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원 전국은행연합회 회장

제31회 변협포럼이 17일 오전 대한변협 중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이번 포럼에서는 박병원 전국은행연합회 회장이 ‘고용우선의 경제 운용’을 주제로 강의했다.


“경제정책 국장을 맡았을 당시 제조업에서의 고용이 10년째 줄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제조업과 농업에서만 매해 일자리가 12만개씩 없어지는 거예요. 우리나라 경제가 정상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1년에 3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생겨야 합니다. 그러면 농업과 제조업을 제외한 나머지 서비스업 등에서 해마다 42만개씩 일자리가 늘어나야 한다는 거지요.”

박병원 회장은 경제성장에 가장 중요한 것은 젊은이들의 고용이 증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든 경제문제의 뿌리에는 청년층의 고용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계층간 양극화 문제도 같습니다. 젊은이들이 취직을 못하면, 결혼도 못하고 주택문제도 해결이 안 되고, 또 이것은 내수침체 문제로 이어져 자영업의 침체까지 불러옵니다. 복지나 실업수당도 증가하게 되죠. 결국, 모든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이어 박 회장은 고용문제에 있어 보이는 부분만 보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고용문제는 겉에서는 보이지 않기 때문에 그 심각성을 알기가 어렵습니다. 매달 발표되는 고용지표에는 지난달의 일자리가 전년대비 46만개가 늘었으니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고용통계는 일주일에 1시간이라도 임금을 받고 일 한다면 집계 대상입니다. 아르바이트도 모두 포함된다는 겁니다. 모든 것이 합쳐져 일자리가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이것은 바람직한 일자리 창출이 아닙니다. 우리나라 연령별 취업자 수를 보면, 10~30대는 줄고, 50대 이상은 늘고 있습니다. 이것은 사회복지 서비스 분야의 고용률이 늘어난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50대 이상 여성들이 사회복지사, 요양사 등 사회복지 서비스 분야에서 많이 활동하기 때문입니다. 이분들도 보통 파트 타임으로 일하고 있죠. 바람직한 고용은 아닙니다만, 많은 수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는 것 중 하나입니다.”

또한 고용문제 해결 방안 중 하나로 외국인 투자유치를 들었다.

“우리나라 모 기업이 해외 10여국에 공장을 지으면서 그 나라 법률, 은행서비스 등을 이용했어요. 그 나라에 일자리가 늘어난 것은 당연하고요. 우리나라가 외국에 투자를 했을 때 외국의 일자리가 늘어나듯이,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투자를 했을 때 우리나라의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기업이 돈을 벌 수 있는 여건을 만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제자유구역, 동북아 금융의 허브가 되겠다 외치고 있지만 외국 자본을 유입해 투자를 받기에는 규제가 너무 많다는 겁니다. 현재 중동지역 금융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는 두바이는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외국 자본을 유입하는 경제성장정책을 추진한 나라입니다. 두바이는 외국법과 외국 금융감독규정을 적용했을뿐아니라 선진국 자본 유치를 위해 그 나라의 모든 생활 서비스를 받아들였습니다. 그 결과 두바이는 세계 25대 금융회사 중 21개를 유치하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추가 유치는커녕 오히려 잃고 있습니다. 선진국의 생활서비스를 유치하고자 했지만 잘 되고 있지 않죠. 지금 우리나라의 미적지근한 경제자유무역으로 인해 뛰어난 법률, 금융서비스가 활용되지 못하는 것이 무척 아쉽습니다.”

박병원 회장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무슨 일이든 하겠다는 각오가 필요하다”며 “경제가 잘 되면 사회복지 지출 확대, 환경보존 위한 투자 확대 등 사회 문제를 완화할 방법이 생길 것”이라며 포럼을 마무리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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