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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변호사에게 듣는 의료소송]상담절차와 형사고소
신현호 변호사  |  shin@shinlaw.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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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9호] 승인 2015.07.05  14:5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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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사고 상담 시 먼저 할 일은 사실관계를 객관적으로 확정하는 것이다.

환자 측으로부터 시간, 장소, 치료내용, 사고경위 등을 듣고, 인과관계와 과실, 손해범위 등 입증에 필요한 요건사실을 하나씩 특정한다. 의료행위는 의사와 환자가 1대1 대면하는 진료실, 수술실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사실확정이 쉽지 않지만, 진료기록과 검사기록 등을 살피면 진료의 전체적 흐름을 알 수 있다. 최근 CCTV가 보편화되어 진료기록에 기재된 시간이 정확한지를 확인할 수 있으므로 의료기관으로부터 녹화영상을 임의로 받을 필요가 있다. 거부할 경우 증거보전절차를 통해 이를 빠른 시간 내에 확보하여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여야 한다.

사실관계를 어느 정도 파악하였다면 법적 쟁점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를 계획한다. 오진으로 구성할지, 오진이라면 언제 행한 진단을 오진으로 할 지 등을 정리하고, 입증방법을 수립한다.

대표적 입증방법으로는 진료기록과 부검감정서 등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목격자진술서, 녹음, 핸드폰 통화시간 등도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이 희박하게 되므로, 초기에 경위서, 진술서 등을 공증받고, 현장사진이나 의료인들과의 대화를 녹음하도록 하여 입증자료로 활용한다.

사망사고는 부검을, 상해사고는 전원을 권유하는 것이 좋다. 부검은 3일장을 지내는 관습을 가진 우리나라에서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에 화장 전에 빨리 결정하도록 한다. 의료사고는 왜 사망하였는지가 명확하지 않거나 숨기는 경우가 많아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부검이 필요하다. 의료사고로 사망한 가수 신해철씨도 부검으로 소장천공과 심막염이 밝혀져 과실입증에 큰 도움이 되었다. 상해 시 전원시키면 전원을 받은 의료기관에서는 환자 상태를 정밀검사하기 때문에 사고 전과 후의 상태를 비교할 수 있어 수술상 과실을 추정하는데 도움이 된다.

기록과 진술서, 부검감정서 등을 중심으로 한 객관적 사실관계를 파악하면서 의료사고와 관련된 의학적 지식을 얻어야 한다. 최근에는 인터넷이 발달하고, 의학교과서, 관련논문, 의료소송판례 등이 다양하게 출판되어 있어 비교적 쉽게 당해 질환의 정의, 진단 및 치료방법, 예후, 부작용과 합병증 등을 찾을 수 있다. 아는 의료인들에게 도움을 받고자 할 때는 구체적으로 질문하여야 한다. 진료기록을 주고 의료과실을 찾아달라고 하여서는 안 된다.

의료소송은 법학이지 의학이 아니다. 판사 역시 기술적인 과실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규범적인 가치판단을 하는 것이므로, 변호사로서는 의료인처럼 기술적 측면을 너무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예를 들어 인공낙태수술의 경우 의사는 자궁을 천공시키지 않고 태반만을 제거하기 위한 테크닉에 중점을 둔다. 그러나 변호사는 테크닉을 배울 수도 배울 필요도 없다. 인공낙태수술 시 자궁이 천공될 수 있다는 예견가능성과 이를 회피하기 위한 주의의무가 있다는 관념적 이해를 하면 충분하다.

사실 관계가 파악되었다면 민사소송과 형사고소를 병행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환자 측에서는 고소를 통하여 실체적 진실을 규명할 수 있고, 지리한 민사소송보다 우선 진행할 수 있어 형사고소를 해달라는 경우가 있다. 의료인을 처벌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과도 안성맞춤이다. 변호사 입장에서도 수임해서 가시적으로 가장 빨리 해줄 수 있다고 생각하여 고소장부터 먼저 접수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실무상 의료사고에 대한 유죄율은 매우 낮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기소유예 이상의 처분을 받는 경우는 10%를 넘지 않는다. 나머지는 무혐의 내지 무죄선고를 받는다. 무혐의 등이 되면 민사소송에서의 심증형성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는다. 국가소추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 법제상 환자 측 변호사가 아무리 열심히 자료제공하고 의견서를 작성하여도 수사기관에서 적극성을 갖고 수사에 임하지 않으면 변호사가 달리 할 방법이 없다. 따라서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의 입증이 어렵다면 형사고소는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 그러나 형사고소를 무조건 하지 말라고 설명해서도 안 된다. 일부 사건에서는 고소하자마자 합의가 되는 경우도 있고, 유죄판결이 선고되면 민사책임은 거의 인정되므로 고소자체를 자제하는 것이 반드시 바람직하다고 할 수 없다. 결국 피해자의 의견과 변호사의 지식과 경험을 종합하여 개별적 판단을 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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