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대 국회의원의 임기는 2012년 5월 30일부터 시작되었다. 지난 1년은 아마 내 생애 가장 길고도 가장 짧은 1년이었지 않나 생각한다. 그 가운데서도 예산결산심사위원회 계수조정소위원회 위원으로서의 활동과 908개 마을 순회 간담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초선의원으로서 설렘과 기대, 당찬 포부를 가지고 시작했지만 6월경 불의의 사고로 아킬레스건을 다쳐 마음대로 활동할 수 없게 되었다. 왕성한 의정활동으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해야 할 것인데 그러지 못하는 것같아 답답한 마음과 조급한 마음이 가득했던 시기였다. 몸으로 뛰는 변호사시절의 습관이 남아 있어서 더욱 그러하였으리라. 그러나 오히려 초기의 이러한 어려움이 의정활동에 대한 열망과 열의에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책상머리에 앉아 차분하게 나의 4년 의정활동을 차근차근 계획하고 국회의원의 업무를 파악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거동이 자유로워지고 의정활동에 대한 파악이 어느 정도 이루어진 무렵인 11월 말 예산결산심사위원회 계수조정소위원회 위원으로 선정되었다. 두달 간 거의 의원회관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밤낮없이 정부 예산을 가지고 씨름하였다. 2013년의 경우 (국회가 국채 발행을 의결하지 않는 한) 지출의 규모가 342조5000억원 정도로 한도가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감액분을 한계로 증액을 시켜야 하는 상황이었다.

지출규모 삭감 조정에 들어갔고 ‘연례적 불용 이월이 반복된 일부지역의 SOC 사업’ ‘각 기관의 중복된 과다한 홍보비’ ‘국회의 결산심의권이 사실상 무력화되는 특수활동비’ ‘각 기관에 중복된 녹색성장, 한류, K-산업 등으로 대표되는 예산안’ ‘연례적 불용 이월이 반복된 일부 방위사업청 예산’ ‘중복이 심한 R/D 관련 예산’ 등을 집중적으로 삭감하려고 하였으나 쉽지 않았다.

또 하나 2013년 예산안 심사에서 특별한 점은 예산안 심의 중에 대선이 있었다는 것이다. 대선 이후 여야 간 대통령 선거에서 공약한 사항에 대하여 예산을 반영해야 한다는 요구도 추가되어 순감액도 별로 신통치 않은 상황에 그야말로 정책적 순증액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민주당은 국민의 채무로 귀결되는 국채발행을 막기 위해서 적정한 삭감액 속에서 대선 관련 공약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했고, 양당 예결위 간사는 추가 복지예산의 확보방안과 관련하여 ‘국채발행여부, 전체 감액규모의 조정’ 등에 대하여 장시간 협상하였다.

정치적 역학관계와 지역적 이해관계 등이 첨예하게 대립되었던 예산안 심사가 마무리 되고 국회에서 2013년 예산이 통과되자마자 2013년 1월 5일부터 약 2개월에 걸쳐 지역구 4개군(무주·진안·장수·임실) 36개면 908개 행정리(마을)를 순회하면서 간담회 겸 의정보고회를 열어 지역민들과 함께 호흡하는 자리를 가졌다. 지역구가 멀고, 넓다보니 908개 마을 순회 간담회는 녹록지 않았다. 그러나 반드시 주민과 소통하고 국정에 반영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농업정책 등 농촌과 지역현안에 대하여 의견을 청취하고 대안을 마련하고자 하는 자리를 꼭 만들고 싶었다. 가장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농촌 현장을 찾아다니며 주민들의 고충을 직접 듣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908개 마을 순회 간담회를 통해 제도와 정책의 미비도 문제이지만 국회 및 정부에서 여러 제도를 만들어서 시행을 하는 정책 집행 과정에서 제도가 변형되거나 수정되어 오히려 역효과가 나는 경우도 큰 문제임을 배울 수 있었다.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 지역민과의 스킨십의 중요성을 더욱 크게 느끼게 된 경험이다. 908개 마을 순회 간담회 이후 올해 7월 ‘진·무·장·임 4개군 농촌포럼과 합동토론회’를 개최하였고, 현재는 36개 읍, 면을 순회하며 6월 임시국회 주요 법안 설명을 비롯한 상반기 주요 의정활동 성과, 정국 주요 현안 대응 등을 심도있게 설명하는 ‘하계 의정보고회’를 계속하고 있다. 처음 국회의원이 되었을 당시의 포부처럼 앞으로도 여건이 허락하는 한 꾸준히 지역활동을 해 나갈 생각이다.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 우리 지역의 대표이기도 하지만, 국회의원으로서의 국민대표성 또한 열심히 수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 5월 민주당 원내부대표 겸 원내대표 비서실장에 보임되고, 7월에는 2007년 제2차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열람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그리고 최근 ‘민주주의 회복, 국정원 개혁’을 위한 민주당 장외투쟁 등으로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의 본분을 다 하기 위한 활동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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