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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고등법원 원외재판부 설치에 관하여
임현일 변호사·경기북부회  |  fullofpassi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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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9호] 승인 2013.11.04  11:5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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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 서울고등법원에서 조정기일이 있어 의뢰인에게 출석하라고 연락을 한 적이 있었다. 조정절차를 마치고 나서 의뢰인과 점심을 먹었는데, 나이가 비교적 많았던 의뢰인은 서울에 있는 아들 집에서 자고 아침에 법원으로 왔다고 했다. 의뢰인은 포천시 이동면에 거주하는데, 집에서 이동면 중심지까지는 버스를 타고 가고, 이동면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동서울터미널까지 온 다음 지하철을 타고 법원까지 오면, 대기시간과 이동시간을 합쳐서 4시간 넘게 걸려 집에서 바로 오기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의뢰인의 말을 듣고 공익법무관으로 창원에서 근무할 때 창원지방법원에 부산고등법원 원외재판부가 생겼던 일을 떠올리며, 경기북부 지역 주민들의 항소심 재판을 받을 권리에 대하여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고등법원 원외재판부는 항소심인 고등법원의 재판사무를 그 관할구역 내의 지방법원 소재지에서 처리하게 하는 재판부이다. 법원조직법에 의하여 대법원 규칙 개정으로 설치가 가능하게끔 되어 있고, 1995년 이후로 광주고등법원 전주 원외재판부 및 제주원외재판부, 대전고등법원 청주 원외재판부, 서울고등법원 춘천 원외재판부, 부산고등법원 창원 원외재판부가 설치되어, 지역 주민들의 재판 받을 권리가 보장되고 있다.

현재 본원이면서도 고등법원 또는 고등법원 원외재판부가 없는 지역은 수원 인천 의정부 울산 등 4곳에 불과하며 수원의 경우 고등법원 설치를 위하여 활발한 유치 활동을 하고 있는 바, 수원 인천 의정부 등 경기 지역의 약 1200만명과 인천의 약 300만명 등 약 1500만명에 대한 고등법원 사건에 대하여 서울특별시를 포함하고 있는 서울고등법원에서 모두 처리한다는 것은 지나친 집중이고 비대화되어 있는 것이다.

즉, 서울고등법원 한 곳에서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과반을 넘는 서울·경기 지역의 모든 고등법원 사건을 처리하는 것은 업무의 효율성은 물론이고 민원인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아니한 것이므로 마땅히 권역별로 고등법원이 분산되어 사건 처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 의정부지방법원이 관할하는 경기북부 지역은 다른 어떤 지역보다도 고등법원 원외재판부의 설치가 필요함에도, 누구도 관심을 가지거나 그 필요성을 주장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법원 사법연감에 의하면 2011년 의정부지방법원과 고양지원에서 항소 또는 항고되어 서울고등법원으로 가는 사건이 1000건이 넘는다. 이미 원외재판부가 생긴 다른 지역에 비교하면 고등법원에서 처리되는 사건수가 결코 다른 지역에 뒤지지 않는다.

특히 경기도의 한강 이북 지역인 경기북부 지역(의정부지방법원이 관할하는 강원도 철원군 포함)은 서울 면적의 약 10배에 이르는 광활한 지역으로, 전국 5위에 해당하는 약 350만명이 거주하고 있는데, 접경지역이라는 제한 때문에 개발이 제대로 되지 않아 전국 최하위 수준의 도로보급률을 기록하고 있고, 원거리 대중교통망도 타 지역에 비하여 잘 발달되어 있지 않은 실정이다. 또한 비슷한 규모의 경기남부나 강원도 등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비교해 보아도, 지원급 이상의 법원은 본원인 의정부지방법원과 지원인 고양지원 2개뿐이어서, 경기북부 지역 주민들은 사법기관 접근성이라는 부분에서 다른 지역과 차별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경기북부에서 가장자리에 해당하는 강원도 철원이나 경기도 가평 연천 파주시 문산읍 등에서 서울고등법원까지는 약 100km 정도가 되는 거리로, 이는 1심 합의부 사건의 항소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고, 비교적 인구가 밀집되고 서울과 가까운 의정부시 고양시 남양주시 지역도 서울고등법원이 위치한 강남까지의 상습적인 도로정체로 이 지역 주민들은 접근성 면에 있어서도 상당한 불편을 느끼고 있다.

우리나라 헌법은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기본권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러한 재판받을 권리가 실질적으로 보장이 되려면 국민 누구나 쉽게 법원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원외재판부는 대법원규칙 개정만으로 설치할 수 있고, 기존 지방법원 공간에 비하여 추가되는 공간이나 인원이 그리 많지 않아, 비용 대비 편익으로 평가하여도 설치의 필요성이 쉽게 인정될 수 있다. 특히 경기북부 지역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원외재판부의 설치로 인하여 얻게 되는 편익이 다른 어떤 지역보다도 높으므로, 더욱 더 설치의 필요성이 요구되는 것이다.

지난 9월 울산시에서는 부산고등법원 원외재판부 유치를 위하여 울산광역시민 120만명 중 10만명의 서명을 받아 청원서를 대법원과 국회에 제출한 바 있고, 경기북부지방변호사회에서는 최근 특별위원회를 설치하여 본격적으로 서울고등법원 의정부 원외재판부 유치 운동을 시작하고 있다. 위 두 지역에서의 원외재판부 유치운동이 결실을 거두어, 국민의 항소심 재판을 받을 권리가 실질적으로 보장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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