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가 중국으로부터 건너왔다는 것에 대해 토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정작 중국 본토에 가서 만두(饅頭·만터우)를 시키면 우리의 만두랑 전혀 딴 형태다. 속 알맹이(만두소)가 하나도 없는 밀가루 찐빵이다. 속이 없으니 맛은 꽝이다. 중국에선 식사 때 볶은 채소 같은 반찬이랑 함께 먹는다.

그럼 중국엔 속없는 만두만 있느냐, 그건 아니다. 알차게 속을 채운, 맛이 짱인 것이 무진장이다. 그런데 이름이 다르다. ‘바오쯔(包子)’와 ‘교자(餃子)’로 나뉘어 불린다. 바오쯔는 만두피를 오므릴 때 복주머니처럼 마무리한 것이고, 교자는 송편처럼 양옆으로 소를 감싼 것이다. 여기에 하나를 더한다면 새우 등 해산물을 얇은 피로 싼 홍콩식‘딤섬’까지 더해질 수 있다. 그러니 우리가 말하는 만두의 개념은 속 없는 만터우가 아니라 소가 가득한 바오쯔나 교자, 딤섬을 의미하는 셈이다.

지하철 신당역과 청구역 중간 골목길에 위치한 ‘바오쯔(02-2236-0111)’. 간판 귀퉁이에 작게 쓴 ‘만두전문점’이란 글씨가 바오쯔 상호보다 더 강하게 머릿속에 각인된 곳이다.

일단 간판 메뉴인 바오쯔(킹사이즈 2,000원/개)부터 주문. 다진 고기랑 양파, 파, 부추가 들어간 소, 우리네 찐빵을 닮은 만두피. 흠 잡을 것 없는 편안한 맛이다. 다음은 교자, 찐만두다. 소는 둘째 치더라도 입에 짝짝 달라붙는 찰진 만두피가 일품이다. 한 입에 먹기 아까워 반으로 갈라 입술에 닿는 촉감을 즐긴다. 군교자가 궁금하다. 군만두라고 하는 철가방표 튀김만두가 아니다. 바닥은 굽고, 위쪽은 찐 일본식 교자다. 아삭아삭 씹히는 아랫부분과 부드러운 윗부분이 입 속에서 ‘따로, 하나로’를 번갈아 하면 먹는 즐거움을 배가 시킨다.

이어지는 딤섬은 새우 살이 통통 튄다. 어릴 적 가지고 놀던 얌체공이 입 안으로 들어온 기분이다. 배가 찰 만큼 찼지만 식사 메뉴인 만둣국을 빼고 갈 순 없는 일. 파가 듬뿍 올라가 상큼한 맛이 좋다. 국물은 심심한데 감칠맛은 가득하다. 한입 크기의 만두는 피가 살짝 두꺼워 수제비 기분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반전은 만두 속에 숨어있던 쌀국수. 찰진 쌀국수의 포만감으로 한 끼 멋지게 마무리된다. 와인 보관창고 같은 반 지하 홀 공간도 재미나다.

가격은 만두별로 5000~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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