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는 기쁨에 대하여 생각해보았습니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면 제일 먼저 무엇이 떠오르십니까? 그것이 현재 자신의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근심이 먼저 떠오른다면 근심에 사로잡힌 사람이요, 설렘이나 기쁨이 떠오르면 기쁨을 누리는 사람입니다.

내게 있어서 기쁨은 대부분 예기치 못한 선물을 받았을 때 마음 속에서 희열이 일어나는 현상으로 나타납니다. 그래서 기쁨은 나에게 선물입니다. 위 선물의 범주에는 대가 없이 받는 물건이나 서비스 또는 교감 그리고 성취 등을 모두 포함시키고 싶습니다. 자본주의 속성에 따라 값을 치르고 물건을 사는 것은 선물이 아니고 이것은 단순한 가치의 교환에 불과합니다. 당연히 받는 것은 선물의 명목으로 주었더라도 선물이 아닙니다. 그것에는 권리의식이 있을 뿐 예기치 못한 기쁨이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도 나는 권리가 아닌 선물을 좋아합니다. 이 기쁨을 바라는 마음은 공짜를 바라는 마음이 아닙니다. 내게 값없이 내려주는 기쁨을 받고 그 하루를 감사하게 보내는 것입니다.

기쁨을 나누어 추억해 보았습니다. 내게는 관계의 기쁨이 가장 강렬하였고 그 다음이 성취의 기쁨이었고 안전과 평화의 기쁨이 그 다음 순서로 이어졌습니다.

관계의 기쁨에 관하여 사춘기 시절의 짝사랑, 청년시절의 풋사랑과 결혼의 기쁨을 생각하면 우리가 관계형성을 얼마나 사모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어떤 직업을 갖는지도 이 기쁨에 해당합니다. 다양한 멤버십과 동창회 또는 동호회 활동이 이 범주에 속합니다. 이 기쁨은 얼마나 가치 있는 사람과 유대관계를 갖는지에 달려있습니다. 그런데 이 관계의 기쁨을 자신의 노력으로 얻을 수 있었나요? 성취의 기쁨은 젊은 시절에는 야망으로 표현되었습니다. 학창시절 ‘Boys, Be ambitious!’라는 문구를 써놓고 기뻐했던 사람이 이에 속할 것입니다. 하면 된다고 말하고 꿈은 이루어진다고 주장하는 것들입니다. 그런데 이 성취는 사실 야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성취의 비밀을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습니다. 나의 노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런 저런 이유로 지금은 소소한 성취를 꿈꿉니다. 일상에 빠져들수록 일상의 성취를 소원하게 됩니다.

안전과 평화의 기쁨은 어떻습니까? 사실은 이것이 가장 원초적인 기쁨입니다. 그런데 이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람으로서는 안전과 평화의 기쁨이라는 것이 매우 작은 선물에 호들갑을 떨고 있는 모습으로 취급될 수 있습니다. 공기를 마시는 것이 그토록 기쁜 일이란 말인가? 내 집에서 잠자는 것이 행복의 요소라고요? 이 당연해 보이는 것을 당연하게 보자면 마치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른다고 끝없이 낙관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죽지 않을 것 같은 삶입니다.

정말 내일마다 내일의 태양이 떠오른다고 믿어도 될까요?

이 세 가지 기쁨은 일상에서 느끼는 안전과 평화의 기쁨, 자신의 소원을 이루는 성취의 기쁨, 자신의 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관계의 기쁨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 기쁨에 대하여 바라보는 관점입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선물을 감사해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여건과 환경을 진정으로 감사할 때 기쁨의 샘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선물로 주어진 기쁨을 매순간 확인할 때 우리는 평화를 누리고 소원을 이룰 것이며 가치 있는 사람들과 함께 삶을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내가 누구인지를 아는 사람이 계속 나로서 존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쁨을 누리기 위해서는 마음 속에 기쁨이 솟아나는 샘을 간직해야 합니다. 마치 씨를 뿌리고 열매를 맺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우리는 마음 속의 샘에서 기쁨의 물을 길어 올리기 위해서 우선 그 샘터인 마음을 정결하게 하여야 합니다. 기쁨을 끌어올리는 두레박도 깨끗하게 해야 합니다. 기쁨의 샘에 맑은 물이 고였을 때 비로소 이를 마음 밖으로 길어 올려야 합니다.

그런데 기쁨의 샘을 덮는 엉겅퀴가 있습니다. 기쁨을 덮는 것은 근심입니다. 근심을 걷어내지 못하는 경우 기쁨의 샘에 도달할 수 없습니다. 근심은 본질이 없는 허상에 불과하지만 기쁨을 막을 수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근심과 기쁨을 동시에 가질 수 없습니다. 마치 어둠과 빛이 공존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 같습니다.

이와 같이 기쁨을 고찰하면 기쁨에 도달할 수 있을까요? 몸짱 만들기 또는 몸매 만들기 책을 읽고 있으면서 그 상상만으로 목표에 도달하려는 것과 같은 이치겠지요.

마음의 기쁨은 현실입니다. 이제 우리의 일상에서 근심의 엉겅퀴를 걷어내고 기쁨의 샘을 발견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각자의 소원에 따라 안전과 평화, 성취 그리고 건강한 관계 속으로 들어가시기를 바랍니다. 그 뜻을 이루어주시는 신에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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