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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법정 참관기-2]독일 법정의 증인 신문
최규호 변호사  |  cghlaw@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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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3호] 승인 2013.09.16  12: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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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인신문 전에 원·피고 측은 사전에 증인신문사항을 제출하지 않습니다. 무엇을 질문할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증인은 법정에 서게 되고, 즉석에서 판사, 양쪽 변호사의 질문에 대답하여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미리 신청한 원피고 측과 사전에 신문사항을 정하고 질문과 대답을 정하여 법정에 들어가므로 위증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독일과 같이 미리 어떠한 질문을 할지 제대로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중립적이라 할 수 있는 판사가 먼저 주신문을 한다고 한다면 위증의 가능성을 현저히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판사는 먼저 증인에게 현재나 과거의 원피고와의 관계를 묻고, 쟁점이 되는 사건 내지 사실관계에 대하여 증인이 서술형으로 설명하도록 질문을 합니다. 그리고 그의 증언이 끝나면 판사가 궁금한 것을 더 묻고, 이어서 증인을 신청한 당사자 측에서 신문하고, 반대편 측에서 반대신문을 합니다. 질문은 ‘00월 00일 합의가 이루어진 경위에 대해 말하세요’라는 서술형 식으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판사는 증인이 대답을 하면 판사가 그 증언의 내용을 요약하여 다시 판사의 구술로 작은 휴대용 카세트 녹음기(일반 카세트테이프보다 작은 마이크로 카세트테이프에 녹음하는 녹음기입니다)에 녹음합니다. 위 녹음내용은 나중에 증인신문조서에 기재될 내용입니다. 즉 증언의 내용을 판사가 정리하여 자신의 목소리로 녹음하는 것이며, 이는 속기사가 정리하는 우리나라와 크게 다른 점입니다. 판사는 질문은 녹음하지 않고 증인이 대답한 내용만 녹음하는데 질문과 대답을 모두 종합하여 증언의 내용을 녹음하였습니다. 판사의 주신문이 끝나면 그 증인을 신청한 측에서 보충신문을 하고, 그 다음에 반대 측에서 보충신문을 하였습니다. 위 보충신문의 증언 내용 역시 모두 판사가 정리·요약하여 녹음하였습니다.

저희 쪽 변호사가 신문하는 중에 새로운 자료를 제시하며 제출하자 판사는 상대방 측에 주기 위하여 법정 밖으로 나가 몇 부를 복사하고 돌아와 상대방 측에 주기도 하였습니다. 법원 측에서 사무관이나 실무관, 경위가 전혀 없어 어쩔 수 없이 판사가 직접 나가 복사를 해왔지만 어색하지 않았고 이상해보이지 않았습니다. 한번은 녹음기를 재생하여 녹음 내용을 확인하는 중에 녹음기가 말을 듣지 않자 재판장은 여러 차례 녹음기를 조작하더니 결국 15분간 휴정을 하고 녹음기를 바꿔오기도 하였습니다.

증인 한 사람에 대한 신문이 한 시간 반 정도에 걸쳐 진행되었고, 보충신문까지 끝나자 판사는 자신이 녹음한 내용을 휴대용 카세트로 틀어 양측 변호사와 증인이 모두 들을 수 있게 했습니다. 판사가 녹음한 내용을 듣는 데에도 5분 이상 소요되었고 저희 쪽 변호사가 한 단어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여 판사가 설명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렇게 증인신문조서에 기록될 내용을 즉석에서 양측과 증인이 모두 확인하게 하는 것은 정말로 부러웠고 우리도 도입해야 한다고 봅니다.

첫 증인의 증언이 끝났을 때 낮 12시였고 5분 정도 휴식시간을 갖고 곧바로 두 번째 증인신문으로 들어갔습니다. 이렇게 오후 5시까지 4명에 대한 증인신문을 모두 마쳤습니다. 증인신문이 끝난 후 판사는 5분 이상 양측의 변호사에게 말을 하였는데 우리나라와 달리 양쪽의 변호사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판사는 웃으면서 재판을 진행하였고, 전체적으로 재판 분위기는 밝았습니다. 그러나 결코 가볍거나 함부로 위증할 수 있는 분위기는 절대 아니었고, 판사의 권위도 충분히 서 있었습니다.

저희 사건은 양측의 서면 공방이 몇 차례 있은 후 재판장이 서면으로 양측의 주장에 대하여 타당 여부를 판단하여 알려주었고, 그 서면에는 ‘각 주장에 대하여 어떤 내용이 입증 되었는지, 부족한지, 원피고 중 누가 어떤 내용을 더 입증 해야 하는지’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기재되어 있어 당사자는 향후 소송준비를 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고, 이미 입증되어 더 이상 입증할 필요가 없는 것을 입증하는데 에너지를 소모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이것은 재판의 불의타를 막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독일의 증인신문을 보면서 가장 부러웠던 것은 미리 신문사항을 제출하지 않고, 법정에서 즉석으로 신문한다는 것입니다. 그럼으로써 진실을 말하게 유도하고, 위증의 가능성을 차단하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신문 종료 후 신문조서에 기재될 내용을 양측과 증인이 모두 확인할 수 있게 하는 것도 매우 바람직해 보였고, 또한 필수적인 조치라고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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