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지방변호사회 회장 신숭현 변호사

지난 9월 28일에 열린 제7회 대한변호사협회장배 전국변호사 축구대회에 충북지방변호사회 소속 변호사들로 구성된 ‘FC충변(단장 최우식 변호사)’이 출전해 10개 팀 중 공동 6위를 차지했다. FC충변은 이번이 첫 출전임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적을 거둬 신숭현 충북지방변호사회장이 그토록 강조하던 충북회 소속 변호사들의 소통과 화합을 증명하는 계기가 되었다.

신숭현 충북지방변호사회장(사시 34회)은 푸근한 인상에 늠름한 풍채를 가진 사람이었다. 누가 봐도 호기로운 사나이라 회장이라는 명칭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변협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충청북도 청주에서 올라온 신 회장은 인터뷰 내내 화기애애한 웃음과 진지한 태도를 잃지 않으며 차분차분 회무와 회장으로서 역할에 대해 풀어나갔다.


“충북지방변호사회(이하 ‘충북회’)가 마주하고 있는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현안은 바로 고등재판부 증설입니다. 통계적으로 대전고등법원 청주원외재판부의 업무량은 타지방 재판부가 처리하는 그것에 비해 2배 이상, 심지어 3배에 이릅니다. 이는 곧 재판부의 부담으로 이어지게 되고 자칫 졸속재판이나 충분한 변론기회 제공이 어려워질 우려가 있습니다. 따라서 충북도민들의 재판받을 권리를 보호하고 변호사들의 변론권 보장을 위해서 충북회 임원진은 사회·언론단체와 연계하여 고등재판부 증설의 필요성을 홍보하고 장차 도민운동으로까지 확대시킬 생각입니다.”

충북회에 따르면 청주원외재판부의 항소심 사건은 2009년 571건, 2010년 682건, 2011년 712건 등 해마다 꾸준히 늘어 법관 1명의 연간처리사건이 183건에 달한다. 비슷한 규모의 부산고등법원 창원원외재판부와 광주고등법원 전주원외재판부 법관 1명의 연간처리사건 67.4건, 83.2건과 비교해도 배가 넘는다.

신 회장은 빛나는 눈빛으로 충북회가 당면한 현안에 대해 거듭 피력했다. 청주지방 고등재판부 증설은 곧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와 변호사의 변론권 보장을 기치로 하며 이는 위철환 대한변협 협회장과도 그 뜻을 같이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강조한다. 오랜 기간 고민해 온 듯 진중한 태도의 신 회장으로부터 충청도 특유의 뚝심과 열정을 읽을 수 있었다.

신 회장은 청주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법대를 나와 사법시험 34회로 법조계에 입문, 1995년 3월 충북변호사회 소속으로 개업해 지금까지 활동중이다. 이·취임식에서 신 회장은 “지역사회 현안에 대해 제대로 목소리를 내고, 회원들의 의견을 모아 변호사 업무영역 확대에도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초심 그대로 지금까지 그 신념을 묵묵히 지켜나가고 있는 것이다.

제24대 충북지방변호사회 회장으로 취임한 이래 지금까지의 소감을 묻자 신 회장은 ‘위기의 변호사’이야기부터 꺼냈다.

“이제 회장직을 수행한지 8개월째 접어듭니다. 정신없이 회무를 파악하고 한바퀴를 돌아온 소감은 지금 변호사들은 ‘위기에 빠져있다’는 것입니다. 변호사들 스스로가 자신을 방어하고 지켜나가야 합니다. 당사자들과의 관계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유사직역과의 관계, 사상초유의 변호사 감치사건 등이 발생한 상황에서 법원과의 관계를 제고하고 회원 전체와 대한변협이 함께 문제점을 공감하면서 변호사들의 정당한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규정과 체제를 정비해 나가야 합니다.”

변호사 개인이기 전에 충북회 전체를 아우르는 회장의 입장에서 보다 거시적인 시각으로 법조계의 현실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소통강화’ ‘전통유지’ 그리고 ‘전문성 확보’를 기치삼아 노력

신 회장은 ‘소통강화’ ‘전통유지’ 그리고 ‘전문성 확보’를 강조하며 실천방안을 강구해 오고 있다. 실제로 내부적인 소통을 위해 등산, 이사모(‘이웃사랑 변호사 모임’), 축구회(‘FC충변’) 등 각종 동호회 활동을 장려하고 신 회장 자신도 축구회를 제외한(웃음) 모든 동호회에 가입하여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외부적 소통을 위해서도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격식에 구애받지 않고 법원과 자주 대화하는 기회를 갖는 한편 의사협회, 문화단체, 유관기업 등 각계각층의 사회단체와도 교류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지역주민들과의 소통을 위해 청주 중앙공원에서 무료 법률상담 및 급식봉사활동을 펼치기도 한다.
또한 전통유지는 인위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선배변호사로부터 후배변호사에게 자연스럽게 계승되는 것이라고 믿는다. 따라서 서로 자주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 곧 전통유지를 위한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후배변호사는 어떤 모임이든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항상 배우는 자세를 갖추어야 합니다. 또 선배변호사는 마음을 열고 후배들을 감싸주고 안아주는 자세가 필요하죠. 이러한 선후배간 소통을 통해 법률문화와 법정예절 그리고 상대변호사에 대한 예우가 자연스럽게 체득되는 것입니다.”

참 현명한 생각이다. 지금처럼 다양한 경로에서 변호사들이 배출되는 상황에서 어느 한 쪽을 배척하는 태도로는 상생이 요원하다. 전통유지를 위해서라도 신구 세력이 함께 호흡하고 대화하며 부대끼는 것만이 최선인 것이다. 혼자 고립되어 지내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신 회장의 말에 일리가 있다.

변호사들의 전문성 확보를 위해서 충북회 차원에서도 다양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자체적인 강의도 진행하지만 대한변협과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하고 있는 강의의 핵심을 요약하여 재전달하는데 중점을 둡니다. 강의의 질이 높기 때문에 더 큰 효과가 있습니다. 이 외에도 매년 충북변호사연수를 통해 변호사교육과 더불어 친목을 다지는 계기로 삼고 있습니다. 올해에는 평택에서 1박 2일간 전자소송, Law마케팅 강의 등을 시행하여 참석한 회원 및 가족 100여명으로부터 호평을 받았습니다. Law마케팅 강의의 경우에는 저도 참 재미있게 들었습니다.”

다만 지방회의 교육과 변호사 전문분야 등록제도와의 연계성이 낮은 것이 아쉬운 점이라고 평가했다. 요건을 완화하여 전문분야 등록의 문턱을 낮추고 하나의 지향점으로 삼을 수 있도록 한다면 더욱 많은 회원들이 하나 이상의 전문분야를 가질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마음으로 승복되는 대표성을 지닌 사랑받는 대한변협이 되기를

어느 회장이든 마찬가지겠지만 신 회장이 충북회를 비롯한 대한변협 회원들에게 갖는 애정은 그 누구보다 컸다. 인터뷰 말미에 지금의 대한변협에 바라는 점이 있는지 묻자, 현재도 협회장님과 집행부에서 너무나 잘 해주고 있다고 얘기한다. 다만 마음에 담아놓은 바람이 있다고.

“우리 대한변호사협회가 법조삼륜의 한축으로 그 자리를 공고히 하고 회원들의 정당한 이익과 관심사를 대변함으로서 전체 회원을 하나로 집합시킬 수 있는 사랑받는 대한변협이 되기를 염원합니다. 또한 누구나 참여하고 싶고 마음으로 승복되는 대표성을 지닌 대한변협을 만들어 우리나라의 법적 전통과 기본원리를 지켜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근간에 이루어진 다양한 제도들의 급격한 시행에 있어서 과연 그 과정에 우리 변호사들이 존재했는가, 충분한 견제와 균형이 이루어졌는가에 대한 질문에 우리 스스로의 성찰이 필요하다는 그의 말은 ‘위기에 빠진’ 우리들에게 던지는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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