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법조 > 미국
[미국법과 미국의 변호사]미국의 변호사 -2
곽철 미 캘리포니아주 변호사  |  charles.kwak@gmail.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457호] 승인 2013.08.05  13:12:57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전편 글에서 언급했듯이 미국변호사가 비록 일반인에게 좋은 인상을 주지는 못하고 있지만, 긍정적인 면으로 볼때 미국의 역대 대통령이나 상하원 의원 중 압도적 다수가 변호사 출신인 것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다. 또한 변호사 입장에서는 그 직업에 따른 스트레스를 생각하면 억울한 면이 없지 않다.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변호사 협회란 단어인 Bar 가 동시에 술집을 뜻하는 Bar와 같은 철자인 것에 착안하여 변호사 카드에 The other bar란 전화번호가 적혀 있는데, 이는 워낙 변호사 중에 알코올중독에 걸린 사람이 많은 탓에, 알코올중독 변호사의 중독 치료를 위한 hotline번호인 것이다. 알코올 중독뿐 아니라, 스트레스를 풀지 못해 마약이나 도박에 손댔다가 중독에 빠지는 변호사 수가 통계적으로 일반인보다 훨씬 빈도가 높은 까닭에,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변호사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 3년마다 요구되는 강제 이수 과목 중에는 반드시 변호사 윤리 과목이나 약물 남용 방지 같은 과목이 포함되어 있다.
변호사에게는 개인적인 스트레스뿐 아니라, ‘Officer of the court’로서 법률위반의 경우 일반인보다 더 엄격한 법의 잣대가 적용된다. 예를 들어 소득세 탈루가 발각되면 일반인들에게는 개인적 사정을 참작해주는 IRS나 법원이, 변호사가 피고인 사건에 대해서는 일반인보다 더 가혹한 벌금이나 추징금, 혹은 징역형을 내리곤 한다. 또 변호사 윤리 규칙에 있어서도 지나치다 할만큼 윤리성이 강조되어, 미국 로펌에서 새로운 사건을 맡을 때 제일 먼저 하는 일이 ‘Conflict check’이다. 즉 과거나 현재 어느 회사나 개인에 대한 법률자문이나 소송을 대리한 적이 있는지 여부를 엄격히 심사하게 되며, 웬만한 큰 로펌은 과거 변호사로서 업무상 취득한 정보를 이용이나 오용했다는 비난을 받기 원치 않기 때문에 이해상충(conflict)을 이유로 사건 수임을 거부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게 되는 바, 이를 역이용하여 미국의 큰 회사들은 미리 실력있는 큰 로펌들에게 법률 관계업무를 나누어 줌으로써, 미래에 이들 로펌들이 원고 측 변호사가 되어 자기를 공격하는 것을 예방하는 경영 전략을 취하곤 한다.
한국에서는 변호사의 중대한 위법행위가 있어도 일정기간 자격정지 처분되는 일은 있어도 완전히 자격을 박탈 당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 것 같은데,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주만 해도 매달 다수의 변호사가 자격을 박탈당해 변호사 신문월보에 게재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가장 흔한 자격 박탈 사유는 의뢰인에게 돌아갈 금원을 횡령한 경우이고, 사건을 맡아놓고 전혀 일처리를 하지 않아 의뢰인에게 되돌이킬 수 없는 손해를 입힌 경우 등 다양하다. 오죽하면 변호사 자격 박탈여부 심사 재판만을 전문으로 하는 변호사가 있으랴.
UCLA시절, 변호사 윤리 강의를 담당한 교수님이 첫 강의를 시작하면서 한 질문이 “의사와 변호사 두 전문직의 차이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것이었다. 왜 이런 질문을 하는가 약간 어리벙벙해 하는 학생들에게 교수님께서 이 질문을 던진 이유를 설명해주시는데, 그 요지는 변호사 업무 성격상 소송에는 반드시 한편은 지게 되어있는데, 만일 여러분이 패소한 변호사가 된다면 의뢰인에게서 받을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즉 환자가 의사를 찾게 되면 우선 병원의 독특한 의약품냄새, 의사와 간호사의 흰 까운에다 병원에 즐비한 정밀기계, 그리고 알 수 없는 의학용어 등 일반인으로서는 역시 의사란 전문직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니다라는 인상을 가지고 의사를 대하게 돼, 의사가 환자를 치료하지 못하더라도 의사가 잘못했다는 비난을 하기가 힘든 반면 (필자가 의사 친구들에게서 전문한 바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그렇지도 않은 인상임), 만일 변호사로서 맡았던 사건을 패소하면 의뢰인에게서 받을 첫번째 화풀이는 “내가 직접 했어도 이길 사건을 패소하다니!”라는 비난일 것이니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라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병원과 달리 변호사 사무실에는 기껏해야 판례집 정도가 책장에 쌓여 있을 뿐 일반 사무실과 다를게 없어, 일반인에게 보통사람과 다른 전문직이란 인상을 주지 못한다는 것이었는데, 워낙 변호사 수가 적었던 우리나라에는 적용되지 않는 이야기 일 것 같다.
힘든 변호사 생활이지만 맡았던 사건이 잘 처리되면 느끼게 되는 희열 또한 만만치 않다. 필자의 경우 까다로운 캘리포니아주 부동산법에 정통하지 못한 일본계 3세 변호사가 일본인 채권자를 대리하여 필자의 의뢰인이었던 한국인 소유 뷰동산에 대한 임의 경매를 시작했다가, 그렇게 되면 캘리포니아주 법 상 부동산의 담보가치를 초과하는 채무 잔존액에 대한 법적 청구권을 잃게 된다는 필자의 전화 한통에 상대방 변호사가 기겁하여 즉각 필자의 의뢰인에게 유리한 화해가 이루어졌을 때 느꼈던 희열감은 지금도 잊지 못한다.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인기기사
1
[국회 법률안에 대한 변협 의견]“세종시 법원 신설, 인구수만으로 판단해선 안 돼”
2
조국 전 민정수석, 9일 법무부장관 지명
3
[제네바통신]한국인의 DNA와 글로벌 혁신지수
4
“국제인권조약, 재판에 적극 원용해야”
5
[회원동정]한상혁 변호사,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지명
Copyright © 2019 대한변협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news.koreanbar.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