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노래를 잘 부르지는 못하지만 노래 부르는 것을 즐겨하는 편이다. 그래서 가끔 친구들이나 친지들과 얼큰하게 소주 한잔을 걸치고 나면 노래방에 가서 어울려 노래를 부르는 것을 즐겨한다.

젊은 시절에는 듀엣 ‘어니언스’의 노래를 즐겨 불렀는데 그 중 특히 ‘편지’라는 노래를 즐겨 불렀다. ‘편지’의 가사에는 젊은 날, 사랑 때문에 아파했던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기에 그랬던 것 같다.

요즘에는 특별한 애창곡 없이 트로트, 발라드, 팝까지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골고루 부르는 편이다. 지난해 말에 누군가 노래방에서 가수 류계영 선생의 ‘인생’이라는 노래를 불렀는데 그 노래의 가사가 마치 내 자신의 과거를 그대로 노래한 것 같아 내 마음에 깊숙이 다가왔다.

가사 전문은 다음과 같다.

‘운명이 나를 안고 살았나 / 내가 운명을 안고 살았나 / 굽이굽이 살아온 자욱마다 / 가시밭길 서러운 내 인생 / 다시 가라하면 나는 못가네 / 마디마디 서러워서 나는 못가네 / 지는 해에 실려 보낸 내 사랑아 / 바람처럼 사라져간 내 사랑아 / 아-사랑이여 눈물이여 / 묻어버린 내 청춘아 / 사랑은 다시 오라 나를 부르고 / 인생은 눈물 되어 나를 떠미네’
가사 중 내 마음을 흔들어 댄 소절은 ‘굽이굽이 살아온 자욱마다 / 가시밭길 서러운 내 인생 / 다시 가라하면 나는 못 가네 / 마디마디 서러워서 나는 못 가네’이다.

사람들은 흘러간 과거에 대하여 아련한 연민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과거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아름다운 과거’ 혹은 ‘과거가 정말 좋았어’ 이러한 말들을 흔히 한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나의 유년과 청소년 시절은 가정사와 가난으로 인한 상처투성이로 얼룩져 있기에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은 과거일 뿐이다. 지금의 삶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과거와 비교해 보면 그런대로 행복한 삶이다.

‘승무’라는 불후의 명시를 남긴 청록파 시인 고 조지훈님께서 “내가 수많은 시를 썼지만, 대중가요 가사 안에 인생이 너무나도 잘 표현되어 있다”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고 조지훈님의 말씀대로 대중가요 속에는 우리네 삶의 역정과 희로애락이 잘 배어져 있기에 직업과 학력 노소를 초월하여 대중가요를 즐겨 부르는 것이다.

지금도 가수 류계영이 부른 ‘인생’이라는 노래의 선율이 머릿속에 자꾸만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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