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卽生 必生卽死)’ 죽고자 하면 살 것이고,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다. 한국 영화계 최초로 누적 관객 수 1700만명을 가뿐히 돌파한 영화 ‘명량’의 이순신 장군이 보여준 ‘리더십’이다. 충무공(忠武公) 이순신 장군의 위기 돌파를 목적으로 한, 강한 카리스마와 진정성, 전략적 사고를 갖춘 리더십이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암흑같은 법조시장에 반드시 필요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얼마전 2만번째 회원이 탄생한 변협은 2년마다 몸살을 앓는다. 2013년 1월, 60년 변협 역사상 최초로 직선제 회장이 선출되었을 때 절정을 이루는가 싶더니, 올해도 그 움직임이 만만치 않다. 일련의 후보군들이 벌써부터 페이스북 등 SNS를 이용해 잠재적 유권자들을 겨냥한 댓글달기에 나섰고,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세력들이 청년 변호사들의 게시판에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한다.

차기 협회장이 누가 될지 변호사들만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대법원, 법무부, 국회 그리고 언론사에서도 신경을 바짝 쓰는 느낌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법조 3륜의 한 축인 대한변협이 대법원이나 법무부가 추진하는 정책이나 국회의 움직임에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 자신들과 협력할 것인지 아닌지에 따라 이해관계가 달라지고, 성패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문제는 대한변협이 진정으로 원하는 리더는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가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속에 갇혀 있는 청년 법조인들의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사람, 멈추지 않는 유사직역의 공격에도 굴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회원들의 권익을 대변할 수 있는 사람, 반드시 풀고 넘어가야 할 사법개혁도 등한시하지 않고 법치주의가 튼튼하게 뿌리내리도록 신선한 해법을 제안할 수 있는 사람, 인권과 공익의 수호자로서 사회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변협이 해야 할 일은 앞장서서 처리할 수 있는 사람 등, 2만명 회원의 수장으로서 협회장은 그 어깨가 무겁다.

바야흐로 선거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필사즉생 필생즉사’의 심정으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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