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재조 법조인으로서 최대의 영예는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다. 판사 출신이라면 대법원장 혹은 헌법재판소장이 되는 것을, 검사 출신이라면 검찰총장 혹은 법무부 장관이 되는 것 정도일 것이다.

대법원장이 되든, 헌법재판소장이 되든, 혹은 검찰총장이 되든, 법무부장관이 되든 여러 단계의 엄격한 검증 절차를 거쳐 후보자로 추천 되어야 하고, 국회 인사청문회라는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참으로 험난한 길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런 험한 과정을 뚫고 그 직에 올랐다고 해서 만사형통은 아니다. 검찰총장이나 법무부 장관의 경우 제대로 임기를 채우거나 국민으로부터 칭송받고 격려 받는 인물이 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2일 황찬현 감사원장, 문형표 보건복지부장관, 김진태 검찰총장을 정식 임명했다. 이들의 임명을 둘러싸고 여야 간에 오고간 당리당략과 정쟁의 결과물은 이제 돌이켜 보더라도 여전히 부끄럽다. 하지만,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고 더 이상 시끄러운 소리로 국론을 분열시켜서는 아니된다.

감사원장이나 보건복지부 장관의 임명보다 우리에게 더욱 의미가 있는 것은 김진태 신임 검찰총장의 향후 거취다. 한상대 전 검찰총장의 사퇴에 이어 국정원 대선 개입 수사를 둘러싸고 벌어진 검찰 수뇌부의 동상이몽과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식논란 및 검찰 내부 조직의 항명 사고 등 총체적 난국에 빠진 조직을 하루빨리 추스르고 정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전 검찰총장의 비정상적인 사퇴 이후 위계질서가 무너지고 검찰 조직 내부에 치유될 수 없는 금이 그어진 것을 어떻게 봉합 할 것인지도 문제이다. 올해 법조계 최대 이슈의 80%가 검찰과 관련된 이슈라는 분석도 있고, TV나 라디오, 신문 등 어느 한 곳 눈길을 돌려 검찰 얘기가 나오지 않는 날이 없을 정도라는 사실에서 할 말을 잃는다.

갈 길이 멀다. 신임검찰 총장은 기대반 우려반으로 국민이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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