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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바 통신]인권경찰, 유엔 인권이사회 특별절차 제도
조기중 주제네바 대표부 참사관  |  kjcho98@mofa.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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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7호] 승인 2014.06.02  10:4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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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8일 유엔 인권이사회는 이양희 전 아동권리위원장을 미얀마 인권 특별보고관으로 최종 임명하였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백충현 전 서울대 교수가 인권이사회 출범 이전인 1995년부터 1998년까지 아프간 인권 특별보고관을 역임한 바 있으나, 2006년 인권이사회가 출범한 이후에는 최초의 한국인 특별보고관이 탄생한 것이다. 특별보고관을 포함한 특별절차(Special Procedure) 임무 수임자(mandate holder)들은 해당 인권분야에서 최고의 지성과 전문성, 그리고 도덕성을 겸비한 전문가들로서 이들의 견해는 인권 보호 및 증진에 있어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주어진 임무분야에서 인권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인권침해 사건들을 객관적으로 조사하여 권고를 제시한다는 측면에서 이들을 인권경찰이라 불러도 좋을 것이다. 이번 기회에 더욱 많은 한국인 출신의 임무 수임자 배출을 기대하면서 유엔 인권이사회의 특별절차 제도를 상세히 소개해 보고자 한다.

현재 유엔 인권이사회는 총 51개의 특별절차를 설치하고 있는데, ‘특별절차’는 임무 범위가 정해진 기구(body)로서의 의미를 가지는 말이며, 이 특별절차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임명된 전문가를 통칭하는 의미로 ‘임무 수임자’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현재 설치된 51개 특별절차는 특별보고관(Special Rapporteur), 독립전문가(Independent Expert), 실무그룹(Working Group) 등 세 가지 형태로 존재하며, 이들 특별절차의 임무 수임자는 특별보고관, 독립전문가, 실무그룹 위원(member of the Working Gorup)으로 각각 호칭된다. 특별보고관이나 독립전문가라는 명칭이 붙은 특별절차의 임무 수임자는 1명이나, 실무그룹은 인권이사회 내에 존재하는 5개 지역그룹별(아시아, 서구, 동구, 아프리카, 중남미 그룹)로 각 1명씩의 위원을 임명하여 총 5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이러한 특별절차는 주어진 임무가 특정 국가의 제반 인권상황을 감시하는 경우 ‘국별 특별절차(country mandate)’, 전 세계를 대상으로 특정 분야의 인권상황을 감시하는 경우 ‘주제별 특별절차(thematic mandate)’로 구분한다.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은 국별 특별절차이고 인종차별 특별보고관은 주제별 특별절차이다.

특별절차 임무 수임자들의 임명 과정은 서류 접수, 협의그룹(Consultative Group)의 추천, 인권이사회 의장의 최종 후보자 임명, 인권이사회의 승인 순으로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인권이사회 의장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나 실질적으로는 서류심사와 인터뷰로 나뉘어 진행되는 협의그룹의 심사과정이 가장 중요한 관문이라 할 수 있다.

협의그룹은 서류심사를 통해 선정한 5명 정도의 후보자를 인터뷰하여 이 중 3명의 후보자 순위를 매겨 인권이사회 의장에게 추천하게 된다. 의장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협의그룹이 1위로 추천한 후보를 최종 후보자로 임명하며, 1위 후보가 논란이 있는 경우 2, 3순위 후보 가운데 최종 후보자를 임명하는 것이 관례이다. 이런 점을 고려해 볼 때 협의그룹의 서류심사와 인터뷰에서 사실상 최종 임명 후보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협의그룹은 서류심사와 인터뷰 과정에서 후보자들의 언어능력, 경력, 전문성, 업무능력, 도덕성 등을 꼼꼼히 따져 추천 후보자를 선정하게 되는데, 이러한 요소들은 하루 아침에 구비되는 것이 아니기에 평생 동안의 준비가 필요하다 하겠다. 어느 요소가 더 중요하다고 일갈하기는 어려우나 그래도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을 제공하자면 다음 사항들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첫째, 유사한 경력의 후보라면 국제 인권기구에서 경험을 축적한 전문가들이 선호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크고 작은 국제무대로 미리 눈을 돌려 경험을 축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이다. 둘째, 전체 임무 수임자들의 출신 지역 배분과 함께 성별 균형을 고려하므로 여성 전문가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셋째, 국제무대에서 임무를 수행해야 하므로 우수한 외국어 능력을 보유한 후보에게 방점이 찍히기 마련이라는 사실을 반드시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우수한 자질을 구비한 후보가 과거 부적절한 언행으로 인해 마지막 순간에 고배를 마시는 경우가 있으므로 보편적 인권 증진의 관점에서 일관성 있는 언행과 평판을 관리할 필요가 있겠다.

막중한 역할을 수행하는 특별절차 임무 수임자로 임명된다는 것은 세계 최고의 전문성과 도덕성을 겸비한 인권 전문가로 인정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개인적인 영예이기도 하거니와 국가로서도 매우 자랑스러운 일이다. 유엔 인권이사회의 특별절차에 국내 법조인들과 인권 전문가들이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여 한국 출신의 임무 수임자들이 많이 배출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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