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면이 바다인 한반도. 요즘은 도로 사정이 좋아져 산 속 계곡에 들어가 있다가도 마음만 먹으면 1시간 안에 넘실대는 바다를 만날 수 있다. 바닷가의 최고 별미는 역시 물회. 주로 동해와 남해, 그리고 제주도에서 즐겨 먹는데 횟감부터 차이가 있다. 휴가철을 맞아 보너스로 물회를 간단하게 소개한다.

속초나 강릉 지역에서는 하얀 속살에 쫄깃한 맛이 일품인 오징어 물회.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라고 하는 7번 해안 국도변의 영덕과 포항에선 도다리 또는 가자미 물회가 유명하다. 비행기를 타고 제주로 넘어가면 자리 돔이나 한치 물회가 있다. 요즘은 지역마다 전복, 해삼, 고동 등 고급 해산물을 추가해 만든 물회도 선보이고 있다.

본래 물회는 바닷가 사람들의 별미 음식이다. 육지 사람들이 먹는 냉국이랑 닮았다. 생선회에 야채나 배, 쪽파, 마늘, 생강 등을 넣고 깨소금을 뿌려 고추장을 듬뿍 넣어 비빈 뒤 찬물을 부어 말아 먹는다. 해장국처럼 술을 마실 때는 안주로, 마신 다음날엔 속 풀이용으로 먹기도 하는 ‘병 주고, 약 주는’ 아주 묘한 음식이다.

물회는 맛있게 먹는 법, 즉 ‘일타삼피 공략법’이 따로 있다. 우선 주문할 때 물은 붓지 말고 따로 달라고 할 것. 물회가 식탁에 오르면 일단 물 없이 고추장양념에 한동안 섞어준다. ‘치댄다’는 기분이 들 정도로 숟가락에 힘을 가해 생선살에 양념 맛이 배도록 한다. 3분가량 치댄 뒤 양념된 생선회를 눈대중으로 3등분 해 3분의 1은 그대로 먹는다. 1단계 회 무침으로 먹은 셈이다. 그러고 난 뒤 3분의 1은 더운밥 위에 올려 비빈다. 2단계 회덮밥으로 먹는 거다. 생선회가 더운 밥 위 올라가 살짝 익으면 회무침의 맛과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나머지 3분의 1에 물을 붓는다. 3단계에서 드디어 물회를 만들어 밥이나 국수를 넣어 시원하게 들이키며 마무리를 하는 것이다. 1타3피.

이 방법에 대해 이론이 있을 수 있다. 그런 분들은 ‘남의 집 제사상에 밤 놔라, 대추 놔라 하지 마라’는 것처럼 자기 식대로 먹으면 그만이다. 애당초 물회 육수를 만들어서 나오는 곳도 있다. 그래도 20여년 전 영덕에서 배운 뒤로 여러 사람들에게 가르쳐주고 잘 먹었다는 소리 많이 들었다.

# 서울과 수도권을 벗어난 지방의 물회 명물 맛집 5곳 = 강원도 고성 오성마을 ‘항구 횟집(033-681-0015)’, 강원도 동해시 묵호동 ‘부흥횟집(033-531-5209)’, 경북 포항시 북구 ‘별미복별미회(064-247-3727)’, 제주도 서귀포시 ‘공천포식당(064-767-2425)’, 전남 장흥 회진면 ‘우리횟집(061-867-5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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