킨텍스 임창열 대표이사

아시아에서 4번째이자 국내 최대 전시컨벤션센터인 킨텍스의 임창열 대표이사가 대한변협을 찾았다.

대한변협은 지난 12일 오전 8시 역삼동 변협회관 중회의실에서 ‘한국경제와 지도자의 리더십’을 주제로 제44회 변협포럼을 개최했다.

임 대표는 경제부총리, 언론사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지난 2002년 경기도지사로 재임할 당시 고양시에 킨텍스를 유치한 장본인이다.

임 대표는 한국경제에 대한 우려의 뜻을 내비추며 강연을 시작했다.

“평생 경제 문제를 다뤘기 때문에 저 나름대로 한국경제에 대한 애정도 많고 발전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그러나 요즘의 한국 경제를 보고 있자니 걱정이 많이 됩니다. 외환위기가 온 것은 아니지만 경제전망이 그다지 밝지 않아 구조적으로 빠져나올 수 없는 경제수렁에 들어가기 전에 미리 고민을 하고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한국경제의 잠재성장률은 1980년대에는 10%대였으나, 현재는 3%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2%대까지 하락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어 “신성장동력을 찾지 못하면 한국경제는 추락할 것이라는 경고를 결코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이대로 두었다가는 외환위기보다 더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게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외환위기는 정부, 국회, 노조, 금융 등 모두 제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맞닥뜨렸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또한 경제를 살리려면 각 분야의 리더십이 발휘돼야 하는데 현재는 경제를 살려야겠다는 리더십이 실종된 듯 합니다”라고 말했다.

임 대표는 수도권 규제에 대해서도 자신의 의견을 쏟아냈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수도권 규제 완화가 꼭 필요하다는 것.

“이미 외국에서는 수도권 규제가 인구 증가를 막지 못하고 경제를 악화시킨다는 이유로 규제를 없애고 있는 추세입니다. 수도권 규제는 기업들에게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 투자를 강요하는 것으로서 기업들의 선택권을 뺏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어 “대통령은 규제완화를 외치지만, 정작 행정부에서는 규제를 만들고 있습니다. 규제 중 80%는 행정부가 완화할 수 있는 것임에도 국회 핑계를 대고 있지요. 2000년 한국에서 해외로의 투자규모는 62억 달러, 외국에서 한국으로의 투자규모는 152억 달러였으나 2013년에는 350억 달러, 140억 달러로 역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라면서 “기업들은 국내규제가 심하다 보니 국내투자를 포기하고 모두 해외로 나가고 있습니다. 이는 일자리 유출, 세금 유출을 야기시키며 경제성장률을 낮추고 있는 원인 중 하나이지요”라고 설명했다.

임 대표는 유로존 경제위기 중에서 유일하게 약진 중인 독일의 사례를 예로 들며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노동시장의 유연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요즘 비정규직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 이것은 노동시장의 경직성 때문이며 우리나라도 해고의 자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독일은 2000년대 들어 노동개혁을 실시했습니다. 경제가 살아난 것도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확보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노동개혁이 시행된 이후 정권이 바뀌었지만 노동개혁을 이어나갔다는 점 또한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한국과 중국, 일본을 비교하기도 했다.

“중국과 일본이 있었기 때문에 기술습득, 수출 등 긍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었지만 한중일 관계가 무한경쟁으로 돌아서며 상황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우리나라는 수출 위주의 국가로서 자동차, 철강, 선박 등 주요산업이 중국에게 역전되면 수많은 중소기업까지 피해가 갈 우려가 큽니다. 기술은 일본에, 제조경쟁력과 시장규모는 중국에 치이는 등 한국이 제일 불리한 위치에 있어 어떻게 하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지 직시하고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입니다.”

이어 “킨텍스는 코엑스 면적의 3배로 대한민국 전시장의 40%를 차지하는 대한민국의 대표 전시장입니다. 그러나 중국 푸동에는 킨텍스 면적의 2배인 전시장이 마련되어 있고 신공항 옆에 또 전시장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우리나라는 규제때문에 세계의 큰 전시회를 유치하기가 어려운 반면, 중국은 전시산업에 적극 투자하고 있어 국제 전시산업에서도 중국에 밀려 점차 경쟁력이 없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또한 중국의 실리콘밸리인 준관총을 언급하며, 우리나라도 스톡옵션 제도를 만들어 중소기업에 인재가 갈 수 있는 길을 터주자고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임 대표는 법조인들에게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대한민국 경제에 앞장서야 할 국회가 경제 살리는 법을 막고 규제법을 양산하는 등 대한민국 경제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법조인들이 입법발의되는 법을 엄정하게 평가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법이 무엇인지, 발굴하고 여론화하여 국민이 심판하게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킨텍스를 아시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전시장으로 만들고 싶다는 임 대표의 바람이 이뤄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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