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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바통신]유엔 인권이사회 개인통보제도의 인권보호 기능과 법조계의 역할
주제네바대표부 이재완 참사관  |  jwlee91@mofa.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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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7호] 승인 2013.08.05  14: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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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7월 ‘유엔 강제실종 실무그룹’은 1969년 KAL기 납북과 관련한 개인 통보 사건에서 북한당국을 동 사건의 책임국가로 지정하고 황원(황인철씨의 부친)씨의 생사 여부를 확인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2012년 5월 유엔 자의적 구금 실무그룹은 신숙자씨(일명 ‘통영의 딸’) 모녀에 대한 개인 통보사건에 대해 신숙자씨 모녀가 1987년 이후 북한 내에서 자의적 구금 상황에 있었다면서, 이들을 석방할 것과 손해배상을 제공하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이 의견서는 이러한 자의적 구금이 북한 당국에 의해 조직적으로 발생하는 경우 ‘인도에 반하는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언급하고 있어 우리의 주목을 더욱 끌고 있다.

1980년 강제실종 실무그룹의 설치와 함께 등장한 유엔 인권이사회의 개인통보제도는 그간 국제사회에서 다양한 인권 보호의 역할을 수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거의 소개되거나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개인통보제도라 하면 흔히 인권조약기구(TB: Treaty Body)에 제기되는 경우만을 연상하게 된다.
그러나,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에 따르면 2005년 이후 매년 평균 1000여건의 개인통보문이 유엔 인권이사회의 ‘특별절차 보고관’에 접수되어 이중 상당수가 의견 조회를 위해 관계국가에 송부되고 있다. 특히 강제실종 실무그룹의 경우 1980년부터 2010년까지 5만3337건의 통보문이 해당 정부에 전달되었는데, 이중 생사 또는 소재지가 확인된 사건은 약 1만700여건에 달하고 있다. 또한 자의적 구금 실무그룹의 활동에 힘입어 매년 수십 명의 자의적 구금자가 석방되고 있다.

현재 유엔 인권이사회는 49개 특별절차 보고관 제도를 유지하고 있는데, 인권 피해자 또는 그를 대리하는 비정부간 기구(NGO)는 해당 정부의 인권 침해 행위가 특별 보고관의 임무범위내에 해당하는 경우 그 보고관에게 통보문을 제출하여 권리의 구제를 요청할 수 있다. 그 요청방식으로는 진술서를 제출하는 방식과 긴급호소문을 제출하는 방식으로 대별할 수 있다. 인권 피해자의 편의를 위해 각 특별절차별로 통보문의 표준양식을 마련해놓고 있는데, 통상적으로 특별절차의 임무 수행의 근거가 되는 결의안 명시, 사실관계, 관련 국제문서의 규정, 그리고 해당 정부에 대한 요청 사항이 포함된다. 긴급호소문은 인권 피해자가 사망 또는 생명의 위협에 처해있는 경우 그 상황을 적절한 정부 당국에 신속하게 통보하고 그 당국이 진행 중인 인권위반을 중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유도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통보문을 접수한 해당 정부는 통상적으로 진술서의 경우 2개월, 긴급호소의 경우 1개월 이내에 답변해야 한다.

인권이사회의 개인통보제도는 국제사회의 주의를 필요로 하는 심각한 인권위반 사건이나, 시급성을 요하는 인도적 사건 등에 대해 인권 피해자로부터 접수한 통보문을 해당 정부에 송부하여 그 내용을 확인토록 하고 해당 정부에 권리구제 조치를 취하도록 국제적 압력을 가하는데 그 도입 목적이 있다. 다시 말해서 특정 인권 침해 주장에 대해 사법적 심사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인권 보호를 확보하기 위한 예비적 단계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이를 명료화 하는 것이다. TB의 경우 개별사건에 대한 견해를 도출해내는 지난한 과정이 장기적 관점을 요구한다면, 특별절차상 개인통보제도는 단기적인 시간의 틀 속에서 일정한 효과를 발휘하게 하고 사건 처리에 대한 지침을 제공하고자 함에 그 진면목이 있다. 특히 이 제도는 TB와 비교할 때 제출 절차가 매우 탄력적이고 신속하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즉, TB의 경우 인권 피해자의 국적국이 관련 조약에 가입하는 것이 전제 조건인 반면, 특별절차의 경우 해당 특별절차 보고관이 자신의 임무를 수행함에 있어 준거의 틀로서 삼고 있는 국제인권기준을 충족하기만 하면 된다. 여기에는 특정 조약과 함께 1948년 세계인권선언, 유엔이 채택한 다양한 연성법(soft law) 규범이 포함되어 다양한 성격의 사건에 대한 통보문 제출이 가능하다. 또한 TB의 경우 개인통보문을 조약기구에 제출하기 전에 모든 유효한 국내 구제절차를 완료해야 하나, 특별절차의 경우 이 원칙이 적용되지 않으며 인권 피해자는 인권 위반이 발생한 수 곧바로 통보문을 제출할 수 있다.

보편적 강제관할권을 보유하는 ‘세계인권법원’이 설립되는 경우 인권 피해자는 침해국 정부를 상대로 완전한 권리구제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행 국제사회에서 서구와 비동맹권이 인권의 인식과 해석에 있어 상이한 입장을 가지고 분열되어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세계인권법원의 설치는 요원한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현실적으로는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다양한 권리보호 수단을 전략적으로 선택하여 최적의 조합을 만들어 냄으로써 인권 피해자의 보호를 실현하고자 하는 법조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인권보호의 기능을 지니고 있는 인권이사회의 개인통보제도에 대해서 앞으로 법조계의 보다 적극적인 탐구와 활용이 모색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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