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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평석]국가의 청소년 보호의무와 청소년의 놀 자유헌법재판소 2015. 3. 26. 2013헌마517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12조의3 제1항 제1호 등 위헌확인
문재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conlaw@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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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6호] 승인 2015.06.08  10: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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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개요

청소년이 건강하게 자라는 것은 개인과 가족 뿐 아니라 국가의 관심사다. 우리 헌법은 제34조 제4항에서 ‘청소년의 복지향상을 위한 정책을 실시할 의무’를 국가에 부과하고 있다. 위 조항은 국가목표조항으로, 청소년의 복지향상을 위한 차별적 정책에 대한 헌법적 근거가 된다. 문제는 청소년의 기본권 보호를 위한 위 조항이 청소년 보호라는 명분 아래 청소년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입법의 정당성 근거로 기능할 수 있는지 여부다.

대상 결정에서 구체적으로 문제된 사안은 청소년에 대한 인터넷게임 제한 입법이다. 청소년의 인터넷게임 과몰입 내지 중독이 사회 문제가 되자, 국회는 2011년 5월 청소년 보호법을 개정하여 16세 미만 청소년에게 오전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인터넷게임의 제공을 금지하는 이른바 ‘강제적 셧다운제’를 실시하였고, 이어 7월에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게임법’이라 한다)을 개정하여 게임물 이용자의 회원가입 시 본인인증과 18세 미만 청소년의 회원 가입시 법정대리인의 동의 확보를 의무화하였다.

헌법재판소는 2014. 4. 24. 2011헌마659·683(병합) 사건에서 강제적 셧다운제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결정한 데 이어, 대상 결정에서 법정대리인의 동의 확보 역시 청소년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결정하였다.

청구인은 심판청구 당시 만 17세로, 게임법 제2조 제10호의 청소년이었다. 청구인은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중이 게임물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는 자에게 게임물 이용자의 본인인증에 대하여 정하고 있는 게임법 제12조의3 제1항 제1호 및 동법 시행령 제8조의3 제3항(이하 ‘본인인증 조항’이라 한다)과 게임물이용자가 청소년일 경우 친권자 등 법정대리인의 동의 확보에 대하여 정하고 있는 게임법 제12조의3 제1항 제2호 및 동법 시행령 제8조의3 제4항(이하 ‘동의확보 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의 표현의 자유,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일반적 행동자유권 및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2013년 7월 24일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Ⅱ. 결정요지

1. 법정의견

동의확보 조항은 청소년이 인터넷게임 이용 여부를 결정하는 단계에서 법정대리인이 개입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청소년의 인터넷게임 과몰입이나 중독을 예방하고자 하는 것으로 이러한 입법목적에는 정당성이 인정되며, 회원가입 시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얻도록 하는 것은 이러한 목적을 달성함에 있어 적절한 수단이다.

또한, 동의확보 조항은 가정에서 대화를 통해 청소년의 인터넷게임 이용 여부 및 이용시간을 결정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것으로서 청소년의 게임이용에 대한 다른 법적 강제수단들이 이러한 자율적 노력을 완전히 대체할 수도 없다. 그리고 만 18세 미만의 청소년들의 대부분이 독립적인 경제적인 능력이 없어 유료아이템 구매 등과 관련하여 범죄에 노출될 우려가 높은 점을 고려할 때, 만 18세라는 기준 역시 과하다고 볼 수 없으며, 법정대리인이 동의를 위하여 제공하여야 하는 정보를 최소화하고, 동의의 방법을 다양화하는 등 이로 인한 기본권 제한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들이 충분히 마련되어 있으므로 침해의 최소성을 갖추었다. 또한 청소년들이 인터넷게임에 과몰입되거나 중독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얻어지는 사회적 비용의 절감, 청소년이 건전한 인격체로 성장함으로써 얻어지는 사회적 이익과 같은 공익이 매우 중대함을 고려할 때, 법익의 균형성에도 위배되지 아니하므로, 동의확보 조항은 청소년인 청구인의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2. 재판관 김창종, 조용호의 반대의견

청소년의 인터넷게임 과몰입 및 중독은 각 가정의 자율적인 규제와 자정 기능이 국가의 개입에 우선하는 영역이므로, 게임사이트 회원가입 시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법으로 강제하는 것은 그 자체로 부모의 자녀교육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고, 동의의 의사를 표현한 성인이 인터넷게임을 이용하고자 하는 청소년의 실제 법정대리인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가 마련되지 아니한 이상, 법정대리인의 지도를 강제하는 실효적 수단으로 기능할 수도 없다. 따라서 동의확보 조항은 입법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절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설령, 인터넷게임 이용내용이나 이용시간과 관련하여 법정대리인의 개입을 강제할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할지라도, 게임산업법과 청소년 보호법이 이미 강제적 셧다운제, 인터넷컴퓨터게임시설 출입시간 제한 등과 같은 여러 가지 제도를 시행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회원가입 단계에서 일률적으로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얻도록 하는 것은 이중적이고 과도한 조치임에 틀림없고, 법정대리인이 인터넷게임 이용 자체에 대해서 동의하는 경우에도 개인정보의 제공을 꺼려 동의를 망설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만 16세 이상 만 18세 미만의 사람들에 대해서까지 일률적으로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받도록 하는 것은 청소년들의 자기결정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므로, 동의확보 조항은 침해의 최소성 및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지 못한 것이다.

Ⅲ. 검토

1. 제한되는 기본권

본인인증 조항 및 동의확보 조항이 청구인의 일반적 행동자유권과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제한하는 것은 명확하다. 헌법재판소는 표현의 자유에 대해서는 직접 제한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에 대해서는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 보호영역과 중첩된다는 이유로 따로 판단하지 않았다.

하지만 인터넷게임물도 영화, 만화, 소설 등과 마찬가지로 표현물이므로 표현의 자유가 제한될 수 있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2011년 폭력 비디오게임물도 표현의 자유의 보호를 받는다고 판시한 바 있다(Brown v. Entertainment Merchants Association, 131 S.Ct. 2729). 표현의 자유를 절대적으로 보호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는 미국 헌법의 해석을 그대로 따를 필요는 없지만, 표현의 자유를 제한되는 기본권으로 이해하는 것은 우리 헌법에서도 가능하다. 다만, 인터넷게임 사업자가 이러한 주장을 하였다면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지만, 청구자는 이용자이므로 그의 입장에서 보면 놀이할 자유가 사안과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고 또 침해의 정도가 큰 주된 기본권이다.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을 부수적이라고 판단한 것은 타당하다.

반대의견은 인간의 삶에서 놀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일반적 행동자유권의 내용으로 ‘놀이할 자유’ 내지 ‘놀 자유’를 헌법상 권리로 처음 명시하였다. 반대의견의 지적과 같이, ‘놀이를 즐기는 행위에 대하여 국가가 특정한 정책적 잣대를 내세워 지나치게 간섭하고 개인하는 것은 놀이의 본질을 훼손하여 인간의 자유를 억압하고 결과적으로 문화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해칠 위험이 있(으므로)’ 이에 대한 제한의 정당성을 검토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한편 청소년이 주로 인터넷게임을 하는 장소인 집은 대표적인 사생활 영역이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1969년 Stanley v. Georgia 사건에서 밝혔듯이 개인이 집에서 무엇을 보던, 무엇을 읽던 국가가 관여할 바가 아니라는 점을 생각하면,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 침해 여부를 판단하는 이상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침해 문제를 따로 판단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가벼운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 성폭력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조항에 대한 위헌소원사건(헌재 2012. 12. 27. 2011헌바89)에서 헌법재판소는 제한되는 기본권을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외에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및 인격권으로 파악한 바 있다.

2. 헌법 제34조 제4항과 위헌 심사기준

법정의견은 헌법 제34조 제4항을 국가의 청소년 보호의무 조항으로 이해한 후 게임법상 동의확보 조항이 국가의 청소년 보호의무의 일환으로 마련된 제도이므로 동의확보 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를 심사함에 있어서 이러한 사정을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이러한 태도는 지난해 강제적 셧다운제 근거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2011헌마658·683(병합) 사건에서도 나타났다.

법정의견은 헌법 제34조 제4항으로 과잉금지원칙의 심사기준이 어떻게 변경되는지 분명하게 밝히지는 않았다. 청소년의 복지향상을 위한 정책을 어떻게 실시할지에 대하여 입법 재량이 인정된다고 보면, 침해의 최소성 판단 단계에서 완화된 심사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적정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

그러나 위 조항은 청소년의 경제적·사회적 이익 향상을 위한 과제를 국가에 부여한 국가목표조항으로, 청소년의 기본권을 증강하기 위한 목적으로 헌법에 규정된 것이지 청소년의 기본권을 제한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된 것이 아니다. 대상 결정처럼 청소년의 복지향상을 위한 국가목표조항을 근거로 청소년의 자유권을 제한하는 입법의 위헌성 심사를 완화하는 것은 잘못이다. 다만, 청소년이나 여성의 복지 향상을 위한 국가의 정책으로 부득이하게 다른 사람의 자유권이 제한될 경우 그 위헌성 심사에서 위 조항과 같은 국가목표조항은 완화된 비례성 심사의 논거가 될 수 있다.

3. 국가 후견주의

법정의견은 인터넷게임의 중독성이 높으며, 이로 인하여 개인과 가족과 사회가 파괴되는 심각한 해악이 발생하고, 특히 청소년의 인터넷게임 이용은 부모의 관심만으로 적절히 규제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태도는 과거 강제적 셧다운제 사건에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났다.

그러나 반대의견이 적절히 지적한 바와 같이, 인터넷게임뿐 아니라 영화, 드라마, 음악, 만화, 소설 등 모든 문화콘텐츠의 소비, 즉 놀이는 재미를 추구하기 때문에 몰입의 경향이 나타난다. 문제는 어느 정도의 몰입을 병리현상으로 ‘과’몰입 내지 중독으로 판정할 것인가에 있다. 이는 원칙적으로 개인과 부모가 판단할 문제이며, 국가가 함부로 재단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과거 학교 정화구역 내 극장 금지 사건에서 헌법재판소가 적절히 판시한 바와 같이 “청소년은 부모와 국가에 의한 단순한 보호의 대상이 아닌 독자적인 인격체”이며, 청소년도 “자유롭게 문화를 향유할 권리”를 보유한다(헌재 2004. 5. 27. 2003헌가1 등). 청소년의 미흡한 부분을 보완하는 것은 부모의 몫이다. 청소년에 대한 교육은 “부모의 천부적인 권리인 동시에 부모에게 부과된 의무”로서, “부모의 교육권은 다른 교육의 주체와의 관계에서 원칙적인 우위를 가진다(헌재 2000. 4. 27. 98헌가16 등)”.

부모가 자녀의 인터넷게임 접근이나 이용에 대하여 어떠한 태도를 취할 것인지는 부모의 교육철학에 기반하여 부모와 자녀 간의 대화를 통해 해결하여야 할 문제이며, 그러한 자율적인 규제와 자정 기능에 앞서 국가가 먼저 개입할 문제가 결코 아니라는 반대의견이 더 설득력이 있게 들린다. 강제적 셧다운제, 본인 인증제, 동의 확보제 등 온갖 방법으로 인터넷게임을 규제하고도 청소년 보호라는 명분으로 이를 정당시하는 태도가 다른 놀이 분야로 확산될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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