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자격 취득 방식이 로스쿨 수료 후 변호사 시험 통과로 변경되는 과정에서 드러난 과도기적 문제점 중 하나가 변호사들 간 화합이 안 된다는 점이다. 이 문제는 특히 39기부터 43기 사이의 사법시험 출신 변호사들과 로스쿨 1기부터 3기 사이의 변호사자격시험 출신 변호사들 간에 불거지고 있다. 2017년 이후 폐지가 예상되어 있는 사법시험의 존치를 위하여 이미 4개의 법안이 국회에 발의중인 상황에서 이번이 사법시험 존치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마지막 시기라는 인식이 팽배하였고, 48대 대한변협 협회장 선거에서도 사법시험 존치 이슈가 가장 최전선에 등장하기도 하였다.

이번 선거에서 특이한 것은 이들 변호사들은 4명의 후보 각각에게 ‘사법시험 존치’와 관련된 입장이 무엇인지 선택을 하도록 하고, 가장 강력한 입장 표명을 한 후보를 중심으로 표를 몰아주기로 논의하였다는 점이다. 4명의 후보들 역시 이른바 소위 충성표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차원에서 이들이 요구하는바 대로의 입장 표명을 하였으며, 그 가운데에 어느 후보가 더 ‘진정성있게 입장을 표명하였는지’가 또 다른 이슈로 자리매김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이는 결국 2015년 1월 12일 기호 1번 하창우 후보가 협회장으로 당선됨으로써 일단락 짓게 되었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부터 시작인 것 같다. 45일의 선거기간 동안, 사시출신 변호사들의 커뮤니티인 ‘사시사랑’과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의 커뮤니티인 ‘로이너스’에 올라 온 글들의 90% 이상이 선거관련 이슈였을 뿐 아니라, 이들 글의 대다수는 각 ‘상대 변호사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안 된다’는 취지로 작성된 것들이어서 현재는 그 적대감의 수준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2013년부터 새로이 도입된 대의원 직선제와 관련하여 각 커뮤니티 별로 경쟁이라도 하듯 대의원 출마를 독려하는 조직적 움직임도 그런 맥락에서 살펴보아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남이 아니다. 안 그래도 척박하고 힘겨운 법조시장에서 이런 식으로 변호사들끼리 반목하고 불통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 신임 협회장의 당선을 계기로 새로운 법조시장의 화합과 소통의 장이 펼쳐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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