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볕, 폭염, 무더위란 단어가 줄을 잇는 여름의 한복판에 들어섰다. 한번 발동 걸린 등줄기의 땀은 좀처럼 식을 줄 모른다. 이럴 때 ‘초스피드 더위 퇴치 한방’의 역할을 하는 게 빙수다.

어릴 적 초등학교 앞에도 여름이면 리어카 빙수장사가 등장했다. 아이스박스 안에 있는 얼음덩어리를 꺼내 녹이 쓴 파란색 빙수기에 돌려 얼음입자를 만든 뒤 그 위에 빨강, 노랑, 초록 색소를 뿌리고 단맛을 더해 팔았다. 1세대 빙수로 일명 식용색소 빙수였다.

교복을 입던 중고등학교 시절엔 학교 앞 분식점에서 빙수를 팔았다. 진한 우유 맛이 나는 연유, 알록달록 쫄깃쫄깃 젤리가 더해졌다. 보리 미숫가루까지 들어있어 가벼운 요기도 가능했다. 2세대 미숫가루 빙수다.

이후로 과일 등이 올라가더니 몇 해 전부터 단팥이 대세인 3세대 빙수시대가 됐다. 제빙기계도 좋아져 거친 얼음입자가 사라지고, 종이처럼 얇은 입자나 눈꽃처럼 부드러운 입자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단팥도 저가의 중국산 깡통제품 대신 국산 팥으로 손수 만들어 쓰는 게 기본이다. 그러다보니 한겨울에도 팥빙수를 판매하는 빙수전문점이 인기다.

젊은이들 사이에 ‘빙수 5대 천하’로 통하는 브랜드 5개만 기억해두면 “더위야, 물렀거라” 호령하며 올 여름 시원하게 보낼 듯하다. 점포가 본점 한 곳인 브랜드도 있지만 전국적으로 수백개의 점포망을 구축한 곳도 있다. 손가락 몇 번 누르는 스마트폰 검색 수고만 더하면, 가까운 곳의 5대 천하 빙수전문점을 어렵지 않게 찾아서 시원하게 맛볼 수 있다. 브랜드는 다음과 같다.

밀탑 = “넌 백화점에 쇼핑하러 가니? 난 빙수 먹으로 간다”란 유행어를 만들어냈을 정도.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02-547-6800) 외에도 신촌, 목동 등 다른 현대백화점 내에도 입점해 있다. 한 그릇 8000원.

동빙고 = 금강아산병원 건너편에 위치한 동부이촌동의 디저트 카페의 대표 브랜드. 값은 6500원. 단팥 추가비(2000원)를 받는다. 02-7947-1712.

옥루몽 = 눈꽃입자 속에 단팥을 숨겨 ‘2단 팥빙수’로 통한다. 이화여대 후문 건너편 신촌본점(02-312-0015)등 전국적으로 50여개 점포가 있다. 8000원

호밀밭 = 한산한 평일 오후에도 ‘30분 웨이팅은 기본’. 특이하게 ‘얼음 따로, 단팥 따로’로 내준다. 값(5500원)이 저렴한데도 단팥과 찰떡의 리필도 가능하다. 경의선 신촌역 M밀레오레 건너편에 위치. 02-392-5345.

설빙 = 빙수업계의 ‘아이돌’. 지난해 부산 시내에 첫 점포를 열어 1년 만에 전국을 접수했다. 모두 150개 점포. 우유 맛이 풍부한데다 인절미도 듬뿍 올라가 있다. 7000원. 서울건대 직영점 02-3409-5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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