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름지기 휴가는 가족 모두가 떠나야 제 맛. 그런데 아이들이 쑥쑥 자라다보니 쉽지 않은 일이다. 어른 사정, 애들 사정 따지다보면 부득이 뿔뿔이 흩어져 보낼 수밖에 없는 경우도 발생한다. ‘떠날 땐 말 없이….’ 들뜬 마음과 미안한 마음에 조용히 사라졌지만 휴가지에서 돌아오는 발걸음은 괜히 무겁다. 집에 남아있던 가족을 위해 한손에 작은 선물 봉투라도 들어보자. 현관 문 열기가 훨씬 덜 부담스럽다. 남쪽 다도해의 풍광에 푹 빠졌다면 통영의 오미사 꿀빵이나 진주의 수복찐빵을 챙겨보라는 것이다. ‘방콕’가족들의 마음을 달래주며 휴가지의 기분을 조금이라도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전국 각지에 흩어져있는 ‘선물용 별미 맛’을 간단하게 소개한다. 잘 기억해두면 여행길이 아닌 출장길에서 돌아올 때도 요긴할 것이다.

# 횡성의 심순녀 안흥찐빵 = 강원도 시골 할머니의 거친 손맛이 느껴지는 찐빵이다. 원래 반죽을 온돌방에서 따뜻하게 발효를 시켜서 만들었다고 한다. 팥앙금을 매일 만들어 사용한다고. 1만원(20개). 033-342-4460.

# 경주의 황남빵 = 속에 단팥 앙금이 꽉 차있지만 너무 달지 않아 자꾸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1939년부터 3대에 걸쳐 내려오는 맛 때문에 경주를 찾는 관광객 필수품이 됐다. 1만6000원(20개). 054-749-7000.

# 통영의 오미사 꿀빵 = 튀긴 빵의 겉면에 물엿을 바르고 깨를 뿌린 것이 특징. 빵은 다소 퍽퍽한 기분이 들지만 물엿의 달콤한 맛이 달래준다. 팥소는 크게 달지 않은 게 매력적이다. 8000원(10개). 055-646-3230.

# 진주의 수복빵집 찐빵 = 찐빵 크기가 일반적인 것의 절반 정도로 작다. 먹는 방식도 독특한데 그냥 먹지 않고 팥물에 찍어 먹는다. 팥물의 당도가 센데도 뒷맛이 나쁘지 않다. 3000원(5개). 055-741-0520.

# 군산의 이성당 야채빵과 앙금빵 =한국 빵집의 역사관과 같은 곳. 1945년 문을 연 국내 최초의 빵집이다. 할아버지·아버지 등 윗세대들이 즐겨 먹던 야채빵(1400원)과 앙금빵(1200원) 등이 인기. 063-445-2772.

# 대전의 성심당 튀김소보로와 판타롱부추 = 대전의 랜드마크 빵집. 상호를 잊었다면 “따끈한 빵을 무제한 시식할 수 있는 곳”을 물으면 된다. 대표 제품은 튀김소보로(1500원)와 판타롱부추(1800원). 반반세트 1만900원(3+3). 042-256-4114.

# 제주 제일떡집 오메기떡 = 제주는 예로부터 쌀이 무척 귀해 차조가루를 뜨거운 물로 반죽해 만든 게 오메기떡인데 요즘은 찹쌀, 쑥 등도 넣고 팥고물을 듬뿍 묻힌 것이 특징. 3만원(50개). 064-732-3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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