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지역 최초의 중재심리 전문시설인 공익사단법인 서울국제중재센터가 문을 연지 어언 5개월이 되었다. 센터 내 사무국도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공식웹사이트(www.sidrc.org)와 홍보브로셔가 제작되는 한편, 입주가 예정된 외국 중재기관들도 속속들이 직원을 파견(홍콩국제중재원: HKIAC)했거나 조만간 파견할 예정(런던중재법원: LCIA, 싱가포르국제중재원: SIAC)이다.

서울국제중재센터는 전 세계 유례없이 국가 주도가 아닌 대한변호사협회, 대한상사중재원, 서울시, 법무부 등 여러 기관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설립되었다는 데 그 의의가 매우 크다.

중재심리를 진행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중립성이 보장되고 외부의 영향 없이 독립된 법인으로서 각종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재제도 자체가 가진 특성상 법원이 아닌 사건 당사자들의 편의를 위해 중재센터의 위치 또한 주변환경 및 교통에 각별히 신경을 썼다.

현재 서울국제중재센터는 서울의 중심부라 할 수 있는 종로구 종각역 6번 출구 앞에 자리 잡고 있으며 국내 최대 규모의 원스톱(One-Stop) 외국인 전용 종합서비스를 표방하는 서울글로벌센터빌딩 11층에 위치해 있다.

센터 내에는 대형심리실 1개, 중형심리실 1개, 소형회의실 2개, 중재인실 그리고 5개의 사무실이 있으며 설계단계에서부터 중재 및 ADR(대체적 분쟁해결제도)분야 실무가들의 의견을 직접 받아 사용자 친화적인 내부 인테리어를 자랑한다. 대형심리실에는 75인치 Full HD LED 스크린으로 보다 선명한 화질의 화상회의시스템과 화자추적카메라 등 최첨단설비를 구비하고 삼성 스마트 태블릿 PC와 애플사의 아이패드 미니를 나란히 배치하여 센터의 특성을 상징화하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지난 5월 27일 개소이래, 국내 대기업과 다국적제약회사 간 국재중재사건을 비롯하여 미국법인, 로펌, 국제중재실무회 등에서 개최하는 다양한 세미나와 포럼 등을 유치하는데 성공하였다. 센터를 방문하는 내방객도 홍콩 법무장관 등 각국 인사부터 기업, 학계, 외국 중재기관 관계자, 로스쿨 학생까지 다양하다. 센터에 대한 관심은 오히려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뜨거워서 방문객의 80%가 외국인이다.

그러나 이러한 관심만으로 센터의 성공을 담보하기는 어렵다. 서울국제중재센터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아이쇼핑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구매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아직 홍보가 미약하고 재정자립도가 낮은 상태이기 때문에 센터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각계각층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수적이고 부족한 인적·물적 기반이 다져져야 한다.

동북아 국제중재의 허브로
한국이 국제중재 허브로 발돋움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2012년 1월 인천 송도에 국제중재 모델법 등 국제거래 규범을 정립하는 UN 산하 국제기구인 유엔국제상거래법위원회(UNCITRAL) 아·태 지역사무소가 설립되었고, 세계은행 기업환경 평가에서 ‘계약 분쟁해결절차 분야’ 세계 2위를 차지하는 등 국내 법률 서비스 수준에 대한 대외적인 평가는 매우 높다.

또한 한·미 및 한·EU FTA 발효 이후 본격적인 법률시장 개방으로 다수의 해외 로펌 진출 등 국제적 법률서비스 제공 기반이 확충되었으며 동북아 중심에 위치한 서울의 지정학적 이점 및 첨단 정보통신 인프라 발달 등 글로벌 스탠다드를 주도하는 법률서비스 토대가 성숙되었다고 할 것이다.

무엇보다 국제중재분야에서 우리나라 변호사들의 실력은 외국 유수의 중재기관에서 한국 변호사들이 연이어 중재인으로 선정되는 등 빛나는 활약상을 통해 증명되고 있다. 이제는 이러한 모든 요소들을 서울국제중재센터의 성공적인 발전을 위해 집약시킬 때이다.

이를 위해서 필자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누구에게나 첫 걸음이 있다. 아이들이 태어나고 처음 걸음마를 떼면 모든 부모들은 열광한다. 그 한 걸음을 위해 아이 자신이 흘린 땀과 노력 그리고 수천 번의 연습 뒤에 부모들의 진심어린 응원이 있었음은 자명하다. 막 첫걸음을 내딛은 서울국제중재센터가 국제무대에서 힘차게 뛸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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