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저지와’라는 한자 성어가 있다. 황허강의 신 하백이 처음으로 바다에 나와 그 끝없음에 놀라 탄식하자 북해의 신 약(若)이 ‘우물 안에서 살고 있는 개구리에게 바다를 이야기해도 알지 못하는 것은, 그들이 좁은 장소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당신은 지금 좁은 개울에서 나와 큰 바다를 바라보고 자기에 대해 알았기 때문에, 이제 더불어 큰 진리에 대하여 말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고 한다. ‘장자(莊子) 추수편(秋水篇)’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대한변협이 영국법정변호사회, 말레이시아변호사협회에 이어 홍콩사무변호사회, 미국변호사협회, 영국사무변호사회와도 청년변호사 연수 프로그램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한다. 2016년부터 법률시장 전면개방이 예정되어 있고, 해마다 2000명 가량의 변호사가 쏟아져 나오는 요즘,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 해외 법률시장과 적극적인 교류를 쌓는 것은 매우 고무할만한 일이다.

대한변협은 해외 변호사단체와의 교류와 국제 업무에 매우 공을 들여왔다. 이는 과거와는 달리 법조시장의 성격이 변했고 송무와 국내법조시장에만 의지해서는 법조계 전체의 발전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협회장이 국제회의에 참석하느라 너무 자주 자리를 비우는 것이 아니냐, 피같은 회원의 회비를 낭비하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그러나 협회장이 국제회의에서 얼마나 빡빡하게 일정을 소화하는지, 얼마나 알뜰하게 비용을 지출하는지, 해외시장에 진출할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인적 네트워크와 역량을 어떻게 모으고 있는지 등을 알게 되면 그러한 우려는 사라지게 될 것이다.

실제 해외 시장에서 우리 변호사들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대한민국 법조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가 많이 달라졌다. 2013년에는 서울 국제중재센터가 마련되었고, 대한민국 변호사가 IPBA(환태평양변호사협회) 회장으로 선출되기도 하였다. 정저지와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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