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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법정 참관기 - 1]판사를 마주보고 앉는 증인
최규호 변호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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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2호] 승인 2013.09.09  16:3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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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자문하는 한국 회사가 독일 기업을 상대로 물품대금 등을 청구하는 소송을 독일 하노버주 힐데스하임이라는 소도시의 법원에 제기하였고, 위 소송의 증인신문이 6월 24일에 있어 참관하고 왔습니다. 독일 현지 변호사님이 따로 있어 증인신문은 그분들이 하였고 저는 방청석에 앉아 있었습니다.

법정이 있는 건물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건물 1층 출입구를 통과해야 하는데 공항 탑승 검색대보다 엄중하게, 마치 미국 대사관에서 비자 받는 것처럼 삼엄한 분위기의 검색이 이루어졌습니다. 건물 안의 경비실에 앉아 있는 경비원의 지시대로 한 사람이 문을 열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모든 짐은 엑스레이촬영대에 올려져 엑스레이 촬영을 받고 가방을 열어 내용물을 일일이 모두 확인합니다. 사람은 사람대로 금속탐지기 검사를 받습니다. 그렇게 하여 한 사람의 검색이 완료되면 다음 사람이 그와 같은 절차를 시작하게 됩니다. 저희 일행 8명이 위 과정을 거치는데 10여분이 걸렸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법정 건물 안에는 다른 사람들은 거의 없었습니다. 입구에서 이렇게 철저한 보안검색을 하지만 막상 민사 법정 안에는 경위가 전혀 없었고 법정 밖의 복도에도 경위가 없었습니다.

저희 사건이 진행된 법정은 우리나라 소법정 정도 크기로 벽과 천장은 흰색과 검은색이었고, 바닥은 푸른색 카펫이었습니다. 법정 내부는 매우 단순했고 일반 회의실 내지 세미나실처럼 꾸며져 있었으며, 판사석 뒤의 벽면에는 독일 국기가 아니라 기하학적 무늬의 흰색 부조물이 인테리어로 부착돼 있었습니다. 천정도 아무런 장식이 없었습니다. 법대는 흰색으로 방청석보다 20cm 높게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특이한 것은 한쪽 벽 전체가 하단부터 상단까지 모두 유리창이었고 재판이 진행되는 내내 유리창으로 햇빛이 들어와 천정의 조명을 전혀 켜지 않고 재판이 진행되었습니다. 법정에 큰 창문이 있고 창밖이 모두 보이는 상황에서 재판을 진행하는 것은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방청석은 20석 정도로 2열이 배치되어 있고 법대에는 의자 5개가 있었고, 법대 앞에는 원고 측과 피고 측이 서로 마주보고 앉도록 테이블을 배치하였는데 원피고석은 각 4인용 테이블이었습니다. 마치 우리 형사법정에서 검사와 피고인 측이 마주 앉는 것과 같은 배치인데 원피고 측의 테이블간 거리는 1m 정도였고 판사를 기준으로 왼쪽에 원고 측이, 우측에 피고 측이 앉는 것이 특이했습니다. 증인석은 원피고석 가운데에 있고 판사를 마주보고 배치되어 있습니다. 원피고와 증인의 테이블은 위의 상판만 있고 앞판이나 옆판은 없어 앉은 사람의 다리나 구두 등이 모두 보였습니다. 원피고 석에는 당사자와 소송대리인 외에 원피고와 관련한 사람도 앉을 수 있는데 저희 사건에는 회사 주주도 앉았습니다.

법정에 법원에서는 판사만 입장하였고 그 외 법원사무관이나 실무관, 경위 등은 전혀 없었습니다. 또한 컴퓨터나 음향장비, 빔 프로젝터 등 일체의 전자기기가 없었고, 법대의 재판장 좌석에 설치된 마이크가 전자기기의 전부였습니다.

재판은 오전 10시에 시작되었는데 해당 법정에는 저희 사건 하나만 진행하는 것으로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재판은 매우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진행되었고 점심시간 없이 오후 5시경까지 계속 진행되었고, 중간에 5분, 15분 등의 짧은 휴식시간이 서너 차례 있었습니다. 재판이 시작되기 전에 양쪽 변호사들은 법정 밖에서 미리 각자 가져온 법복으로 갈아입고 법정에 들어갔습니다. 저희(원고) 측 변호사들은 물과 콜라 등 여러 병의 음료수와 종이컵을 갖고 법정에 들어갔고 재판 중 자유로이 마셨습니다. 7시간 동안 양쪽의 변호사들은 의자에 뒤로 기댄 채 마치 반쯤 누운 듯한 자세로 주로 앉아 있기도 하였고, 다리를 꼬기도 하는 등 매우 편안한 자세로 재판에 임했습니다. 저와 같이 간 일행이 방청석에서 음료수를 마시거나 팔짱을 끼거나 다리를 꼬고 앉았어도 될 정도로 법정 분위기는 자유로웠습니다.

증인은 네 사람이었는데, 세 사람은 한국인이고 영어로 증언하였고, 영어를 독일어로 통역해주는 통역사를 법원 측에서 배치하였으며 나머지는 독일인이었습니다. 증인은 선서를 하지 않았으며, 판사가 “최대한 기억을 되살려 진술하고, 만약 위증을 할 경우 제재(penalty)를 받을 수 있다”고 직접 경고 하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선서보다 판사가 직접 위증의 처벌을 경고하는 것이 위증을 예방하는데 효과적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증인석이 판사석 정면에 위치하고 판사와의 거리가 3~4m이고 그 사이에 아무것도 없이(우리나라처럼 사무관과 실무관이 앉아있지 않습니다) 판사와 직접적으로 마주보는 위치에 있어 판사의 면전 바로 앞에서 증인이 위증을 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

/ 다음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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