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홍보과 직원들은 매주 신문 만드는 것으로도 벅차지만 틈틈이 시간을 내어서 대한변협신문 인터넷판의 출범을 위해 막판 정리작업을 열심히 하고 있다. 신문을 인터넷으로 올리는 것은 준비할 것이 많다. 지난번 홍보과 인터넷판 신문회의에서 사이트 오픈 시점을 늦어도 8월 1일로 잡았다. 결국, 7월 중에는 인터넷 대한변협신문이 세상에 첫발을 내딛을 것이다. 그동안 책광고를 통하여 모은 책들을 회원들에게 돌려주는 창간 이벤트도 기획하고 있다.

나는 감회가 새롭다. 로펌을 나와 개업변호사가 되어 변호사회의 신문이나 잡지에 관여한 노정에서 정점을 찍은 것 같다. 인생의 피크를 만들지 말라고 하는데, 피크를 찍으면 그 다음은 내리막뿐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즐겁고 행복한 순간이다. 10년도 전에 서울회의 ‘시민과 변호사’의 기자로 첫출발 했고, 그 잡지가 폐간되는 일이 생기고, 그러다가 다시 ‘웹진 시민과 변호사’가 나왔을 때 첫 편집위원장을 맡았다. 그 웹진도 폐간되는 것을 내 눈으로 목격했는데, 지금은 편집인이 되어 대한변협신문을 만드는 것을 넘어 인터넷판 신문의 출범을 직접 진두지휘하는 영광을 누리고 있다.

사실 요즘 변호사 업계가 어려워지다 보니 변호사 회비를 징수하여 그 회비로 신문을 만드는 것에 대해서 불만인 회원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에 더하여 인터넷 신문까지 만들고 있으니 이 점에 대해서는 해명 내지 변명을 해야 할 것 같고, 인터넷판 신문의 홍보도 하기 위해서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다. 창간사는 곧 협회장이 쓸 것이고, 음지의 창간사쯤 될 것이다.

솔직히 신문 인터넷판은 우선 비용이 조금밖에 들지 않아서 감행한 사업이다. 협회는 항상 추가 비용지출에 민감하다. 한달에 33만원만 관리업체에 주면 끝이다. 그렇다고 오프라인 신문의 복제판이라던지 아류는 전혀 아니다. 별도로 서울시에 인터넷신문 사업등록신청서를 제출하고 그 등록증을 받아 신문등록도 마쳤다. 물론 우리가 오프라인으로 신문과 컨텐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적은 비용으로 발행이 가능하였고, 내용도 우선은 오프라인 신문을 인터넷에 올리는 수준에서 시작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만, 우리 홍보과는 명심하고 있다. 오프라인 신문의 컨텐츠만으로는 자료가 부족하고, 인터넷 신문이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앞으로의 과제는 어떻게 좀 더 다양하고, 풍부한 컨텐츠를 추가로 확보할 것인가이다.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생각할 예정이다.

우선은 오프라인 신문에 싣고 싶었으나 여러 가지 사정상 -가장 큰 이유는 지면이 한정되었다는 이유일 것이다- 묻혀버린 많은 자료와 기사를 올릴 예정이다. 그리고 예전에 시도되었으나 찬반이 많았던 변호사 소설가들의 소설쓰기를 인터넷판에서 다시 시도하려고 한다. 인터넷에는 지면이 무한히 보장되기 때문이다. 물론 확실히 밝힌다. 인터넷 버전에만 실리는 글에는 별도의 원고료를 지급하지 않는다. 추가비용은 한달에 33만원뿐이고, 더 이상의 추가 비용지출은 다음 공보이사의 몫일 것 같다.

그 다음으로 편집인에게 인터넷 신문의 매력은 ‘지면의 무한보장’이다. 수없이 많은 인터넷신문이 있다. 그들은 오늘도 독자들 눈에 띄어 살아 남으려고 고군분투 중이다. 우리는 인기를 끌려는 그런 노력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럴 필요도 없다. 내가 우리의 인터넷신문에서 주목하는 것은 무한보장된 지면을 통해 우리 회원들의 다양한 정보와 글을 보관하는 도서관의 역할을 신문이 담당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다. 우리 오프라인 신문에 실린 좋은 글을 보면서 얼마 지나지 않아 신문과 함께 휴지통으로 들어가는 것이 못내 마음이 아팠다. 그런데 앞으로는 인터넷판에 올려지면 언제든지 과월호 검색을 통해 그 글을 다시 볼 수 있다. 나는 지금도 간혹 서울회 홈페이지를 통해 예전의 시민과 변호사를 읽는다.

그리하여 나는 이 인터넷 신문으로 인하여 더 많은 건설적인 논쟁과 심층적인 연구가 이루어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원고료도 주지 않으면서 이런 꿈을 꾸는 내가 허망한 꿈을 꾸는지도 모르겠다.

어찌 되었건 요즘 신문은 무한경쟁 속에서 단순히 정보만 제공하는 것으로 부족하여 뉴스북(news book)을 지향해야 살아남는 시대가 됐다. 우리 변호사집단의 가장 큰 장점은 돈과 권력이 아니라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가진 변호사들을 현재 1만5000명이나 가졌다는 것이다. 그 변호사들의 뉴스북을 인터넷판 신문을 통하여 만들어가고 싶은 것이 나의 꿈이다. 첫사랑만 설레는 것이 아니다. 나는 지금 대한변협신문 인터넷판의 시작을 설렘으로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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