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사회 운동연합 상임대표 신 영 무 변호사

 

 신영무 변호사(사시 9회)는 전 협회장 즉, 대한변협 제46대 협회장이다. 그는 2013년 2월에 협회장 자리를 지금의 위철환 협회장에게 넘겨주었다. 보통 협회장 자리를 후임에게 넘겨주면 거의 언론에 등장하지 않는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고, 보통은 반 은퇴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영무 전 협회장은 바쁘다. 작년 4월 IPBA(Inter-Pacific Bar Association) 회장에 취임하였고, 또 작년 5월에 공익사단법인 서울국제중재센터(이사장 신영무)의 문을 열었다. 법무법인 세종의 창립자로서 은퇴하더니 올 초 후배와 함께 법률사무소 신&박을 삼성동 KT&G 빌딩에 개소하였고, 올해 4월 각계의 인사들과 함께 ‘바른사회 운동연합’을 출범시키면서 시민사회운동을 시작하였다. 그는 지금 명예로운 은퇴의 수순을 밟는 것이 아니라 청년변호사로 변신하여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다시 시작하는 분위기다. 그의 행보가 궁금하여 한번 만나봐야지 했는데 얼마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는 최고의 영예인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수상했다. 그 축하 인터뷰를 핑계로 하여 신영무 전 협회장을 만났다.

 

국민훈장 무궁화장 수상을 축하드린다.

대한변호사협회장 임무를 “무사히 잘 수행하였다, 수고했다”는 의미로 정부에서 준 상이라고 생각한다. 2년간 열심히 일했고, 도와준 분들에게 감사한다. 주위에서 많이 도와주어 임무를 잘 마친 것에 고맙다는 말이다(웃음). 세상에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몇 개나 되겠나.

협회장으로서 스스로 가장 만족스러운 업적은 무엇인가?

대한변협 협회장 선거의 직선제를 실현시킨 것과 대한변협의 독자건물을 마련하여 서울회 건물로부터 독립 이사한 것이다. 요즘 위협회장이 아주 열심히 하는 것을 보면서 전국 회원들이 직접 뽑은 직선제의 힘이 아닐까 생각한다. 좀 더 어깨가 무거울 것이다. 그 직선제 협회장이 내가 추진하여 이전한 강남 국기원 사거리 지금의 대한변협빌딩(풍림빌딩)에서 즉, 서울회 건물에서 독립하여 별도의 건물에서 업무를 시작한 것은 후일 대한변협의 역사속에서 조망해 보면 둘 다 무척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협회장을 마치고 많은 사회활동을 하신다. 무엇이 주업인가?

IPBA회장은 1년간 하고 캐나다의 빌 스캇 회장에게 넘겨 주었고, 서울국제중재센터는 비록 내가 씨는 뿌렸으나 후배들의 몫이다. 앞으로 내 인생의 마지막 사업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려는 것은 지난 4월 24일 출범시킨 바른사회 운동연합을 통한 시민, 사회운동이다. 이미 많은 사회의 원로들과 평범한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법무법인 세종’의 창업자이니, 세종에 고문으로 있으면 80세까지는 편하게 여생을 보낼 수 있겠지만, 제2의 인생을 보람있는 일을 하며 보내고 싶어 작년 8월말에 세종을 떠났다. 조그만 법률사무소를 열고, ‘바른사회 운동연합’도 출범하여, 현재 약 7할의 시간은 후자에 할애하고 있다. 이 나이에 법률사무소를 새로 연 것은 가능하면 누구에게도 신세를 지지않고 사회를 위하여 봉사를 좀 해볼 마음 때문이다.

바른사회 운동연합의 창립취지문을 읽었다. 마치 일제시대의 안창호 선생의 의식개혁운동같은 포괄적인 시민운동같은 느낌이다. 한마디로 뭘 하자는 것인가.

누구에게나 균등한 기회가 주어지고, 열심히 일한 만큼 정당한 보상이 주어지는 사회가 바로 우리가 추구하는 ‘바른사회’이다. 바른사회는 법치주의의 확립 없이는 불가능하다. 법치주의는 부패하지 않은 깨끗한 정부 하에서만 가능하다. 그동안 너무 앞으로만 나라가 달려오다보니 공교육이 무너져 양질의 교육을 받을 기회가 저소득층에는 막혔고, 청년들의 꿈도 희망도 없어졌다. 열심히 자기 책무를 다하는 것보다, 크게 한건하자는 주의가 만연된 것이 아닌가 걱정된다. 이 모든 것이 세월호 사태 등에서 보듯이 법치주의가 무너져서 아니 법치주의가 제대로 확립되지 않아서 생긴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법조인을 포함하여 모두들 법치주의를 말로는 이야기하고 있지만 많은 분들이 그 진정한 의미를 제대로 모르는 것 같다. 진정한 법치주의를 확립하여 기회의 균등, 열심히 일한만큼 보상 받을 수 있는 사회를 이루어 보자는 사회운동을 이 나이에 시작한 것이다. 나는 그 절박함을 느낀다. 그래서 나라도 나서야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것이다.

정부 또는 대기업 지원 요청 안 하고, 운동에 동참하는 사람들 10만명의 1만원 회비로 운영하겠다는데 너무 이상론 아닌가.

쉽지 않을 것이고, 그래서 걱정이 된다. 우리가 하려는 바른사회운동은 정부로서도 하기 힘든 일이다. 적어도 10만명 정도는 회원이 모여서 목소리를 함께 해야 사회에 조금이라도 변화를 가져올 힘이 생긴다는 뜻이기도 하다. 정부 돈, 대기업 돈 받아서는 이 사회에 진정한 시민운동을 한다고 믿어줄 것인가? 또 중요한 사회문제가 생길 때 필요한 직언을 할 수가 없다. 진정성을 가지고 하나씩 성과를 내어간다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겠는가! 바른사회는 ‘법치가 확립이 된 사회’이고 또 우리의 운동은 진정성과 신뢰를 바탕으로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그 진정성과 신뢰를 보여주면 사람들이 감동하고 결국은 동참하리라고 생각한다. 박 공보이사도 동참해라.

링컨을 미국 공화당의 대통령후보로 만드는데 크게 역할은 한 1860년 2월 27일 쿠퍼유니언에서의 연설에서 그는 “정의가 가장 큰 힘을 만든다(right makes might)”는 유명한 말을 했다. 이때 링컨이 말한 정의는 노예해방, 사회의 통합, 연방제의 유지가 아닌가 생각한다. 나 역시 그 말을 믿는다. 다만 이 시대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정의는 ‘반부패와 법치’ ‘돈과 권력 앞에서 지킬 수 있는 양심’ ‘진정성과 신뢰’가 아닌가 생각되고, 이들이 가장 큰 힘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세월호 참사로 아직도 사회가 분열하는 것은 그 참사를 해결하려는 정부나 정치인들에게 국민이 그 진정성과 신뢰감을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 운동의 진정성과 신뢰가 확보되면, 또 나의 진정성을 더욱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게 되면 언젠가 그것이 힘, 10만명의 회원이 동참하는 힘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이미 우리활동에 관심을 갖는 분들이 많고 순수하게 모금된 금액이 1억2000만원 정도이다. 시작이 좋다.

우리 모두 법치주의의 진정한 의미를 제대로 이해 못하고 있다고 일침을 주셨는데 본인이 생각하는 법치주의는 무엇이고, 왜 중요한가?

바른사회 운동연합의 창립심포지엄에 참석한 싱가포르 수석검사장이 중국 한나라 ‘회남자’에 나오는 한무제의 법치주의에 대하여 이야기하는데 깜짝 놀랐다.

기원 전 122년에 한고조 유방의 손자인 유안(劉安;회남왕)에 의해 저술된 회남자(淮南子)에서 “권력의 성패는 권력자에게 달려있다. 줄자(Ruler)로 똑바르게 재면 나무도 똑바르게 자를 수 있다. 그것은 누군가가 특별한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이 아니라, 줄자를 정확하게 대면 그렇게 되도록 ‘통제’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만약 권력자가 진실 되고 올바르게 잣대를 적용하면, 곧은 선비가 일을 맡게 되고 간신들은 숨게 된다. 바르지 못한 권력자가 집권하여 잣대를 자의적으로 적용하면 간신들이 득세하고 충신들은 숨게 된다. 사람들이 옥석(玉石)을 쪼개지 않고 참외나 박을 쪼개는 이유는 무엇인가? 왜냐하면 옥석은 너무 단단해 감히 쪼갤 생각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줄자로써 높낮이를 바로 잡듯이 통치자가 올바르고 공평한 태도를 지니고 있다면, 악한 마음을 품고 접근하던 신하들은 오히려 계란으로 바위를 치고 물속에 불을 던지는 꼴이 된다. 그러므로 영왕(靈王)이 허리가 가는 여인들을 좋아하자 백성들 가운데 끼니를 줄여 스스로 굶는 자들이 생겨났으며, 월왕(越王)이 용맹함을 칭찬하니 국민들이 모두 앞 다투어 죽음을 무릅쓰고 사지(死地)로 나아갔다”고 쓰여져있다. 이는 권력을 잡은 통치자가 하기에 따라 백성들의 풍속과 행동양식을 쉽게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우리사회를 지탱해야 하는 공직자들이 청렴결백하고, 사심없이 법과 원칙을 적용해야 하는데, 과거 제멋대로의 임금처럼 자(ruler)를, 있는 눈금대로가 아닌 제 기준대로 마음대로 사용하여 세월호 참사가 생기고, 빈부의 격차와 사회갈등이 심해지고, 우리사회 젊은 사람들이 꿈을 잃고 열심히 실력을 쌓고 자기 향상노력을 하기보다는 권력이나 사회적 영향력 있는 쪽에 줄을 대려는 풍조를 조성하게 된 것이 아닌지 반성을 해봐야 한다. 법조인들의 책임이 막중하다. 사회의 생명력을 유지하는 요체는 바로 그 자(ruler)를 제대로 사용하는 것 법치주의의 확립이고, 법치주의는 부패의 척결없이는 불가능하다. 김영란법이 속히 원안대로 통과되어야 한다는 것, 또 신뢰할 수 있는 공정한 수사를 담보하기 위해 독립된 수사청을 설립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 바른사회운동연합이 추구해가는 운동이다.

인터뷰 하는 내내 나는 그의 저 열정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궁금했는데, 인터뷰가 끝날즈음 그의 진정성이 열정의 원동력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의 진정성과 열정이 이 인터뷰 기사를 보는 많은 사람들에게 제대로 전달되기를 바라면서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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