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7일 화창한 토요일 아침, 인권과 공익 분야에 관심있는 멘티들이 서초동 검찰청 정문 앞에 모여 6명의 인권 멘토를 모시고 포천의 평강 식물원으로 일일 버스 투어를 떠났습니다. 인권에 대한 막연한 관심과 설렘만으로 인권법학회에 가입했지만 앞으로의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인권분야 법률실무에 대한 정보가 없었기에 대한변협에서 주최하는 이 버스 투어에 주저 없이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포천으로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신문과 인터넷에서 성함만으로 접했던 선배 변호사6분의 따뜻하고 치열한 격려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김종철 변호사님은 공익법 센터 ‘어필’을 창립하게 된 과정을 설명하며 멘티들에게 용기를 북돋아주셨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을 역임하신 김칠준 변호사님은 지금 시대는 제너럴리스트가 아닌 스페셜리스트를 필요로 하는 시대이며 현장에서 적어도 10년 이상을 누비는 행동하는 변호사가 되라는 충고를 해주셨습니다. 또한 당사자 입장 뿐만 아니라 그 다툼의 사회적 맥락까지 큰 시야에서 볼 것을 가르쳐주셨습니다.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을 맡고 계신 김남근 변호사님은 과거 부동산 상한제, 신용카드, 대부업법 사건부터 인권 현안까지 두루 설명해주셔서, 변호사의 활동은 사회를 바꿀 수 있으며 우리 예비법조인의 힘도 결코 미약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이동시간이 길었지만 잠시도 쉬는 시간 없이 변호사님들은 후배들을 위한 열강을 해주셨고, 옆에 앉은 멘토 변호사님은 따로 따뜻한 격려를 해주셨습니다. 평강 식물원에 도착한 후 가이드의 해설을 들으면서 5월의 창창한 하늘과 푸르른 숲을 보며 좋은 공기를 마시고 흙길을 걸었습니다. 공부로 지친 법학전문대학원생과 사법연수생들은 몸과 마음을 쉬었고, 함께 걷는 선배 변호사님들 옆에서 큰 위로를 얻었습니다. 법조인이 되기 위한 공부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힘든 과정을 버티고 난 후에는 멘토 변호사님들처럼 보람있는 일을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맛있는 산채 비빔밥으로 점심 식사할 때는 각자 자신이 지원하는 분야별로 멘토 변호사님과 팀별 집중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고 저는 공익인권법 재단 ‘공감’의 창립 멤버이자 장애인 인권 분야 전문가이신 염형국 변호사님께 고민을 토로하고 상담 받을 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특히 개별적 피인권침해자 구제 못지않게 제도 개선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고, 또한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의 인권에 대한 감수성도 중요하다는 것을, 인권 교육의 가치를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식사 후에는 근처의 산정호수로 이동하여 그곳의 멋진 경치를 감상하며 커피를 마셨고, 참여한 법학전문대학원생들과 연수생들이 선배님께 인사드리고 이야기 나누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대한변협 이주외국인 인권소위원회 위원장이신 위은진 변호사님은 인권업무에 관심이 있다면 반드시 공익재단 등에서 인권관계 소송만 담당할 필요는 없으며, 법무법인에 근무하거나 개인 변호사 사무소를 운영하면서도 얼마든지 이 분야에서 기여할 수 있음을 따뜻한 미소로 설명해주셨습니다.

빠듯한 일정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도 멘토 변호사님들은 저희들이 미리 작성했던 질문지에 대하여 자상하고 진솔한 답변을 해주셨습니다. 특히 여성변호사회 회장이신 이명숙 변호사님은 후배들의 질문-일과 육아의 양립-에 대하여 당신의 이야기를 가슴 뭉클하게 전해주셨고, 사회에 보답하는 마음가짐을 후배들에게도 훈훈하게 일깨워주셨습니다.

변협 인권이사이신 민경한 변호사님은 이 투어를 기획하셨고, 멘티들을 따뜻하게 챙겨주시며 저자 친필 사인을 하여 ‘동굴 속에 갇힌 법조인’ 책을 선물하셨고, 뒷풀이에서도 시원한 맥주를 사주시며 아낌없는 격려를 해주셨습니다.

그런데 행사 전, 이틀 사이에 일곱명이 신청을 취소하고 당일 두명이 연락도 되지 않았다면서, 이렇게 훌륭한 멘토들의 유익한 강의를 많은 사람이 공유하지 못함을 몹시 안타까워하셨습니다. 하지만 가을에 이런 자리를 한번 더 마련하겠다고 하셨으니 다음에는 더 많은 분들이 참가했으면 좋겠습니다.

바쁘신 중에도 토요일에 후배들을 위해 흔쾌히 참여해주신, 어지럽게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서서 마이크로 후배들에게 뜨거운 열정을 전해주셨던 멘토 변호사님들께, 그리고 인권 분야의 올스타 변호사님을 모두 망라하여 후배들에게 좋은 가르침의 기회를 마련해주신 대한 변호사협회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무쪼록 이 행사가 계속 이어져서 인권에 관심이 있지만 아직 망설이고 있는 많은 법조인과 예비 법조인들에게 용기를 북돋아주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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