문가 미백을 꺼려하는 분들이 종종 있다. 미백 치료 후에 나타나는 시린 증상은 약 67%가량 나타나는데, 이는 1~2일 내로 대부분 소실된다. 미백 치료 자체만으로 시린 증상이 계속적으로 생기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그 외의 다른 요인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시린 증상 때문에 전문가 미백이 꺼려지거나, 치과를 방문할 시간을 내기가 여의치 않은 경우, 집에서 혼자 미백을 할 수도 있다. 바로 ‘자가미백’이 그것이다. 치과에서 개개인의 치아구조에 맞춘 특수한 틀(tray)을 제작하여 저농도의 미백제를 도포하고 하루에 1시간 정도씩 입에 물고 있으면 된다. 집에서 할 수 있다는 점과 저농도의 과산화수소를 사용하기 때문에, 저자극성이라 미백 후에 나타날 수 있는 시린 증상이 적다는 것이 장점이다.
하얀 치아를 잘 간직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커피, 담배, 와인, 초콜릿 등의 유색소 음식을 삼가야 한다고 교과서와 논문에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문제는 치아색을 변색시키는 것들이 거의 다 삶의 재미 혹은 활력을 가져다주는 것들이라는 점이다. 치아의 색을 보호하려다가 인생의 낙을 포기하는 교각살우가 될 수 있지는 않을까? 인생의 낙도 취하고 주기적으로 치아미백을 시행받는 필자처럼 사는 삶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