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3일 아침 7시 30분 밤새 내린 비가 아침까지 이어진 궂은 날씨에도 한국법학원(서소문로 중부등기소 6층)에서 매년 한번씩 열리는 법학원 포럼이 개최됐다. 변협포럼이 매달 열리는 것과 달리 법학원 포럼은 1년에 한번씩 개최되고 있다. 이번에는 ‘화첩기행’으로 유명한 서울대 미대 김병종 교수가 강사로 나섰다.

한국법학원은 모든 변호사, 판사, 검사, 법학교수, 군법무관 등을 회원으로 두고 있는 최대의 법률가단체로 김용담 전 법원행정처장이 원장을 맡고 있다. 2년에 한번씩 한국법률가대회를 개최하고, ‘저스티스’란 학술잡지를 발행한다.

1년에 한번 있는 좋은 강의라 많은 법조인이 참석했면 했는데, 원로 법조인들을 중심으로 40여명 정도만 참석했다. 매달 변협포럼을 준비하면서 열심히 준비한 것에 비해 회원들의 참여가 저조한 것이 고민이었는데 법학원 포럼에서도 그런 고민이 느껴졌다.

이번 법학원 포럼은 전화위복이라고 참석한 사람에게는 특별한 시간이 되었다. 김병종 교수가 강연 시간을 착각, 1시간이나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최종고 교수와 이재후 전임 법학원 원장의 미니 특강을 덤으로 들었기 때문이다. 최종고 교수는 명성대로 아무 준비없이 법률가였던 괴테, 이연호 목사, 춘원 이광수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냈다. 그래도 강사가 도착을 하지 않아 전임 원장인 김앤장의 이재후 변호사가 강단에 올라 엄홍길 휴먼재단의 이사장으로 네팔에 학교를 지어주는 사업을 하게 된 경위를 훈훈하게 전해주었다.

한시간이나 늦게 도착한 김병종 교수는 말과 글, 그림을 다 잘하는 특별한 재주를 가진 그답게 ‘화첩기행’이란 제목으로 좋은 강연을 선물했다.
김용담 원장은 팔당에 김병종 교수가 지어놓은 함양당 한옥에 오늘 참석한 사람들을 초청하여 죄사함을 받으라고 농을 하시면서 흐틀러질 수 있는 포럼 분위기를 더 극적이고, 유쾌하게 이끌었다.

앞으로 한국법학원 포럼은 반드시 참석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예산이 대한변협보다 많지 않을텐데, 멋진 아침 도시락으로 젊은 법조인들을 유혹하였건만 나보다 젊은 사람이 적어서 아쉬웠다. 그분들과 대화 좀 나누면서 젊은 법조인들을 포럼에 끌어들이는 방법을 좀 찾으려 했더니, 시간이 늦어져 많이들 가서 그런 시간을 못가졌다. 그래도 특별하고, 행복한 포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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