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출혈(출혈성 뇌졸중)은 뇌경색증(허혈성 뇌졸중)과 더불어 뇌혈관 질환(뇌졸중)의 하나이다. 뇌출혈은 외상으로도 생기지만, 자발성 뇌출혈은 외상없이 뇌혈관이 파열되어 피가 혈관 밖으로 배출되어 국소성 신경학적 결손을 일으키는 병변을 말한다. 고혈압, 뇌동맥류(aneurysm), 동정맥기형(AVM), 모야모야병, 뇌종양, 아밀로이드 혈관병증, 약물(항응고제, 항혈소판제재, 혈전용해제) 등 다양한 질환들과 연관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장년층과 노년층에서는 주로 고혈압, 청년층에서는 뇌동정맥기형에 의한 뇌출혈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그럼 뇌출혈과 관련된 경제적 손실은 어떻게 될까?

미국에서는 뇌출혈이 뇌졸중의 약 10%를 차지하고 매년 약 7만명이 새로이 발생한다고 한다. 경제적 비용은 한명당 평생(lifetime) 약 1억4000만원의 비용을 감당하게 되고, 전체적으로 매년 한해에 80~90억달러의 사회적 손실을 가져온다고 알려져 있다.

예전에는 많은 고혈압 환자들이 적절한 혈압조절을 받지 못하여 뇌출혈이 많이 생겼었다. 근래에는 고혈압 약이 발달하여 부작용도 줄고, 복합제재가 많이 개발되어서 복용이 쉬워졌다. 이로 인해 혈압조절이 원활해지면서 뇌출혈의 발생빈도가 줄고 있다.

한편, 뇌경색증(허혈성 뇌졸중), 허혈성 심장 질환 등에 사용되는 약물 중 항응고제(와파린), 혈전용해제, 항혈소판 제재(아스피린, 클로피도그렐 등)의 사용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약물들은 주로 혈액 응고를 늦추거나 억제하여 피를 묽게 하여 치료 효과를 내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약물들은 반대로 혈액 응고가 잘 되지 않게 함으로써 뇌출혈이 조금만 생겨도 복용하지 않는 사람보다 더 혈종이 커지고 잘 안 멈추는 경향이 있다. 장단점의 양 단면을 잘 보여주는 사례이므로, 사용할 때는 주의가 필요할 것이다.

뇌출혈 (대뇌출혈, 뇌실질내 출혈, ICH)은 만성 고혈압에 의한 경우가 75%로 제일 많다. 그럼 만성 고혈압이 뇌혈관에 어떤 변화를 일으켜서 뇌출혈을 일으키게 되는 것일까? 뇌출혈은 주로 뇌혈관 중 동맥이 터져서 생기는 뇌출혈이다.

정상적인 뇌혈관은 1500mmHg의 높은 혈압에도 견딜 수 있지만, 혈관이 약해진 부위는 200mmHg의 혈압에도 쉽게 파열된다. 뇌출혈 환자의 혈관을 병리적으로 관찰해본 연구에서 혈관의 퇴행성 변화(severe degenerative changes)가 심하게 와 있었다는 결과가 발표되기도 하였다.

만성고혈압은 동맥의 혈관 벽에 지질과 단백질을 축적시켜 변성(lipohyalinosis)과 괴사(섬유소양 괴사, fibrinoid necrosis)를 일으켜서 혈관을 폐쇄시키거나 축소시키게 된다. 이렇게 혈관의 변성과 괴사가 지속되면 혈관이 약해지고, 그 약해진 혈관이 파열되는 환경이 마련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뇌출혈이 발생할 때 어떤 혈관이 터지게 되는 것일까? 뇌출혈은 보통 직경이 작은 천공동맥의 변화를 일으킨다. 뇌기저부의 큰 혈관의 직경은 전대뇌동맥(ACA), 중대뇌동맥(MCA)의 굵기가 각각 2.4~ 2.8mm, 3~5mm정도 되는 반면, 천공동맥의 직경은 80~940micron 정도로 매우 작다. 천공동맥은 크기가 굵지 않고, 주로 뇌심부에 말단(end artery)으로 분지하므로, 파열되게 되면 결국 그곳에 혈종으로 고인다. 또한 뇌혈관은 측부 순환(collateral circulation)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예를 들면 전대뇌동맥(ACA)과 후대뇌동맥은 전교통동맥(ACOM)으로 좌우측 다 연결된다.

반면 천공동맥은 끝에 분지하는 말단동맥이어서 측부 순환이 없다. 그래서 천공동맥은 한번 파열되면 측부 순환이 이루어져 있지 않아 뇌손상이 바로 오게 된다. 게다가 천공동맥들은 뇌기저부의 큰 혈관으로부터 바로 분지하여 직각으로 뇌심부에 들어가게 되므로 고혈압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이다.

증상은 출혈이 생긴 부위의 뇌가 바로 손상을 받거나, 만들어진 혈종이 주위 뇌를 눌러서 또는 주위 부종이 생겨서 생긴다. 출혈 양은 약 20ml를 기준으로 이보다 적으면 마비나, 감각이상, 언어 장애 등이 생겼다가 회복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그 양이 많으면 반신 마비나, 언어 장애 등이 심해져서 심각한 신경학적 후유증을 남길 수 있는 경우가 많다.

근래에 뇌혈관 질환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노인성 인구의 증가와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기저질환이 많아진 것이 그 원인이 될 것이다. 여하튼 뇌출혈 발생에 대해서 혈압 관리, 혈관 관리, 기저질환 관리, 스트레스 관리, 감정 특히 분노 관리 등은 현대를 사는 우리 모두에게 매우 중요하게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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